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부동산의 법칙 - 문재인 트럼프 시대, 폭등하는 부동산
조현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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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다닐 때 경제를 공부해 보겠다고 관련 신문을 구독한 적이 있다. 가장 크게 놀란건 부동산 시세표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파트먼트 가격의 주간변동액수와 변동율을 기록해두었다. 세상에 집을 사고 파는걸 주식처럼 거래표를 만들어 놓다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잘 모르겠으나 한가지 분명한건 지금은 관심있게 지켜본다. 딱히 투자할 돈이 있어서가 아니다. 어느 지역이 유망하고 어떤 집이 좋으니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마 나같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오르는 부동산의 법칙>은 이른바 집장사하는 사람들사이에서는 바이블로 통한다. 그만큼 실무와 이론이 탄탄하다. 저자인 조현철의 경혐도 큰 몫을 했다. 그는 자신이 살았던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채권, 주식과 비교하여 수익율을 계산해보았다. 결론은 연평균 수익율 10.3퍼센트로 가장 높았다.

 

누군가는 당연한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은 놀라운 결과다. 우선 건물은 주택도 마찬가지이지만 완공되는 순간 가치가 하락한다. 이른바 감가상각법칙이다. 아무리 물가상승율을 반영하더라도 건축물이 수익을 낼 수는 없다. 그러나 현대아파트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그것도 안정적인 채권이나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 주식을 제치고. 과연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입지가 좋기 때문이다. 인프라, 생활편의시설, 학군 뭐 하나 빠지는게 없다. 여기에 부촌이미지까지. 곧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하는 동네가 된 것이다. 흥미로운 건 부동산 가격이 강남을 중심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곧 강남과의 연결고리가 있는 지역만 동반하여 상승한다. 성수, 옥수, 분당, 판교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쯤되면 왜 강남, 강남하는지 알만하다.

 

문제는 강남을 부동산 가격의 진원지로 지목하고 때려잡으려는 정부다. 물론 비정상적인 폭등은 우려가 되지만 희소가치를 반영한 자연스런 상승을 죄다 투기로 모는건 억지다. 그나마 강남대체지로 공급정책을 펼치는 것도 아니면서 수요억제 일변도인건 마치 끓어오르는 물뚜껑을 억지로 닫는 것과 마찬가지다. 언젠가 터질 것임을 모르는 척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노무현 정권의 재편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정책을 펼친 이들조차 같은 인물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비전공자인 점도 똑같다.

 

이 책은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볼만하다. 집을 사고 팔며 수익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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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맨큐의 경제학 1 -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 만화로 보는 맨큐의 경제학 1
그레고리 맨큐 지음, 김용석.김기영 엮음, 채안 그림 / 이러닝코리아(eL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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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석학은 평범한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사람이다. 경제학의 거두들도 그랬다. 보이지 않은 손을 언급한 아담 스미스나 한계효용 개념을 확립한 왈라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사실 대학에서 경제학 과목을 들었을 때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기득권을 대변하는 어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가치는 노동에서 나온다는 맑스의 철학이 훨씬 와닿았다. 리카도가 먼저 주장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며 살다보니 경제학 이론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는 왜 비싼가? 유용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돌덩이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답은 희소하기 때문이다. 만약 보석이 길거리에 굴러다닌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거들떠나 보겠는가? 곧 가격은 가치(유용성)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희소성을 반영한다.

 

강남의 아파트먼트값도 마찬가지다.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시멘트 덩어리가 평당 6천만 원을 넘는걸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강남이라도 대단지는 더욱 비싸고 한두개 동으로 이루어진 바로 옆 아파트먼트는 상대적으로 싸다. 이유는 미래의 기대가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곧 재건축을 해서 새로운 집을 지으면 대단지는 한강변 입지라는 프리미엄에 날개를 달게 된다.

 

정부는 이러한 현상을 문제라고 본다. 정책을 발표한다. 글쎄? 규제만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될까? 채찍이 강하면 강할수록 희소성은 더욱 커진다.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마치 다이아몬드가 극소수 부자나 왕족들사이에서만 거래되듯이. 이것이 바로 한계효용이다. 곧 경제활동은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맞춰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정부의 각종 제한정책으로 부동산은 거래절벽으로 치닿고 있다. 그 피해는 이른바 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휘두를 칼날이 엄한 목동이나 강북을 잡는 식이다.

