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 때문에 시청하려다가 유태오에 빠져 보게 되는 드라마 <머니 게임>
터질듯 터질듯 터지지 않는 재미
티비앤 드라마 <머니 게임>을 시청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금융권 이야기라 1회부터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전문분야와 조직내부 상황이 적나라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중반을 넘어 종방을 얼마 남지 않는 현 상황에서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금융감독원장 출신이 기획재정부 장관이 되기 위해 서슴없이 살인을 저지른다는 설정부터가 과다하다. 게다가 한 번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꼬리가 잡히지 않지? 게다가 녹취파일은 물론 동영상까지 있는데. 물론 극 중에서는 그런 증거만으로는 살인 혐의를 밝힐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저명 경제학과 교수의 아들로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일을 하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고수의 연기도 안타깝다.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며 좌충우돌하는데 급기야는 재정위 간사인 여당 의원을 상대로 훈계를 하기에 이른다. 실제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극의 키 역할을 하는 심은경 역시 답답하다. <써니>때만해도 차세대 한국영화의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칙칙함 그 자체다. 지방대 출신의 사무관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영 어설프다. 그를 둘러싼 가족들 사연도 억지춘향이다. 사무관 조카를 동원해 상장사를 알아봐달라는 시도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한 가지 위안이 된다면 바하마 국제투자회사의 대표 유진한 역을 맡은 유태오다다. 처음에는 연기가 너무 어색해 오글거렸는데, 보며 볼수록 극중에서 자기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 교포출신 특유의 어눌한 한국말도 매우 자연스럽다. 알고 보니 실제로 독일 동포 출신이었다.
사진 출처: 더 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