-
-
네가 가장 먼저 한 말 ㅣ 잘웃는아이 13
진선호 지음, 낭소 그림 / 다림 / 2022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언제든 엄마를 부르렴
이 책은 엄마라는 말에 담긴 수십 가지 뜻을 말하는 아이의 심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엄마 라는 단어는 듣는 이로 하여금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누군가는 이 단어만 들어도 왈칵 눈물이 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웃음이 날 수 도 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아마도 가장 먼저 하는 단어는 ‘엄마’ 일 것이다. 엄마의 사전적 의미는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엄마’ 라는 단어가 나온다. 갓난 아이일 때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때, 아이는 ‘엄마’ 라는 단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표현 되느냐에 따라서는 다양하게 해석 될 수 있다. 그것을 또 엄마는 기가막히게 알아차린다. 길을 가다 넘어 졌을 때 부르는 ‘엄마’, 무서운 벌레를 보았을 때 부르는 ‘엄마’, 무서운 꿈을 꾸다가 놀래서 깼을 때 부르는 ‘엄마’, 몸이 너무 아플 때 부르는 ‘엄마’, 떼를 쓸 때 부르는 ‘엄마’는 어쩌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네가 작은 아이겼을 때 가장 먼저 한 말은 '엄마'였다. 봉숭아 꽃잎처럼 작고 빨간 입술로 예븐 비눗방울 뱉어 내듯 너는 온종일 엄마, 엄마 하고 말했다. 세상 모든 것들이 엄마로 보이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너는 온종일 엄마, 엄마 하고 말했다. 가끔은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큰 목소리로, 어떨 땐 천사만 들을 수 있을 만큰 작은 목소리로 ‘엄마’를 불렀다. 세상 모든 것들에 '엄마' 하고 인사했고 네가 '엄마'라고 말할 때마다 엄마는 내가 너의 엄마라는 게 참 설레고 행복했다. 배가 고프다고 칭얼거릴 때, 꾸벅꾸벅 졸며 잠꼬대를 할 때, 서툰 걸음으로 뒤뚱거리면서도 그 조그만 입으로 만드는 말이 '엄마'라는 게 눈물이 날 만큼 기쁘고 좋았다. 너를 처음 만난 순간 엄마도 너처럼 세상의 모든 소중한 것들이 너로만 보이는 마법에 걸렸던 것이다.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박완서의 소설 중 한 대목이 떠올랐다. 수 많은 손녀들이 장성하여 결혼을 앞두고 죽음이 목전에 와 있음을 느끼는 나이임에도 여전이 엄마가 보고 싶다는 구절이 불현듯 떠올랐다. 엄마 라는 따스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동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