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퓨리 케어 미니 공기청정기

 

작지만 소리없이 강하다

 

현대사회의 3대 발명품은 냉장고, 에어컨, 그리고 공기청정기다. 앞의 두 물건에 비해 청정기는 상대적으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수요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필수품이 되었다. 


미루고 미루다 공기청정기를 구입하여 사용한 지 3개월쯤 된다. 효과는 기대이상이다. 주변에 산이 있어 공기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았는데 재건축 열풍으로 먼지가 많았다. 그렇다고 거실 전체를 커버하는 대용량을 사기는 그래서 잘 때 머리 맡에 둘 생각으로 미니 청정기를 구입했다.


일단 공기상태가 색으로 표시되어 안심이 된다. 예를 들어 매우 나쁘면 빨간색, 아주 좋으면 파란색이다. 충전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아무래도 전원에 꽂아두며 사용하는 것보다는 건강에 좋을 것이다. 필터 교체도 건전지 교체만큼이나 쉽다. 어플을 깔면 블루투스 작동도 가능하다. 앱에서는 필터의 남은 수명도 알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소음이다. 물론 아무래도 기계다 보니 어느 정도 소리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소음이 매우 적고 또 화이트 노이즈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백색 소음이란 뜻이다. 처음 사기 전에는 작은 크기에 비해 꽤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써보니 값을 한다.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사용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사진 출처: 씨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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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노래, 신인, 앨범, 레코드 상을 싹쓸이하고 

덤으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상까지 수상한 빌리 아일리시


2020년 62회 그래미 음악상 시상식 


그래미 음악상 시상식을 챙겨 보기 시작한 지는 약 10년 쯤 된다. 처음엔 우연히 보게 되었고 지금은 가장 기다리는 행사가 되었다. 20년째 진행자 자리를 놓치 않고 있는 배철수, 임진모 씨 덕이다. 이 두 분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최신 곡을 늘 챙겨 듣고 방송에서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혹시 우리말로 옮기면 전미국음악상에 불과한 행사에 왜 이리 열광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음악에 국경이 없으며, 그래미는 대중음악의 최전선에 자리 잡고 있다고 답하겠다. 


올해는 때를 놓쳤다. 새해 초 크게 아프면서 챙길 여유가 없었다. 그 덕(?)에 빈 필도 건너뛰고 그래미는 언제 하는지도 몰랐다. 다행히 재방송을 해주어 알람까지 신청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했다. 단순히 누가 상을 받는지 여부보다 멋진 퍼포먼스가 기다려지는 행사답게 첫 등장부터 충격 그 자체였다. 육중한(?) 몸매보다 노래 식력으로 유명한 리조가 플롯 실력까지 뽐내며 무대를 뒤흔들었다. 마치, 나 이렇게 잘해하며 과시하고 있다고나 할까? 외모로 나를 평가하지 말라구, 제발.


진행자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앨리샤 카스. 다재다능의 표본인 그가 올해는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의 갑작스런 비보를 전하며 막을 열었다. 잠시의 추도가 끝나자 그는 이제 우리가 할 일을 하자며 씩씩하게 시상식을 이끌어갔다. 프린스 추모 공연에서 에어로스미스 결성 50주년 축하무대까지, 게다가 런 디엠씨와의 콜라보라니. 오 마이갓, 눈을 뗄 수 없는 호화로운 공연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메인 상인 4개 부문을 수상할 무렵부터 분위기가 싸해졌다. 빌리 아일리시가 올해의 노래와 신인 아티스트 상을 받을 때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에나 앨범상에 이어 레코드상까지 이른바 4대 천왕을 달성하다니. 객석도 술렁이고 아일리시 스스로도 앨범 상은 아리아나 그란데가 받아 마땅하다고 말하고 마지막 레코드 상을 받고서는 그냥 땡큐라는 말만하고 바로 돌아서고 말았다. 이건 그야말로 그래미의 폭거이며, 빌리가 백인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몇 년 전 비욘세를 따돌린 아델과 다를 게 무엇인가? 동시에 걱정도 앞선다. 2001년생에 불과한 빌리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중압감에 시달릴까? 행여 그릇된 판단을 하는 건 아닐까?


사실 4개 부문 수상전까지만 해도 이 글의 제목을 음악 아래 우리는 평등이라고 거의 확정지었다. 그래미가 시대의 조류를 따라 힙합을 받아들이고 흑인을 주류로 인정하는 무대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랩과 노래(Rap and Sung) 퍼포먼스 상까지 새로 신설하고, 그러나 개 버릇 남 못준다고 정작 시상은 백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잘 차려진 정찬을 맛있게 먹었지만 디저트가 꽝인 기분이랄까? 결국 제목에 물음표를 덧붙였다.


