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흔한남매 1~2 세트 - 전2권 흔한남매
흔한남매 원작, 백난도 글, 유난희 그림,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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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틈 없이 죽자 살자 서로를 골려먹기로 작정한 남매의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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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흔한남매 1~2 세트 - 전2권 흔한남매
흔한남매 원작, 백난도 글, 유난희 그림,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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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유튜브를 즐기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 된다. 구독하는 채널은 열개쯤이다. 티브이를 보는 시간과 얼추 비슷하다. 흥미로운 건 젊은 세대뿐 아니라 나이 든 이들도 유튜브에 열광한다. 물론 분야는 다르지만. 이유는 확증편향때문이다. 곧 자신이 좋아하는 내용만 반복해서 확대하여 믿고 싶어 한다. 유튜브가 성공한 이유는 아무래도 특정 대상을 겨냥하기 어려운 티브이의 맹점을 파고든 것도 한몫했다. 


<흔한 남매>는 유튜브에서 접했다. 해당 채널이 아닌 콜라보에서 보았다. 처음엔 별 감흥이 없었다. 진짜 남매인가라는 착각은 했지만. 알고 보니 이들은 개그맨과 개그우먼이었으며, 놀랍게도(?) 둘은 부부였다. 에스비에스 방송의 <웃찾사>에서 시작한 이 코너는 프로그램이 망하면서 갈 길을 잃다 어렵사리 유튜브에 자리를 잡았다. 정직하게 말해 집안에 남매가 없다보니 공감은 덜하지만 가끔 피식거리게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화 <흔한 남매>는 개그 코너에 영감 받은 것이다. 전편을 다 보지 못해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웃긴다. 그것도 몹시. 쉴 틈 없이 죽자 살자 서로를 골려먹기로 작정한 남매의 대서사시라고나 할까? 아무쪼록 대박을 쳐서 웃음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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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자 시골에 40일만에 뚝딱 집짓기
양연지.김집 지음 / 책만드는토우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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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까지 아파트먼트에서 살아 온 기간이 주택보다 길지만 집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단독주택이다. 나고 자란 곳이 주택이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아파트먼트에서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편리하다, 교통이 좋다, 주변에 상점이 많다, 학교가 가깝다 등등. 그러나 아무리 많은 장점을 들이대도 역시 집은 마당에 지붕이 있어야 한다, 고 믿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서울여자 시골에 40일 만에 뚝딱 집짓기>은 서울살이하던 부부가 충남 서천에 집을 짓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한창 귀농귀촌 붐이 불면서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올 때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겼었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가 결론이다. 그러나 정작 궁금한 내용인 비용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 얼마의 돈이 들었는지 나와 있지 않아 답답하다. 또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이후 어떻게 되셨는지 알 수 있을까다. 과연 지금도 잘 살고 계실지, 아니면 이사를 가셨는지?


여하튼 아무리 아파트먼트 광풍이 불어도 주택을 구해 옮기고 싶은 로망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 중 한명이다. 올해 말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이번에야말로 주택을 외치며 알아보고 있지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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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에서 선명한 계급의식을 영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섣불리 어느 한편을 들지는 않는다. 단지 우려를 표할 뿐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 금기해야 줄 주제로는 정치와 종교가 있다. 그만큼 쉽게 변하기 어려운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편끼리도 갈라지기 일쑤다. 당파싸움이 괜히 생겼겠는가? 헤겔의 말처럼 정반합이 수시로 이루어지는 게 집단논리의 상식인가도 싶다.


혼란상황에서는 중간이 최고다. 어느 한편을 택하면 낭패를 보기 일쑤다. 회색주의자라고 비난해도 상관없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나를 책임져주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 경우 신영복 선생의 위선과 위악은 적절한 설명이 된다. 곧 가진 자는 스스로를 착한 척 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가난한 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과장하여 부풀린다. 우리는 위선자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위악자라는 표현은 매우 낯설다. 잘사는 인간들은 악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선 못지않게 무서운 게 위악이다. 영화 <기생충>을 보면 위악자들의 행태가 낱낱이 드러난다. 공문서를 위조하여 과외 선생을 하고 학력을 위조하고 거짓말을 퍼뜨려 운전사로 위장취업하고 아내까지 끌어들여 가정도우미를 시킨다. 이런 행동들은 엄연히 범죄다. 단지 가난하기 때문에 이들은 옹호 받아 마땅한가? 봉준호 감독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 선명한 계급의식을 드러내면서도 어느 한쪽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단지 우려를 표할 뿐이다.