 

<만화로 보는 맨큐의 경제학>은 책으로 읽고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경제학의 기본법칙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보고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의 세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된다. 희소성, 한계효용, 상호작용. 다시 말해 희소한 자원을 발굴하여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더불어 잘 살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문제인 정부는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 정의감을 앞세운 정책은 언뜻 보기에는 통쾌해 보이지만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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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보이: 레드퓨리의 복수
애스크 해쎌바르크 감독, 오스카 디에츠 외 출연 / 킹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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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무기력한 존재다. 겉보기에는 티없이 맑고 걱정없이 사는 것 같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삶이란 기본적으로 종속적이다. 곧 내게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다. 대부분은 부모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을 경우다.

 

<앤트보이: 레드퓨리의 복수>는 영웅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짝사랑하는 여자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펠레. 이 아이에게는 남모를 능력이 있는데 설탕만 먹으면 슈퍼히어로 앤트보이로 변한다. 나름 친구들과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던 어느날 투명인간 악당 레드퓨이오 공포의 쌍둥이가 짝사랑 아이다를 납치하게 되는데. 과연 펠레는 아이다를 구할 수 있을까?

 

내용만 보면 천진난만해 보이지만 영화는 의외로 어둡다. 어른들의 눈에는 귀여워 보여도 아이들에게는 사느냐 죽느냐는 실존의 고민이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짝사랑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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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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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의 다시 읽고 있다. 처음 접했을 때의 소감은 거칠고 조잡했다. 어설프게 흉내낸 스티븐 킹 류의 직유나 은유도 오글거렸다. 문장은 엉성했고 이야기는 짜임새가 없었다. 생각보다는 별론데, 가 내 느낌이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처음부터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페이지를 넘기다 내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깨달랐다. 물론 단점들은 여전히 눈에 띄었다. 묘사와 설명, 대사가 조화롭지 않고 걷돈다. 그럼에도 이 모든 약점을 뛰어 넘는 강점은 세 인물의 선명성이다. 곧 영제, 승환, 현수 모두 자신들도 어쩔 수 없는 광기의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 우리나라 소설가들중 스토리가 아니라 인물간의 대립만으로 장편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이는 극히 드물다. 이 어려운 일을 정유정은 해내고 있다.

 

형식 또한 빼어나다. 평면적인 서술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뿐 아니라 플래시백(강렬한 한 장면) 효과를 간간이 집어넣어 생생한 느낌을 더욱 강력하게 전달해준다. 곧 글을 읽으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과연 원작의 리이브를 영상으로 재현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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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2
마츠오카 조지 감독, 카와이 아오바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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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매국노 소리를 듣던 시절은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약은 많다. 우선 일본노래를 공중파에서 보고 듣지 못한다. 일본예술 개방조치에서 제외된 탓이다. 이런 정책이 과연 지금같은 다채널 시대에도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디행히(?) 영화는 온전히 볼 수 있다.

 

<심야식당>은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히트를 쳤다. 만화와 드라마 모두 골고루 사랑을 받았다. 자정이 지나 문을 열고 새벽 내내 문을 여는 식당에 대한 야릇한 기대때문만은 아니다. 서민의 애환을 음식에 녹여 잘 전해주고 있어서다.

 

영화는 드라마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딱히 특수장치가 있거나 등장인물이 화려해지지 않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든다. 마치 오헨리의 역설같은 스토리가 잔잔하게 관객을 끌어당긴다. 기분전환삼아 상복을 입고 산책하는 노처녀. 희한하게도 장례식장에서 이상형을 만나는데 알고보니 그는 상가집만 노려 돈을 훔치는 사기꾼이었다거나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핏대를 올리던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보다 열다섯살 연상인 여인과의 결혼에 절대 안되를 외친다. 별 거 아닌 내용같지만 잔잔한 울림이 소박한 음식과 썩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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