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스 시즌 5 박스세트 (4disc) - [할인행사]
알란 테일러 감독, 제임스 갠돌피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정신과 상담을 받는 마피아 두목. 이 설정만으로도 <소프라노스>는 성공이 보장된 셈이다. 그러나 위대한 전설로 남기 위해서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보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 스티븐 부세미는 적역이다. 갱단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은 그의 분투가 내내 이어진다. 그는 갖은 노력끝에 탈출의 동아줄을 잡아당기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꼭지가 확 돌면서 다시 어둠의 세계로 터덜거리면 돌아온다. 한인 세탁소 사장과의 에피소드는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 처지에서는 한국인을 돈만 아는 수전노같이 묘사한게 마음에 걸리지만 드라마 전개상 꼭 필요했다, 고 나는 확신한다.

 

덧붙이는 말

 

타이틀이 뜨면 소니가 차를 몰고 뉴욕 도심을 지나 뉴저지로 가는 톨게이트를 거쳐 외관의 고급주택가에 도착하여 굳은 각오를 다지며 자동차에서 빠져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을 보며 내내 의아했다. 왜 일하러 가는 루트가 아니라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전면에 내세웠을까?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는 도심보다 집이 진짜 전쟁터라는 암시가 아닐까? 결혼을 하고 가장의 책임을 진 남편 혹은 부인은 어떤 의미인지 십분 이해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영화에 대한 평이 갈릴 때가 있다. 관객들은 만점에 가까운 별을 주었는 데 반해 평론가들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무조건 관람객들 편을 들어준다. 영화는 분석하며 보는게 아니라 마음에 와닿느냐가 중요하다. 소설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82년생 김지영>에 대해서는 호의적으로 보기 어렵다.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미투운동의 도화선이 된 작품인은 분명하지만 소설로서는 자격미달이다. 주인공인 시댁식구를 만나 다른 사람에게 빙의되어 속시원한 말을 하는 장치는 놀라웠지만 나머지는 자전적 이야기로 떼우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건 너무나도 힘들어요.

 

조남주의 문제의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게 아니다. 적어도 소설이라면 스토리가 있고 등장인물들간의 관계가 있어야하는데 어쩐 일인지 죄다 행동도 생각도 고정되어 있다. 그저 억울하고 분하고 화가 난다는 하소연뿐이다. 게다가 그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이럴 거면 굳이 소설로 낼 필요가 있나 싶다. 막판에 나온 여자 의사도 생뚱맞다. 한참 일인칭 시점으로 주욱 연대기식으로 에피소드만 나열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치료운운하는건 어이없다. 별 두개도 과하다.

 

덧붙이는 말

 

아예 여성주의 소설을 표방하려면 제대로 된 소재를 포착해야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여자들이 바라는 욕구를 입체적이고 함축적으로 부각시켰다. 반면 조남주는 지루한 넋두리로 도리어 페미니즘의 영역을 축소시켰다. 여자가 아니라 지나치게 함부로 말한다고 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쓴 소설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지 2018-04-20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
 
웃음의 현대사 - 시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웃게 한다
김영주 지음 / 웨일북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허영만 화백은 지인의 죽음으로 한동안 우울해 했다. 그러던 어느날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웃음이 번져나오는 자신을 보고 인간이란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단다. 어떻게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럴 수 있는지.

 

예능은 늘 전성시대였다. 어렸을 적 유머1번지를 보기 위해 한참 놀다가도 시간 맞춰 집에 들어갔다. 지금도 꾸준히 챙겨본다. 비록 전편을 다 보지는 못하지만. 특히 <무한도전>의 종영은 아쉬움이 크다.

 

<웃음의 현대사>를 읽으며 재미있는 예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수고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것도 초창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숨은 비사까지 정리한 것을 보면 지은이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게다가 자신의 방송작가로서의 경험도 덧붙여 책을 계속 붙들게 만든다.

 

덧붙이는 말

 

<무한도전> 다큐를 보며 김태호 피디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 일주일에 한차례씩 방송을 뽑아내는 살인적인 일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새롭게 의미있고 즐거운 예능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른바 리얼 버라이어티의 창시자도 바로 그다. 몇십년전 일을 바둑 복기 하듯 정확하게 짚어내는 그를 보며 <무한도전>이 어떻게 한국예능의 최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핵소 고지 - 아웃케이스 없음
멜 깁슨 감독, 휴고 위빙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돌아가고 싶은 사람 있으면 손들어"

 

나는 그러고 싶었다. 다들 마찬가지 심정이었으리라. 그러나 진짜 손을 들 용기를 가진 이는 없다고 확신하는 순간 서너명이 손을 들어올렸다. 교관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아무 말 하지않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순간 부러웠지만 나중에 그들이 감옥에 갈거라는 말을 듣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가 뭐길래.

 

<핵소 고지>는 종교와 신념이 이야기다.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는 앤드류. 그러나 그는 자신의 믿음때문에 총들기를 거부한다. 그 이유때문에 그는 군대에서 갖은 고초를 겪는다. 왕따는 기본이고 자신의 결혼식까지 가지 못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전쟁터에서 발생한다. 총알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그는 실존의 고민에 빠진다. 적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총을 집어들어야했기 때문이다. 과연 앤드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영화 <핵소 고지>는 전쟁이라는 뻔한 소재에 개인의 종교를 대비시키며 내내 생각할거리를 만들어낸다. 단지 집총거부가 아니라 전쟁의 본질에 대해서도. 어쩌면 전투는 인간내면의 폭력성을 분출시키는 도구가 아닐까? 많은 인구중에 그런 폭력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를 보고 나서 정답없는 고민을 안게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작된 도시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박광현 감독, 지창욱 외 출연 / CJ엔터테인먼트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게임중독에 빠져 본 적은 없지만 그들의 심리가 이해는 된다. 뭔가에 중독된다는 건 마찬가지니까. 한가지 분명한 건 지속되기는 힘들다. 곧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탈출한다. 그러나 사회는 일시적 중독상태를 부각시켜 문제로 만들어버린다.

 

게임에 빠져사는 인간이 있다. 그는 피씨방에 상주하며 나날을 보낸다. 얼핏 한심해 보이지만 그래도 게임을 할 때만은 행복하다. 어느날 분실된 휴대폰을 찾아주러 갔다가 성추행범이라는 날벼락을 맞는다. 여기까지는 끝내줬다.

 

그러나 교도소에 갇히고 탈옥하고 인기 배우가 죽으면서 이야기는 이상하게 꼬여간다. 엄밀하게 말해 현실성이 떨어진다. 국선변호사가 범임이라는 설정도 뜬금없다. 초반의 박진감은 과도한 설정으로 피곤함만 증가시킨다. 심은경이 아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