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 맷 데이먼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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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집에 대한 로망이 있다. 콘크리트로 떼려 부어 만든 아파트먼트가 아니라 문을 열면 땅을 밟을 수 있는 자기만의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돈이 웬수라 다들 아파트에 매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사기꾼(?)들에게 속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꿈같은 이야기다. 모험가인 주인공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는데 알고보니 그건 부록일뿐 실제로는 동물원을 매입해야 했다. 우여곡절끝에 가족은 정착을 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데. 전형적인 홈드라마필이 강해 살짝 산파느낌이 들지만 주인공이 맷 데이먼이라 왠지 진짜같다. 앗, 그런데 알고보니 실화에 바탕한 거다. 역시.

 

큰 부담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온가족이 보기에 딱 좋은 영화다. 그러나 초반에 데이먼이 아들 상담을 하면서 창틀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거슬려 강박적으로 고치려 하는 장면은 무슨 의미인지 내내 궁금했다. 어떤 형태든 그 씬을 넣었다면 이야기를 끌고 가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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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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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술술 읽힌다. 장르와 상관없어 더 희한하다. <연애의 행방>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을 조금 오래 탈 일이 있어 어떤 책을 고를까 하다 망설임없이 선택했다. 약 3백페이지의 책을 다 읽는데는 왕복에 한시간 그리고 20분만 더하면 되었다.

 

<연애의 행방>은 연애소설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추리와 스릴러를 섞은 개그물이다. 스키장을 배경으로 약혼녀를 둔 남자가 바람을 피우다 곤돌라에서 정면으로 마주치고 겨우 한숨돌리려는 찰나 알고보니 애인과 바람녀가 동기동창이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얼핏보면 비급 스토리같은데 정체가 밝혀지려는 찰나 잽싸게 다른 이야기로 방향을 틀어 계속 읽게 만든다. 나중에 알고보니 모든 스토리는 연결되어 있었다. 이쯤되면 21세시의 오헨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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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당한 사람들
소피아 코폴라 감독, 니콜 키드먼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욕망이 있다. 사회적으로 억제되어 왔을 뿐이다.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은 정면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자들만이 살아가는 집에 들이닥친 부상당한 병사. 극진한 간호를 하고 회복된 그를 보니 아니 글쎄 훈남도 이런 훈남이 없다. 당연히 끌릴 수밖에. 남자 또한 넘치는 성욕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만 이 여자 저 여자를 건드리는데. 과연 결말은? 힌트를 주자면 여자들은 욕망을 드러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끼게 마련이다.

 

영화를 보며 <데카메론>이 떠올랐다. 거의 같은 설정이었다. 단지 장소가 수녀원으로 바뀌었을 뿐. 그러나 끝은 완전히 달랐다. 영화에서 남자는 죽음을 당하지만 소설에서는 웃으며 나온다. 과연 어떻게 해서 이런 차이가 났을까?마음같아서는 영화속에 들어가 '이 멍청아'라고 비결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 비법은 바로 벙어리 행세를 하는거다.

 

덧붙이는 말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을만큼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유명 여배우들의 이름빨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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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을 벗고, 다시 인생의 절반을 시작합니다 - 삶의 중심이 바뀐 남자들을 위한 인생 설계법
사카오카 요코 지음, 전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정리 붐이 일고 있다. 잡다한 물건들을 치우고 미니멀하게 살겠다는 욕망을 반영한 결과다. 그런데 단지 그 이유때문만일까? 보다 근본적으로는 소유욕에서 멀어지지 못하는 인간들을 꾸짖기 위해서가 아닐까?

 

<양복을 벗고, 다시 인생의 절반을 시작합니다>는 퇴직 후 어떻게 살것인지를 논하는 책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나이 60은 할아버지, 할머니 축에도 못 낀다. 문제는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오래 산다는 거다. 이런 상태하면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줄이는 거다. 집을 작은 곳으로 옮기고 살림도구를 최소화하고 쓸데없는 지출도 최소화하며서 가볍게 살아야 한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과연 누가 그럴 수 있겠는가이다. 특히 우리처럼 남의 눈치를 보며 이런저런 가족, 친척행상에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의무사회에서 지갑이 비면 바로 거지 취급을 당한다.

 

그럼에도 역시 중요한 것은 자신. 다른 사람의 시선이 무슨 상관있겠는가? 어차피 살아온 날보다 남은 생이 훨씬 짧은데.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죽는 날까지 꿋꿋하게 살아갈 수밖에.

 

덧붙이는 말

 

지난주 아내쪽 친척 모임에 다녀왔다. 늘 그렇듯이 불편하다. 사실 살아온 환경이나 문화가 완전히 다른 사람들 아닌가? 적당히 눈치보며 데면데면 있다 오게 마련이다. 장인어른이 친척중 자녀가 결혼하는데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서운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알고보니 스몰웨딩이란다. 곧 장인보다 훨씬 가까운 이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존중해야 하는게 아닌가? 계속 뭐라 그러니 올해 일흔이 된 다른 친척이 한마디 하신다. 나이가 70이 넘으면 자유로워져야죠. 친익천행사에 참석안해도 누구도 뭐라 그러지 않는다구요. 오랫만에 이런 모임에 참석한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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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노스를 공동의 적으로 내세운 것은 신의 한수였다. 자칫 산만할 수 있는 영화의 중심을 제대로 잡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나친 비장미는 가벼운 오락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서사극의 주인공이 되려는 마블 히어로즈들

 

<어벤저스 인피니트 워> 열풍이 거세다. 개봉한 지 11일만에 7백만 명을 돌파했다. 천만 명 동원은 이미 당연한 예상이 되었고 조심스레 2천만까지 점치는 이들도 있다. 마블 히어로즈들이 떼거지로 나온다는 점과 5월 황금연휴가 겹쳤고 게다가 독점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개봉관에서 물량공세를 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런 현상에 혀를 차며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기가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 과감하게 동참대열에 합류했다.

 

뜻밖의 변수로 안경없이 또 늘 애용하는 메가박스 코엑스가 아닌 판교 씨지브이에서 보았다. 어린이날이라 당연히 객석은 꽉 찼고 다들 기대에 가득차 스크린으로 빨려 들어갈 준비를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마블 종합편을 표방했지만 사실은 타노스와 자모라가 영화를 이끌었다. 이러한 설정은 제작진의 영리한 판단이었다. 자칫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을 수 있었던 영웅열전이 아니라 히어로즈들도 꺾기 어려운 강력한 적이라는 대결구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타노스가 그저 악인의 상징이 아니라 내면의 갈등이 크다는 점을 의붓딸을 통해 부각시켜 극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영웅들의 캐릭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음에도 지나친 비장미로 영화의 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그나마 가디언 갤럭시 팀이 특유의 유머를 간간이 구사하지만 비극으로 치닫는 드라마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생각할 거리를 너무 많이 만듦으로써, 인류 절반이 명망한다, 앞으로 어벤저스를 그저 심심풀이 땅콩 쯤으로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물론 마블스튜디오는 잡싸게 개별 히어로들을 활용하여 즐거운 스토리를 제공하겠지만, 예를 들어 데드풀 2가 그렇다, 이미 슬픔의 바다에 빠진 관객들의 마음이 쉽게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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