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간 사나이 - [할인행사]
아이반 라이트만 감독,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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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시절을 함께 한 미국배우중 가장 인상에 남는 이 가운데 한명은 바로 아놀드 스왈제네거다. 무식하게 몸자랑하는 액터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터미네이터>로 그야말로 초트급 스타가 되었다. 만약 이런 역할에 계속 머물렀더면 그는 원힛트 원데(노래 한곡만 흥행시킨 가수를 일컫는 말)에 머물로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의 배역에 연이어 캐스팅되면서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다. <유치원에 간 사나이>도 그 중 하나다. 유치원에서 발생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위장침투한 경찰의 이야기라는 발상자체도 특이하지만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어 뜻밖의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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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 할인행사
랜달 클레이저 감독, 올리비아 뉴튼존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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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는 까마득한 과거같지만 사실 그리 오랜 옛날이 아니다. 고작 70여년 전(?)이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황금시대로 또다른 이들에게는 악몽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50년대는 모든 것이 풍족한 시기였다. 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 현실이 되던 때였다. 영화 <그리스>는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름방학 기간동안 꿈같은 연애시기를 보내고 다시 맞은 개학. 영영 다시 못볼 줄 알았던 이들은 학교에서 재회하고 우여곡절끝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내용이야 뻔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음악과 춤이다.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것 없는 히트곡들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올리비아 뉴튼존의 청순미와 존 트라볼타의 니글미(?)를 보는 재미도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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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1 - 도시의 수도승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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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말했다.

"입원하셔야 되겠네요."

아버지는 답했다.

"중요한 일이 있는데 좀 늦추면 안될까요?"

이 말은 단칼에 잘렸다.

"지금 치료받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은 없습니다."

 

식객의 여러 에피소드가운데 최고를 꼽으라면 11권에 수록된 <장마>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문연재에서 볼 때부터 이건 물건이다라고 확신했다. 다시 읽어보니 내 판단은 여전히 옳았다.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은 미련이 남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더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순간이 다가온다. 이제 남은건 조용히 눈을 감는 것뿐이다. 만화에서 이런 경지를 보여준 허영만 선생께 다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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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스페이스: 영혼을 위한 건축 - 어떤 도시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폴 키드웰 지음, 김성환 옮김 / 파우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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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좁은 아파트먼트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수직상승을 한 후 다시 수평으로 열두걸음을 걸으면 호수가 적힌 문 앞에 서게 된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서면 창밖으로 똑같은 모양의 상자들이 눈앞에 가득 들어찬다. 이곳이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장소다.

 

완공한 지 단 17년만에 범죄소굴이 된 세인트루이스의 푸르이트 아이고 아파트먼트 단지와 똑같은 설계로 지어진 이 집이 이미 30여 년이 넘게 버티고 있다. 재건추 이야기가 솔솔 나오면서 조만간 부수어 버릴 것같지만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까지는 아닐지라도 집에 들어서는 순간 갇혀버리는 아파트먼트 상자는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주거지로서는 빵점이다. 그저 먹고 자고 잡시 몸을 쉬게 하는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주거 기계다. 이런 공간이 뭐가 좋다고 우리는 다들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는 것일까?

 

<헤드스페이스>는 그 비밀이 허상임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인간의 심리를 고려하지 않는 건축은 그 자체가 악이다. 나도 이제 더이상 이런 닭장에서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옮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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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만 입고 멋지고 쿨하게 여름을 나면 안될까요?

 

 

나는 여름이 좋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반바지를 입게 되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꼬박꼬박 출퇴근을 하는 직장에 다닐 때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일하는 패턴이 바뀌면서, 이른바 프리랜서로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 반바지도 막(?)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 반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을 때의 자유로운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뭔가 알 수 없는 틀에서 벗어난 느낌이랄까? 이후 여름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딱 정한 날짜는 아니지만 왠지 6월이 되면 무조건 반바지를 입어야 될 것같다. 5월말부터 반바지들을 꺼내 옷장에 넣고 6월 1일이 되자마자 바로 갈아입고 온동네를 돌아다닌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름만 되면 반바지를 입고 어슬렁거리면서 찌는 듯한 더위에도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을 쯧쯧거리며 바라본다는 에세이가 떠오른다.

 

한가지 아쉽다면 긴바지도 늘 준비하고 다니느라 가방이 다소 무거워진다. 아무래도 누군가를 만날 때는 드레스 코드를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긴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적당한 곳에서 반바지로 갈아입는 것도 다소 귀찮다. 이웃의 시선과 경비아저씨의 눈초리가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평일에 반바지를 입고 아파트먼트를 나서는 사내에 대한  호기심(?) 어린 관심이 부담스럽다. 제발 부탁이니 다들 반팔 티에 반바지만 입고 멋지고 쿨하게 여름을 나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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