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방구석이 제일 좋아
미우라 시온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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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에 누워 하루 종일 지내본 사람은 안다. 그게 얼마나 고욕인 것을. 그러나 사람들은 걸핏하면 집이 좋아하면서 투덜댄다. 정작 그렇게 하라면 질색할거면서.

 

<아무래도 방구석이 제일 좋아>는 일본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에세이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사회생활을 극도로 꺼리면서 좁은 방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떼우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다. 처음에는 사회문제아 취급을 받더니 이제는 그 수가 늘자 아예 대놓고 찬양하는 책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나혼자산다> 열풍과 비숫하다고 할까?

 

그러나 너무 열내지 말고 가볍게 읽으면 그만이다. 아 이렇게 뒹굴거리면서도 만족하며 잘 살 수 있구나 하면서. 참고로 나 또한 일이 없을 때는 집안에서 밍그적거리기 일쑤다. 그러다 저녁무렵 바깥을고 나와 두시간쯤 뛰고 나면 왠지 하루를 알차게 보낸듯한 착각에 빠지며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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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강헌 지음 / 돌베개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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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해철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이 사실은 그가 죽어서도 변함이 없다. 죽은이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한국사회에서 이런 식의 글은 논란을 불어오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자칫 불편한 문장으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강헌의 <신해철>을 읽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져서다.

 

신해철하면 관련 검색어 혹은 해시태그처럼 따라붙는 이름은 서태지다. 적어도 내게는. 이런 이미지가 형성된 이유는 두 사람의 음악 경로가 완전히 상반되면서도 대우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신해철은 서강대학을 다니다 소위 명문대에 다니는 친구들과 대학가요제에 나가 대상을 탔다. 반면 서태지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시나위 맴버로 활동하다 돌연 아이돌 음악을 들고 나왔다.

 

초창기 이 두 사람에 대한 평가는 취향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신해철의 압승이었다. 물론 시기적으로 신해철이 조금 일찍 데뷰한 셈이지만 사실 음악과 관련된 모든 실력에서 신해철은 서태지에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신해철의 장점은 두루두루 잡다하게 많이 알고 적당히 사색적인 이미지밖에 없었다(라고 당시 나는 생각했다).

 

다행히(?) 강헌도 나와 생각이 같았다. 신해철은 음악적 실력이 빼어나지 않는 노력파이며 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겸손하게 음악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신해철을 객관적으로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나친 우상화도 그렇다고 근거없는 비아냥도 아닌 신해철 그 자체를 아주 잘 그린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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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암스의 스무치 죽이기 - [할인행사]
대니 드 비토 감독, 로빈 윌리암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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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암스가 주연 혹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를 찾아 보고 있다. 그 중에는 명작이라고 알려진 작품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도 있다. <로빈 윌리암스의 스무치 죽이기>는 후자다. 한글 번역 제목에 굳이 로빈을 앞세운 이유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서든 관심을 끌려는 수작(?)이다.

 

영화는 한 때 인형 탈을 쓰고 잘 나가던 배우가 잘리면서 시작된다. 자신을 대신한 다른 사람이 더욱 잘나가는 것을 보며 질투와 분노에 빠녀 좌충우동한다는 내용이다. 스토리도 황당하고 대사도 지극히 제한적이라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가지 다행이라면(?) 에드워드 노튼의 눈부신 연기다. 그는 <스무치 죽이기>를 포함하여 독특하고 개성있는 영화에 출연하여 자신의 매력을 갈고 닦았다. 정점은 아마도 <버드맨>이 아닐까?

 

덧붙이는 말

 

이 영화의 감독은 대니 드 비토다. <트윈스>에 나온 키 작은 배우가 기억나는가? 본인이 직접 영화제작에 나선 결과는 썩 신통치 않았다. 아니 완전 별로였다. 그에게 영화 감독은 적역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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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교열 중 - <뉴요커> 교열자 콤마퀸의 고백
메리 노리스 지음,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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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며 읽게 되는 책이 있다. <뉴옥은 교열 중>이 그렇다. 적어도 내게는. 우선 자자가 뉴요커의 교열담당자라는 점에 끌렸다. 이 잡지는 오랫동안 내 애정템이었다. 정갈한 문장과 멋진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멋진 책이다. 특히 매회 실리는 짧은 단편은 현대 소설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빼놓지 않고 읽는다.

 

이렇게 멋진 잡지를 만드는데 교열과 교정도 큰몫을 한다. 실제로 뉴요커는 철자나 문법에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외부 필진이 쓴 글도 예외가 아니다. 빨간 펜이 무자비하게 종횡무진 돌아다닌다. 그만큼 글에 공을 들이는 거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잡지가 있었다. 바로 <뿌리깊은 나무>다. 지금은 폐간되어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전두환 군사정권이 아니었다면 이 잡지는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를까 아니면 없어졌을까? 한가지 분명한 건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자부심을 더 느꼈을 것이다.  

 

<뉴욕은 교열 중>은 영어나 미국문화에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 그럼에도 모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리라면 저자의 열정에 쉽게 공감할 것이다. 쉼표 하나에도 영혼이 있다는 말은 괜한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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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18 : 중동 - 시즌 2 지역.주제편 먼나라 이웃나라 18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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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의 글과 그림을 보면 그가 보통 재간동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뭐랄까 소년의 순수함과 호기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할까? 재간동이란 말이 비아냥이 아니라 극찬이라는 소리다. 여기에 센스까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먼나라 이웃나라>는 빼어난 작명이다. 자칫 관심이 없을 법한 다른 국가를 이웃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중동은 아주 먼 대륙이다. 매일같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석유가 많은 나라들이 모여있다는 느낌 정도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때로는 그 점이 부담이 되어 오늘날까지 고통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이원복은 현재의 다툼이 사실은 원인이 있고 단지 어느 한 민족이나 국가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곧 자신이 살던 터전에서 쫗겨나 2천년이상을 헤맨 유대인들이나 별 탈없이 지내가 하루아침에 유랑민이 되거가 보호지역(?)에 갇혀 살게된 팔레스타인들 모두 역사의 희생양이다. 만약 중동의 패권주의와 종교, 그리고 석유라라는 막대한 자원이 없었다면 이들 두 민족은 평화롭게 공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장 어떤 해결을 찾기보다 이러한 걸림돌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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