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 살인사건
우디 앨런 감독, 다이앤 키튼 외 출연 / 조이앤무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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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주제가 덕분이다. 어쩌다보니 뉴욕에 살게 되었지만 여긴 정말 좋아.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도 매일 꽥꽥되는 이웃집 부부도 그리고 미술과도 박물관도 센트럴 파크도.

 

우디 알렌의 뉴욕 사랑은 유명하다. 영화마다 어떻게든 뉴욕을 노래로든 배경으로든 혹은 중요 장소로 등장시키는데 그 중 압권은 영화 <맨하탄>과 <맨하탄 살인 사건>이다. <맨하탄>이 뉴욕의 명소 곳곳을 소개하며 도시에 대한 애정을 자랑한 반면 <맨하탄 살인 사건>은 뉴욕식 삶의 방식을 잘 보여준다. 곧 둘다 문화계에 종사하며 돈을 잘 벌지만 호텔을 개조한 10평 남짓의 아파트먼트에 살면서도 짬짬이 공연을 관람하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공원을 산책하고 주변 사람들 이야기로 밤을 새운다.

 

제목을 보면 엄청난 미스터리같아 보이지만 사실 핵심은 수다다. 우디 알렌 특유의 씨니컬한 속사표 말장난을 따라가다보면 어느덧 영화가 끝이 나버린다. 이럴 땐 영어를 진짜 잘하고 싶다.

 

덧붙이는 말

 

서울시장은 35층에 강박이 있는 듯 싶다. 주거지역의 아파트먼트 최상층을 35층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관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글쎄? 뉴욕에 버금가지는 않지만 어엿한(?) 국제도시의 반열에 오른 서울을 층수로 규제한다는데 과연? 부동산 투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도리어 올릴수 있을만큼 올리고 그 이익의 일부을 가난한 지역에 투자하면 되는게 아닐까? 지금처럼 규제일변도의 정책은 서울로의 접근을 더욱 더 막는 결과를 낳는다. 누가 뭐해도 서울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누구나 한번쯤 살아볼 희망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단 한달 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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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적 마음 - 김응교 인문여행에세이, 2018 세종도서 교앙부분 타산지석S 시리즈
김응교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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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를 뭐라고 정의하는 것은 내 죽음의 순간을 예측하는 것만큼 무모한 짓이다. 민족주의 정서야 말로 지배세력이 동원하는 뻔한 레토릭이다. 그럼에도 국가가 존재하고 서로 싸우고 으르렁대는 것은 인간 심리에 뿌리내린 집단주의 때문일까? 곧 어딘가에 속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생명체의 본능같은 것이다.

 

<일본적 마음>은 잘 쓴 책이다. 일본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내세워 억지춘향식으로 꿰어맞춘게 아니라 단편적인 감정을 조각조작 이어붙이고 있다. 도리어 통일성이 없어 보이는 이런 편집이 일본을 보다 다채롭게 바라보게 한다.

 

특히 하루키에 대한 평가는 독특한다. 일본에서 무라카미는 탈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알려져있는데 지은이는 하루키야 말로 전형적인 일본 작가라고 평가하고 있다. 겉으로는 매우 자유롭게 개인주의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책임을 지지 않고 늘 희생양이 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멋대로 떠돌면서도 자신이야말로 가장 큰 피해자라고 강조한다. <해변의 카프카>를 보라.

 

이밖에도 다양한 일본 군상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 문화 더 나아가 일본 사회에 관심있는 분들을 읽어볼 만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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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먹는 사람들
리처드 로이드 패리 지음, 김미정 옮김 / 알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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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만화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현장의 생생함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철저히 한 덕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현실이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라는 말은 괜한 헛소리가 아니다. 얼핏 보면 평범해보이지만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둠을 먹는 사람들>은 르뽀다. 실제로 일어간 사건을 최대한 가감없이 전달해야 한다. 소설이라면 범인이 누구인지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르뽀는 이미 벌어진 일을 두고 관련된 사람들간의 이해관계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야쿠자와 마약, 그리고 일본. 이 세가지 소재만으로도 글은 힘을 갖게 된다. 범죄가 이미 일상으로 자라잡은 사회에서 사람들은 단지 어두움만 먹는게 아니다.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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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만큼의 경제학 - 먹고사는 데 필요한
강준형 지음 / 다온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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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제학과 전공은 아니었지만 1학년때 경제학원론을 수강해야 했다. 필수과목이었기 때문이다. 첫 수업시간부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전혀 다른 이론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감가상각법칙이다. 교수는 맥주를 예로 들며 첫 잔의 만족도가 100이라면 두번째 잔부터 점점 그 수치가 떨어진다며 이것이 바로 감가상각이라고 설명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창 부어라마셔야 할 때라 마시면 마실수록 더 좋은게 아닌가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가격이론도 홛당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반대면 내린다고 했다. 글쎄? 도리어 답합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곧이어 수학공식이 나오면서 경제학과는 빠이빠이하고 말았다.

 

제목에 반해 읽었다. 정말 타이틀처럼 딱 그만큼이었다. 독자들의 수준을 너무 낮추어 보고 쉽게 쉽게 설명만 하려한 거 아닌가? 게다가 필자는 전형적인 신고전경제학 신봉자라 기타 경제학(예; 정치경제학, 행동경제학 등)을 마치 사이비 취급하고 있었다. 정작 필요한 경제학과 실생활을 연결시키는 고려없이 그저 교과서를 성의없이 요약하고 있다. 지은이의 말대로 맨큐의 경제학을 처음부터 꼼꼼이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괜히 겁먹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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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찾기의 끝이 어설픈 해피엔딩이라니

 

 

<메이즈 러너>가 처음 소설과 영화로 나왔을 때 깜짝 놀랐다. 아무리 빼어난 작품이라도 글과 영상은 불일치하기 마련인데 예외였기 때문이다. 곧 소설에서 받은 생생한 감동이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옮겨졌다. 눈을 떠보니 낯선 공간이었고 다짜고짜 죽지 않기위해 뛰어다녀야 한다는 설정자체가 빼어났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15소년 표류기>나 <파리 대왕>의 현대판 버전이라고 할까? 그러나 2편과 3편으로 이어지면서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다보니 오리지널의 생동감은 사라지고 말았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그 화려한(화면만 요란한) 종지부를 찍었다.

 

어설픈 해피엔딩도 거슬렸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퇴보한 듯한 느낌이 들어 더욱 안타까웠다. 특히 민호 역을 맡은 이기홍은 전편에서 보여주었던 책임감있고 베짱 두둑한 이미지는 온데간에없이 사라지고 감정 기복 심한 애매한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반면 브렌다 역의 로사는 선과 악을 오고가는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여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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