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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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없어서 안되는 것중 하나를 들라면 커피를 빼놓을 수 없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딱히 식탐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커피만은 도저히 끊지 못한다. 하루에 최소 세 잔은 마시는 듯하다. 언제 처음 접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중독이 되기 시작한건 대학교 1학년때부터였다. 주로 자판기 커피였다. 아침 일찍 대학 도서관에 가서 자리잡고 휴게실에서 뽑아 먹는 그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도 그 사랑은 여전하다. 특히 저녁식사후에 산보를 나갈 때면 꼭 동전을 챙긴다.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아쉽지만.

 

자, 서두가 길었다. 그만큼 커피 애호가라는 소리다. 대충 쓴 글이나 그린 그림을 보면 한소리는 할 정도다. 허영만 화백의 <커피 한 잔 할까요?>를 신문연재에서 봤을 때는 <식객>의 번외편같다는 느끼이 들었다. 취재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음식물이라는 소재로 이런 저런 스토리를 만드는 방식이 흡사했기 때문이다.

 

단행본으로 나온 이후 자세히 읽어보니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 작가 스스로 커피를 잘 모르던 상태에서 이 정도까지 경지에 오른 걸 보면 놀랍다. 에피소드 하나하나도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커피애호가들은 음미하듯 즐길만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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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를 따라 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일 이야기를 한참 하는데 잠바 차림의 40대쯤 되어 보이는 사람이 들어오더니 다짜고자 소파에 앉았다. 뭐 이런 놈이 있나 하고 의아해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와 달리 눈치를 보며 입을 닫았다. 그 때 알았다. 브이아이피구나.

 

자리를 옮겨 식사를 했다. 주인공은 늦게 오는 법. 실무진까지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 상대측에서 내게 받아두라며 와인을 내밀었다. 아, 이게 사장이 아까 침을 튀겨가며 말을 하던 술이구나. 이번에 국내수입을 하게 되었다고 자랑을 해댔다. 퀄러티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다며.

 

나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교수님이 돌아오시면 받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그 말은 최선의 선택이었음이 드러났다. 내게 와인을 권한 상무는 좋은 학생을 제자로 두었다며 교수를 칭찬했다고 한다. 만약 그 때 내가 덥썩 받았거나 혹은 대놓고 거절했다면 그런 소리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

 

김기식 금융감독위원장을 두고 말이 많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외유성 출장을 했다는 소문 때문이다. 게다가 여자 인턴과 함께. 과연 지위를 내려놓을만한 과오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시민단체 출신에 대한 반감이 더 크게 작용한건 아닌지? 다른 자리도 아니고 금융기관을 총괄하는데 고시패스는 고사하고 경제학과 출신도 아니니 억하심정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그의 처신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스스로가 질타하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다니. 남의 돈을 받을 때는 무언가 대가가 있다는 것을 몰랐을리 없다. 만약 무지했다면 그건 멍청한 거다. 백번을 양보하여 어쩔 수 없이 돈을 받아 외국에 가야만 했다면 업무로 국한하고 출장내역을 정확하게 기록해 두었어야 했다. 참여연대 시절 돈 몇 푼에도 눈을 부라리며 혈세 운운하며 입에 거품을 물 때는 어떤 생각이었는지 묻고 싶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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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느긋한 생활
아마미야 마미, 이소담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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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에 살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20평대의 아파트먼트다. 다행히(?) 집주인을 잘 만나 8년째 살고 있다. 물론 집세를 꾸준히 올려주었다. 지금은 이른바 반전세다. 언젠가 내 집을 가지겠다는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단지 돈이 없을 뿐이다.

 

만약 나만의 궁전을 만들게 된다면 오디오룸부터 장만하고 싶다. 지하에 장비를 갖추고 음악에 풀 빠져 살고 싶다. 마당도 있으면 좋지만 넓을 필요는 없다. 주변에 걸어서 볼 수 있는 자연이 있으면 된다.

 

문제는 현실이다. 좁은 공간에 책들과 음반이 산처럼 쌓여 있어 내가 봐도 답답하다. 올 들어 계속 필요없는 걸 버리고 있는데도 여전하다. 아, 내가 좋아하는 책과 음반 그리고 오디오만 단촐하게 놓인 여유로운 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에서 느긋한 생활>은 그런 나를 점잖게 나무란다. 방이 좁은 게 아니라 이것저젓 잡동사니가 많은 거야. 정말 소중한 것들만 골라 늘 곁에 두고 행복을 느껴봐. 책을 읽다보면 글쓴이가 얼마나 고심끝에 물건을 선택했는지를 알 수 있다. 나는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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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심리자본 - 인간의 경쟁우위를 발전시키는 노하우
프레드 루당스 외 지음, 김강훈 외 옮김 / 럭스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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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수혜자는 피겨 스케이팅의 김아랑 선수다. 비록 단체전 금메달은 땄지만 개인경기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의외다. 사실 그보다 더 큰 성과를 낸 사람들도 많았는데. 무엇보다 미소덕이 크다. 늘 웃는 모습을 보다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인성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게 전부일까? 사실 가난한 집에서 어렵게 선수생활을 해왔고 여자로서는 치명적인 얼굴부상까지 입었는데 대체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늘 웃게 만드는 걸까? 이런 궁금중은 나만이 가진게 아니었나 보다. 서울방송의 <영재발굴단>에서 발혀낸바에 따르면 그 비결은 긍정의 힘이다. 곧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낙관적이 마음이 결합하여 결과에 상관없이 즐거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긍정심리자본>은 단지 긍정적인 사고가 마음이 아니라 신체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일종의 선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런 연결고리가 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김아랑 선수의 경우는 일기였다. 초등학교때부터 늘 훈련일지를 기록했는데 나중에 국가대표가 되어서도 계속 했다고 한다. 자칫 반복되는 일로 지치지 않도록 자신을 다독질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긍정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비관적인 사고가 위험을 방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비판적인 사람은 과잉행동에 누출될 우려가 큰 것은 확실하다. 곧 자신에게 닥친 일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김아랑 선수는 부상을 당했을 때 운동에 지장있는 부위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고 한다. 이런 마인드야말로 진정한 긍정적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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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시오패스 - 차가운 심장과 치밀한 수완으로 세상을 지배한다
M. E. 토머스 지음, 김학영 옮김 / 푸른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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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이상한 사람들 투성이다. 그들은 늘 내 곁을 맴돈다. 갑자기 침을 뱉고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수영장 좁은 레인에서 옆사람을 신경도 쓰지 않고 힘껏 팔다리를 휘둘러댄다. 뭐라고 한마디 할까 싶지만 꾹 참는다. 무서워서가 아니다. 더러워서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정상인가? 남들이 보기에 나도 특이한 인간일 수 있다.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화가 나면 입을 아예 다물고 마트 바코드 찍는 소리가 너무 커서 늘 신경질이 난다.

 

<나, 소시오패스>는 정직한 책이다. 자신이 겪은 신경질환을 숨기는 대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스스로를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온전히 받아들이자고 주장한다. 안다. 어렵다는 걸. 그러나 인구 15명당 1명이 소시오패스인데 뭐가 창피한가? 어차피 대부분은 비정상아닌가? 초판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는 걸 보면 여전히 심리적 문제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자신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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