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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 비해 이름이 너무 거창하지 않나 싶지만 실제 써보면 배수관 청소기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게다가 가격은 단돈 천원. 어느 집이나 꼭 구비해 놓고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생활필수품이다. 

 

 

배수관 청소기

 

살다보면 꼭 필요한데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 있다. 흔한 말로 개X도 쓰려고 하면 찾기 어렵다고나 할까? 화장실 세면대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 무언가 꽉 막혔다는 신호다. 철사를 구부려 휘저어보았지만 헛수고다. 뚜껑 근천에서만 왔다갔가 할 뿐이다. 유자로 구부러진 안쪽은 아예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방법은 수도관을 해체하여 불순물을 꺼내는 것인데 그러려면 기술자를 불러야 한다. 적지 않는 돈이 들게 뻔하다.

 

그 때 떠올랐다. 예전에 지하철 안 행상이 팔던 세면대 청소기를. 단돈 천원이었던 것 같은데 효과 만점이었다. 얼핏보면 그냥 플라스틱으로 만든 허리띠 같은 것인데 희한하게 안쪽 깊숙이까지 들어가 불순물을 빨아 올렸다. 집안 어딘가 있겠지 하고 찾아보니 없다. 아마도 한번 쓰고 버렸나 보다. 어느 가게에선가 팔겠지하고 수소문 해보니 역시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도 여전히 천원. 게다가 색상도 다양해졌다. 옛날 생각이 나서 과거의 옅은 분홍색으로 결정했다.

 

자, 과연 묵은 채증같이 잔뜩 껴있는 머리카락들을 죄다 없애줄까? 두근두근두근 결과는? 대성공, 세상에나 마상에나 그렇게 많은 찌꺼기들이 엉켜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약 열 번 이상을 넣다 뺐다 했다. 냄새는 고약했지만 마치고 청소를 마치고 난 후의 상쾌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최근 약 6개월 동안 겪은 일중 가장 통쾌하지 않았나 싶다. 생활의 불편을 해소해준 이 발명품에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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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48 참가자들중 실력과 인성을 골고루 갖췄다고 생각되는, 물론 주관적인, 야부키 나코(맨 왼쪽)와 한초원양(맨 오른쪽). 이 둘을 함께 찍은 사진이 없어 강제로(?) 함께 하게된 장원영양(가운데)도 화이팅하시길!

 

Seeing is Voting

 

프로듀스 48 방송이 시작된 지도 두달이 훌쩍 남았다. 이제 남은 건 생방송뿐. 정직하게 말해 이전 시즌은 제대로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물론 투표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꼬박꼬박 시청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표도 엠넷과 지마켓 두곳 모두에서 매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시청율이 높지 않고 과거처럼 팬텀도 생기지 않는데 왜?

 

개인적으로는 제작진의 의도를 읽은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준비기간까지 합치면 약 반년동안 함께 지내다보니 연습생들의 특징을 거의 완전하게 파악했을 것이다. 그중에는 예쁘지만 실력이 없거나 거꾸로 엄청 잘하는데 외모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하는 연습생들도 있을 것이다. 혹은 개인적인 인기 때문에 과대포장되었거나 반대로 숨은 진주같은 경우도 존재할 것이다. 이런 저런 논란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른바 악마의 편집 시비다. 특정 후보를 부각시키거나 깎아내린다는 것이다.

 

생방 직전 마지막 프로그램에서는 그 도가 선을 넘어섰다. 누가 봐도 노래실력이 형편없고 욕심만 많은 상황이 노출된 것이다. 해당 연습생을 지지하는 사람들 처지에서는 열불이 날 것이다. 제대로 엿먹이는 거냐고?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걸그룹이라면 노래도 좋고 춤도 잘 추는 거기에 얼굴까지 준수한 후보가 된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물론 이 기준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한 제작진의 시각으로는 시청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의무다. 곧 기준에 한참 떨어지는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데뷔조에까지 들었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방송에서 비처지는 모습외에 다른 사실은 직접 접하지 않는 한 뜬구름잡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건 의외로 인성이 당락에 큰 영형을 미친다. 한 후보생이 이미 결정된 자리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인기가 추락하고 결국 데뷔조에 끼지 못한 상황이 대표적이다. 아무리 경쟁이고 선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 선을 넘으면 이런 꼴을 당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었다.

 

11회에서도 비슷한 연출이 나왔다.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그녀의 탐욕은 지나쳤다. 오로지 데뷔만 하면 그만이라는, 다시 말해 자신의 진출에 방해되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고 내치기 위해 파벌을 만들고 심지어 대놓고 모욕까지 주고 뒤로는 마치 타고난 리더인양 구는, 심보에 그만 질리고 말았다. 피디를 포함한 제작자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데뷔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어떤 종류의 인간이라는 건 밝히고 싶었을 것이다. 단지 아이돌 세상에서만 그러겠는가? 사회에도 그런 사람들이 설치고 다닌다.

 

아무튼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논쟁도 추억이 되겠지만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실력있고 인성좋은 그리고 선한 연습생이 데뷔하기를 바란다. 욕심으로 가득차 뿜어내는 독기를 무대에서 계속해서 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력갑 인성굿 나코, 초원 데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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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길가에 세워진 세개의 광고판.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한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았는가?

