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시작된 후, 구체적으로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난 2월 16일 이후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은 일상으로까지 스며들고 있다. 당장 나만 해도 주말이면 즐기던 수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네 인근의 도서관도 아예 문을 닫아버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겁이 난다.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생활도 이젠 습관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실제 병에 감염되었거나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거나 혹은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는 비교할 게 못된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자가격리자들도 피해자다. 열흘 넘게 갇혀 지내는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 그 처지를 이해한다. 하루 이틀은 어떻게 넘기지만 사흘쯤 되면 노이로제 증상이 생긴다. 시간과 밤낮구분이 애매해지며 몸이 한없이 무기력해진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지금 같은 감각 무중력의 상태에 들어선다.
유튜브에서 슬기로운 자가 격리 생활이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보았다. 어떤 이들은 웬 유난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찬성이다. 그렇게라도 일상을 이어가는 게 건강에 좋아서다.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자막을 입히다보면 시간도 잘 흘러간다. 무엇보다도 집중할 일이 생기면 없던 활력도 돋아난다.
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의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자의든 타의든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지내는 분들이 더욱 늘 것이다. 그런 분들께 권한다. 절대 일상을 잃어버리지 말라. 평소에 하지 못했던 휴식을 취한다고 티브이나 보며 쉬다가는 도리어 병이 도질지도 모른다. 한 가지 목표를 정하고 몰두하시기를. 그것이 무엇이든. 일상이 멈추는 날 인간은 좀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