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리즈의 백미는 헬기씬임이 틀림없다. 살짝 뜬금없는 설정이기는 하지만 스턴트 대역없이 크루즈가 직업 운전했다는 사실을 알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대단해요.
톰은 미친듯이 헬리콥터를 몰아대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올헤처럼 더웠던 기억은 없다. 그 유명한 1994년의 찜통더위가 다시는 오지 않을 듯 싶었는데. 문제는 앞으로 이런 여름이 일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여하튼 그런 걱정은 또 닥치면 하면 되고 이럴 땐 시원한 극장에서 때리고 부시는 액션영화를 보며 잠시나마 피곤을 더는게 최고다, 라고 생각한다. 미션 임파시블, 폴 아웃은 이 기준에 딱이다. 사실 처음에는 인랑을 고려했으나 진지함과 오락의 경계에 선 어중간한 영화라는 판단이 들어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오리지널은 언제나 낫다는 생각도 한 몫했다.
미션 임파시블은 원래 시작하자마자 액션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스릴러물이라는 전통을 지키기 윟서다라고 미루어 짐작해보지만 관객 처지에서는 어서, 어서하고 속으로 외치게 된다. 인내심이 바닥이 날 무렵 인상적인 타이틀곡과 함께 한바탕 레이스가 펼쳐진다. 역시 이거지. 그 다음부터는 안전한 롤러코스터.
어 그런데 살짝 잠이 들었다. 아무리 잠을 설쳤다고 해도 왜지? 이유를 곰곰 따져보니 스토리가 중간에 껑충 튀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을 감시하러 온 정부 요원이 사실은 적이었다는 설정을 억지로 끼워 맞추다보니 비약을 하고 만 것이었다. 이런 단점을 감추기 위해 톰은 미친듯이 헬리콥터를 몰아대는데. 대역없이 직접 해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글쎄 화룡점정까지는. 아무튼 졸든 하품을 하든 냉방 빵빵한 공간에서 2시간여를 보내기에는 미션 만한 영화가 없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