 

 

죽어가면서도 강간을 당했는데 왜 가해자는 아직도 잡히지 않는가?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 태풍 소식에 뒤숭승하다. 한국 기상청의 예보 능력을 믿지는 않지만 이번엔 정말이다를 하도 외치다보니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다. 진짠가봐? 그러나 결과는 역시 예상대로 빗나갔다. 정확하게 말하면 경로가 달라지고 있다. 일본의 예측이 맞았다. 수도권을 포함한 서울을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전라도 지방을 경유하여 강릉으로 빠져나간다.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다 문득 깨닫는다. 남쪽 지역 사람들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겠군.  나는 방관자인가, 아니면 가해자인가?

 

딸이 죽었다. 그 와중에 강간을 당했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3년이 지났다. 남편은 집을 나갔다. 보란듯이 열아홉 먹은 여자애와 살림을 차렸다. 내 편은 아무도 없다.  그러다 결심한다. 알리기로. 차도 잘 다니지 않는 외딴 도로에 버려지다시피했던 광고판에 문구를 남긴다.

 

죽어가면서도 강간을 당했는데 왜 가해자는 아직도 잡히지 않는가?

경찰서장은 뭘하고 있는가?

 

첫 두 문구에 놀라던 사람들도 마지막 문장에 혀를 찬다. 서장은 온 마을의 자랑이었다. 비록 강간범을 잡지는 못했지만. 게다가 그는 췌장암을 앓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죽음을 앞둔 이에게 죽창을 꽂는다며 원망을 해댄다. 그러거나 말거나.

 

탕, 서장은 삶을 마감한다. 그녀는 공공의 적이 된다. 그나마 의호적이던 소수의 사람들도 등을 돌린다. 급기야 광고판까지 불태워진다. 과연 밀드레드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이 영화를 지배하는 감정는 분노다. 모두가 화를 안고 극단적으로 행동한다. 그 와중에도 이성이 조금씩 자리잡기 시작하며 실마리가 풀린다. 그래 우리의 목표는 다시는 그런 더러운 짓을 저지르고도 멀쩡하게 살아가는 놈들을 쓸어버리는 거야. 자, 함께 총을 들자.

 

덧붙이는 말

 

영화속 등장인물은 마치 아수라에 빠진 듯 해맨다. 서로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끼기 전까지는. 그건 진정한 사랑이다. 그 순간을 잡아낸 것만으로도 내게 이 영화는 올해의 베스트다.  

 

언젠가 영화제목을 원어 그대로 쓰고 있다. 딱히 나쁜 현상은 아니지만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하는게 맞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다. 직역하면 미주리주 에빙 외곽지역에 세워진 세 개의 광고판쯤 되겠다. 너무 길어 줄이는 건 까지는 이해하겠지만 쓰리 빌보드는 심했다. 단수와 복수의 구분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쓰리 빌보즈라고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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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이 뽑아져 있네요

 

티브이가 나오지 않는다. 고장인가? 별거 아니면서 신경쓰이는 일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게 없다고 죽는건 아니니까. 그러나 심심한 건 사실이다. 과거 의도적으로 위성방송을 끊어 본 적이 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보고 싶은게 많아지면서 다시 신청하고 했다. 게다가 최근엔 프로듀스 48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데.

 

일단 리모컨을 보자. 혹시 배터리가 다 나갔나? 혹시 싶어서 고이 무셔둔 새 콘트럴러까지 시험해 보았지만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위성회선의 문제인가? 실제로 셋탑박스가 고장나서 교체한 적이 있다. 내가 봐서는 잘 모르니 안내전화를 하자. 아무래도 티브이쪽 문제같단다. 그렇만도 하지. 티브이 수상기를 구입한 지 10년이 지났으니.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리저리 살펴보다 결국 에이에스센터에 문의를 했다. 일단 기본출장료는 만 8천원, 저녁에는 할증이 붙어 2만 2천원. 수리비는 상태를 봐서 결정, 참고로 우리 집 티브이는 엘지 평면 32인치이다. 요즘은 구경하기도 힘든 브라운관 형이다. 화면 양 옆이 잘리고 화면도 구리지만 나름 애착이 가는 물건이다. 올 블랙으로 디자인이 세련되고 고퀄에 비해 오래 봐도 덜 피곤하니까.

 

아무튼 오늘은 어렵고 내일은 밤에나 모레는 그나마 된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나서 마지막 남은 이성의 카드(최후의 순간 냉정하게 판단하자는 내 삶의 원치이다)를 꺼내 주변을 살펴보니 아뿔싸 전원 코드가 뽑아져 있다. 어쩐지 안내방송에서 고장이다 싶으면 당황하지 말고 전원을 껐다 켜라는 말이 떠올랐다. 오죽 많은 사람들이 그랬으면. 그러나 이상하다. 도대체 누가 뽑았는가? 어제 밤 늦게까지도 멀쩡했는데. 범인은 와이프였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다리미질을 한다며 티브이 전원을 꼽고 그 자리에 다른 걸 연결한 것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다른 전원도 많은데, 다행이다. 만약 합리적 이성의 패를 꺼내 보지 않았다면 꼼작없이 기술자를 불러 생돈을 날리고 망신을 당할 뻔 했다.

 

전원이 뽑아져 있네요. 괜찮아요. 이런 일이 종종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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