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낙원 - 현대 도시 문화와 삶에 대한 성찰
정윤수 글.사진 / 궁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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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목적은 두가지다. 정보 아니면 감동 혹은 재미. 어떤 분야든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들이 쓰는 글은 의도야 어찌되었건 사실이 전해주는 엄정함이 있다. 이를 테면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부작용도 있지만 땅의 풍화를 막아주고 기름지게 하는 순기능도 있음을 알리는 식이다. 문제는 비전문가가 프로 흉내를 낼 때다. 어설픈 지식에 자신의 감성을 더해 알듯 말듯한 글이 끈임없이 이어진다. <인공 낙원>도 그런 책이다. 글쓴이는 도시공간구조를 미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했으나 결과는 엇비슷한 내용의 차고 넘침이 되고 말았다. 그저 신문연재로 끝냈어야 할 글을 굳이 책으로 낼 필요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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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감사용 (2disc)
김종현 감독, 이범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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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프로야구가 처음 탄생했을 때 이상한 일 투성이였다. 오비 베어스(지금의 두산) 박철순 투수의 22연승도 그 중 하나다. 아무리 빼어난 피처라고 이게 가능한가? 여하튼 그의 단골 희생양은 삼미 슈퍼스타즈였다. 패배를 밥먹듯이 하는 인천 연고의 팀이었다.

 

<슈퍼스타 감사용>은 소설이 히트를 치며 만들어진 야구영화다. 패전처리 전문 투수의 감동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꽤 잘 만들었음에도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매년 야구 시즌이 시작할 때면 어김없이 캐이블에서 방송해주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감사용 역을 맡은 이번수의 연기는 이 때가 절정이었다. 약간 어눌하면서도 강단이 있어 보이는 시골 청년같은 이미지에 딱이었다. 이후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주연노릇을 하며 망가지긴 했지만. 박철순으로 나온 공유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직 뜨기 전이라 풋풋함이 살아있다. 또 한 명 의외의 인물은 바로 김우열 선수 역을 맡은 하정우다. 단역이었음에도 존재감이 장난 아니다. 역시 될성 부른 나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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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진 킹이 하고자 한 말은 여자가 남자보다 우월하다는 게 아니라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됐고 경기나 하자고

 

미투운동은 결국 권력의 문제다. 만약 여성이 높은 지위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곧 남자와 여자간의 문제라거나 혹은 더 나아가 생물학적 속성때문이 아니다. 문제는 해결방안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마치 절대 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공산주의가 멸망한 것과 마찬가지다. 어쩌면 인간의 본성자체에 결함(?)이 있는지도 모른다.

 

1970년대 미국은 요동치고 있었다. 베트남 전쟁이 생중계됨으로써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우는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전투에 대한 이미지는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이러한 붕괴는 기존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이어졌다. 여성운동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흡사했다.

 

운동경기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빌리 진 킹도 그 중 한명이었다. 여성 테니스선수에 대한 상금이 남자에 비해 형편없는 것에 분개한 그녀는 협회를 탈퇴한다. 갖은 협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제 갈길을 가던 그에게 뜻밖의 제안이 온다. 성대결을 하자는 것이다. 상대는 비록 은퇴한 50대 중년남성이지만 그래도 윔블던을 제패한 경력이 있다. 과연 이 둘의 대결은 어떻게 진행이 되었고 누가 이겼을까?

 

결과를 알고보면 싱거울 정도로 시시하지만 영화는 빌리 진 킹의 내면을 섬세하게 추적한다. 사실 그녀는 수호전사가 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충분히 명성을 얻고 있었고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남편이 있었다. 그럼에도 총대를 맨 이유는 누군가 나서지 않으면 후배들이 계속 굴욕적인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음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빌리는 뜻밖의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혼란에 빠진다. 동성애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이 주도하는 운동이 펌하될 수 있음을 잘 알았기에 내적 갈등은 극도에 달한다. 더우기 경기력마저 떨어지고 마는데.

 

엠마 스톤은 명불허전의 연기를 펼친다. <라라랜드>로 물이 오른 그녀는 이제 어떤 역할을 맡아도 능수능란하게 소화한다. 마치 전성기 시절의 조디 포스터를 떠올리게 한다.

 

덧붙이는 말

 

한국배구협회는 셀러리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곧 선수단의 연봉을 총량 규제하는 것이다. 모든 선수가 골고루 혜택을 누리게 하자는 취지다. 문제는 남자와 여자 선수의 연봉인상폭을 차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여자에게만 1인 최고연봉액이 총샐러리캡의 25%를 넘지 못하게 제한한 것이다.

 

연맹은 잡다한 이유를 근거로 내세운다. 남자배구가 인기가 더 많다. 여자배구는 흥행이 안된다. 어쩌구 저쩌구. 어쩌면 영화 <빌리 진 킹>에서 테니스 협회 고위 인사가 하는 말과 똑같은지. 킹은 우문에 현명하게 답한다. 티켓파워만 봐라. 어떤 경기표가 더 잘 팔리는지. 참고로 올해 여자배구는 남자와 비교하여 시청율이나 관객수에 큰 차이가 없다. 남자는 저녁 7시, 여자는 오후 5시에 하는데도 불구하고.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김연경 선수를 모델로 한 영화가 제작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남자와 여자간 성대결 배구대회를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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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공부 - 완벽한 몰입을 통해 학문과 인생의 기쁨 발견하기
오카 기요시 지음, 정회성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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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하면 뭔가 괴짜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세상물정 모르고 숫자만 대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아니면 뭔가 응용이 될만한 것이라도 하든지. 그러나 수학자는 말한다. 꽃이 피는데 무슨 유용함이 필요한가? 꽃은 그조 꽃답게 살 뿐이다.

 

<수학자의 공부>는 일본 노학자의 에세이다. 1960년대에 신문에 연재된 것을 모았으니 꽤 오래전 잉기다. 그래서인지 다소 고리타분한 내용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순수한 기쁨을 누릴 줄 아는 학자의 모습이 그려져 읽다보면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수학이라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닦고 조이고 또 풀어주기를 반복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간 오카 기요시 선생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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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 사춘기 - 대한민국 영포자들의 8주 영어 완전정복 프로젝트
이시원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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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말해 영포자는 말이 안된다. 그냥 게으른거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단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수학과 달리 영어는 무한반복으로 밑빠진 독도 메꿀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어하면 여전히 진저리를 치는 이유는 언어차이때문이다. 곧 누구나 자기 나라 말은 잘한다. 문제는 다른 언어는 어떤 형태든 모국어에 비해 구사능력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한다. 차라리 어느 언어든 잘 하지 못하면 열심히 할 텐데.

 

<나의 영어 사춘기>는 영어울럴증 환자들을 위한 책이다. 물론 이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영어를 갑가지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감은 회복시켜 준다. 어차피 다른 나라 말이아 천천히 익히고 딱 나에게 맞는 정도만 구사할줄 알면 된다. 헐리우드나 미국 국회에 진출할 것도 아닌데.

 

덧붙이는 말

 

내게 외국어는 수영과 같다. 아주 늦은 아니에 불현듯 수영이 배우고 싶어 기초반에 등록했다. 그곳에서 딱 두 달을 배우고 그만두었다. 그럼에도 그 때 배운 덕분에 인생의 큰 즐거움이 되었다. 제일 잘하는 영법은 평형, 이른바 개구리 헤엄이다. 큰 힘 들이지 않고 또 호흡이 편해 즐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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