덧붙이는 말


올해 그래미상 시상식에서는 방탄소년단도 등장했다. 작년에는 시상자로 나왔지만 이번에는 무대에 등장했다. 그러나 래퍼 릴 나스 엑스 공연의 병풍정도로 나오는 걸 보고 정직하게 말해 실망했다. 협연 자체가 영광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아직까지 케이팝은 비주류이고 중심에 서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벽이 있음을 새삼 느꼈다. 역으로 댄스음악이 과연 진정한 음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생겼다. 음악 자체를 경멸하는 게 아니라 악기를 다루고 직접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창조적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게 아닌가라는 의미다. 물론 보컬실력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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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홍삼정 에브리타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건강식품을 챙겨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쉬면 그만이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사는 게 매우 힘들다는 것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드신 분들은 다 알겠지만. 


그럭저럭 잘 버텨왔는데 이 단순한(?) 법칙이 들어맞지 않는 일들이 발생했다. 우선 작년 나는 거의 일 년을 고생했다. 오른쪽 고관절이 아팠다. 시작은 어느 날 자다 일어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부터다. 길고 지루한 투병의 서막이었다. 다행히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서 회복단계에 들어갔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운동부족으로 살은 찌는데 역설적으로 식욕은 점점 사라져갔다. 일종의 무기력상태에 돌입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손을 댄 게 홍삼이다. 예전에는 선물로 받아도 누군가에게 주곤 했기에 어딘가에 있으려나 싶어 찾아보니 있었다. 다행이 유통기한도 넉넉했다. 일회용 포장지에 담겨있어 먹기도 편했다. 하루에 한포씩 먹기 시작한 지 열흘쯤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눈에 뛰게 무언가가 좋아지진 않았지만 한결 편해진 건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잠을 푹 자게 되고 식욕도 생겼다. 앞으로도 꾸준히 복용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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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체질에 맞지 않더라도 플로랜스 퓨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버티고 볼만한 영화. 과연 그*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주류 영화계로 편입한 퓨가 이런 류(?)의 영화에는 다시 출연할 일이 없을 것 같아 더욱 놓쳐서는 안 된다.


성聖과 속俗, 생로병사의 순환 고리


부처는 말했다. 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고 죽는 모든 게 고통이다. 만약 이 말이 맞다면 인류는 영원한 불행의 수레바퀴를 굴려야만 한다. 근원에는 성과 속이 있다. 성은 성스러움을 속은 생식기의 결합을 뜻한다. 속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다. 사람이 다른 점은 이 속을 문명으로 포장하는 거다. 만약 인류가 지금처럼 진화하지 않았다면 곧 다른 동물처럼 생을 이어나갔다면 가장 밑바닥에 위치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순식간에 퇴화할지도 모른다. 속과의 힘겨루기에서 성이 버티기 어려워지면.


<미드소마>는 낯선 공포영화다. 흔히 등장하는 밤 씬은 초반에 전채요리처럼 나오고 내내 한낮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밤이 되어도 환한 하지이지만. 가족문제로 정신 병력이 있는 대니는 남자친구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여간다. 언제가 자기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강박에 시달리던 어느 날 부모와 동생이 동시에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남친은 별 생각 없이 위로차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는데 덜컥 받아들인다. 다른 세 명의 친구와 함께 이들은 스웨덴으로 향한다. 한창 하지축제가 열리는 스웨덴의 공동체 마을에 도착한 그들은 기괴한 일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어리 에스터 감독은 <유전>이 한국의 곡성과 비교되며 유명세를 치렀다. 기분 나쁘지만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 비슷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미드소마>에서는 긴장감을 잃고 헤매고 말았다. 공동체라면 어느 곳에서나 있는 배타성과 통과의례를 극단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물론 살만큼 산 노인들이 절벽에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고 5월의 여왕을 뽑아 산채로 바칠 재물을 고르게 하는 엽기적인 설정이 눈길을 끌지만 무섭다기보다는 헛웃음이 나온다. 공동체 마을의 주민들로 나오는 인물들이 개성 없이 기계적으로 연기를 한 탓이다. 방가방가 춤은 코미디였고, 과장된 섹스 장면에 호응하는 장면도 흥분되기 보다 썩소를 날리게 만든다. 


그럼에도 장점을 꼽자면 대니 역을 연기한 풀로렌스 퓨다. 그는 초반 강박에 시달리던 불안한 모습에서 공동체에 서서히 그리고 처절하게 적응하며 진정한 해방을 만끽하는 장면에 이르는 과정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묘사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리틀 드리머걸>에서도 당차면서도 혼란스러운 스파이 역으로 나와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방향을 확 틀어 <작은 아씨들>에서 에이미 마치로 출연하여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마디로 연기 천재다.


한편 이 영화를 페미니즘 계열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단지 여성이 남자를 씨받이 대상으로 이용하고 죽여 버려서 통쾌한 면은 있지만 오랜 인류 역사를 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훨씬 압도적인 존재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남자가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를 낳는 건 여성이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남자가 그저 정자 제공자에 불과한 시험관 아기를 떠올려 보라. 남자가 여자에게 군림하는 시기는 긴 역사를 보면 찰라에 불과하다. 


* 여성임에도 그녀가 아닌 그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녀가 일본식 한자 표현이기 때문이다. 남자건 여자건 그로 통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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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 일반판 (2disc)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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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꿈, 더 깊은 꿈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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