현 정부는 서민이라는 이름을 방패삼아 가진 자들을 쪼아대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대변하고 싶어 하는 가난한 이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은 대표적인 예다. 다주택자를 적폐세력으로 몰라 똘똘한 한 채 열풍을 만들었다. 그 결과 강남을 포함한 일부 지역은 주택가격이 폭등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갔다. 보유세가 급격히 오르자 전세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사실 다주택자는 임대료를 오르지 않게 하는 안전장치역할을 했다. 정부가 해야 할 임대정책을 대신 한 셈이다. 물론 도에 지나친 다주택자들이 비난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사람이 백 채, 이백 채 소유하는 게 불법은 아니다. 단 정당한 세금은 낸다면.


보수 정권에서는 주로 위선자들이 판을 치고 진보가 집권하면 위악자들이 악을 쓰는 현상이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다. 여러분은 위선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위악자가 되고 싶은가? 맑스의 말처럼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법이니까*, 선택은 스스로의 처지를 고려하여 하면 된다.


* 원래는 '존재가 의식을 지배한다'이다. 쉽게 풀이하면 자신의 물질적 토대가 정신을 포함한 모든 판단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곧 스스로의 위치가 바로 그 사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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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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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로 모든 걸 설명하라 



취미가 독서라고 하면 구식인 시대가 되었다. 지하철을 타면 종이책을 읽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보인다. 이해한다. 휴대폰만 켜만 볼거리가 잔뜩 있는데 누구 무거운 책을 비좁은 객차 안에서 읽을 엄두가 나겠는가?


그러나 책이 처음 대중화되었을 때는 그만한 오락거리가 없었다. 특히 열차승객에게는. 펭귄은 출발역에서 산 다음 내릴 때 버려도 아깝지 않은 문고판을 만들어 대박을 쳤다. 이들 책은 대부분 싸구려 책이라고 업신여김을 받았지만 두세 시간 즐길 거리를 제공했으니 그 값은 한 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특징은 술술 읽힌다는 거다. 어어 하며 페이지는 넘기다보면 어느새 종착지에 다다른다. 문제는 그렇게 잘 읽고 나서 군소리를 한다. 에이, 별 내용 없잖아. 뻔하다 뻔해. 과연 그럴까? 작가에게 그런 비난은 최대의 찬사다. 적어도 책을 읽을 동안 잡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증거니까. 


주인공은 콤비. 여승무원이다. 한 명은 예쁘고 지적이지만 다른 한명은 반대다. 이들에게는 크고 작은 갖가지 사건들이 발생하는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오사카 탐정소년단>이 떠올랐다. 이른바 일상의 작은 일들을 해결하는 생활탐정의 출발을 알린 책이었다. 다른 점은 단지 직업이 교사에서 스튜어디스로 바뀌었을 뿐, 사건 전개는 흡사하다. 일단 일을 터트리고 순식간에 수습한 후 또 다른 먹을거리를 찾아 달려든다.


자, 그럼 이쯤에서 쉽게 읽히는 글의 비결을 알려드리겠다. 게이고가 이놈하고 달려들지 모르겠지만. 우선 단문위주다. 구체적으로 형용사를 극도로 배제하고 짧게 끊어 쓴다. 그렇게 되면 글에 속도감이 붙는다. 둘째, 겉치레 묘사를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도 단도직입적으로 A코, B코라고 이름 지음 다음 구구한 설명은 생략한다. 키가 몇 센티미터고 체중이 얼마고 분위기가 어떤지 싹 다 거세한다. 셋째, 대화가 설명을 대하게 한다. 사실 이걸 잘하는 작가가 진짜배기다. 소설가는 어떤 형태든 관찰자 처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자꾸 설명을 하게 된다. 그러나 천재작가는 등장인물의 대화로 모든 걸 설명한다. 곧 마치 실제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고도의 테크닉을 구사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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