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한 편에 사계절을 보여준 전략이 적중했다. 예쁜 풍경에 어우러진 김태리는 화보같은 느낌을 주었다.
계절이란 오묘해서 여름에는 겨울이 또 겨울에는 여름이 그리운 법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 한국에서 만든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상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주인공은 김태리와 류준열이다. 안 볼 이유가 없다.
영화는 서울에서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눈 쌓인 한옥이다. 살짝 아하고 감탄이 나왔다. 계절이란 오묘해서 여름에는 겨울이 또 겨울에는 여름이 그리운 법이다. 이제 곧 더위가 시작할 때쯤 차가운 겨울을 보는 것 또한 일종의 피서다. 마치 김태리 화보집을 방불케 하는 씬들이 이어지고 별 다를 것 없는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소복소복 쌓여간다.
류준열은 도화지같은 배우라 어떤 역도 잘 어울리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적역이다. 은숙 역을 맡은 진기주도 신선한 발견이었다. 정직하게 김태리는 외모가 지나치게 도회적이라 몰입이 어려웠는데 진기주는 실제 그 동네에서 뜷고 나온 듯한 외모라 친근감이 들었다.
원작은 두편에 계절을 나누었는데 한국판은 한편에 몰았다. 내 생각에는 한국 승.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계절 변화로 적절하게 흐름을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인물도 풍경도 예쁘다보니 과연 한국 시골의 현실을 잘 반영한 것인지 의문스러웠다. 한옥도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한 바람에 이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