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대전 - 동서고금의 인문학 지식에서 발견한 42가지 만능 발상법
책읽는원숭이 지음, 지비원 옮김 / 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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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는 별의별 괴짜들이 있지만 그 중에는 책만 읽는 바보도 있다. 굳이 바보라고 말한 이유는 실제로 책만 보다보면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책을 읽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뭔가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물론 취미가 독서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러나 진짜로 책에 미쳐 있는 이들이 있는데 대부분은 자폐로 전락하고 만다.

 

다행히 책읽는 원숭이는 이 늪에서 빠져나왔다. 도움이 진짜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읽고 느낀 내용을 글로 토해낸 것이다. 레시피, 샘플, 리뷰라는 자신만의 분류코드를 만들어 마흔두가지 주제의 발상법을 만들어 냈다. 어떤 내용은 터무니없어 헛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그 중에는 의외로 머리가 번쩍 뜨이기도 한다.

 

필립 딕의 질문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흔히 소설의 소재는 직접 얻더라도 글만큼은 상상력이 지배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어떻게 상상력을 창의성으로 연결시켜 글로 만들어내는가이다. 방법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부정하는 것이다. 눈앞의 볼펜을 보고도 계속 질문을 해대는 식이다. 이것은 볼펜인가? 어떻게 증명할까? 아니라면 대체 뭐지? 한참을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다보면 살짝 현기증이 오고 도가 넘으면 현실과 꿈의 경계조차 무뎌진다. 유레카. 바로 그 순간 소설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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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hon167 2022-02-04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래서 책만 보는 자폐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책만 읽을줄 아는 바보가 아닌지 반성해보게 됩니다

카이지 2022-02-04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감사합니다. 서서히 아주 천천히 글을 다시 써보려고 합니다.
 
소리의 과학 - 청각은 어떻게 마음을 만드는가?
세스 S. 호로비츠 지음, 노태복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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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드니 눈이 침침하다. 멀리 있는게 안 보이는건 그러려니 하지만 가까이 있는 글자로 가물가물하니 기가 막히다. 장점도 있다. 보기 싫은 사람이나 사물이 잘 안보이니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어찌 된게 귀는 여전히 생생하다. 딱히 관리하는 건 아니지만 매일같이 지하철에, 자동차 소음에, 사무실 불협화음에 시달리지 않은 덕이다. 문제는 너무 잘 들려 조금만 소리가 크거나 이상해도 거슬린다는 거다. 실제로 나는 고주파 난청이다. 곧 지나치게 소리가 높으면 먹먹해진다. 게다가 왼쪽 귀는 이명이 심하다. 당연히 소리에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소리의 과학>은 청각을 마음에 빗대어 쓴 탁월한 책이다. 소리란 단지 들리는게 전부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인다는 논리다. 음악은 대표적인 예이다. 일상대화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떤 톤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들린다.

 

소리의 과학적 측면부터 진화를 거쳐 미래의 소음까지 이 책은 소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보물같은 책이다.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매리 리치의 찬사가 괜한 소리는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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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책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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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거창한 제목을 붙인 책은 의심을 해야 한다. 내용이 별 볼일 없으니 타이틀이라도 섹시하게 뽑자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번역책들 가운데 이런 경우가 많다. 곧 원서는 평범한데 우리 말 번역책은 어마무시한 제목을 단다. 다분히 상업적이다. 이 책도 그런 줄 알았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스토리길래 제목이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이겠는가? 당연히 원본은 다를 줄 알았다. 세상에나? How Literature Saves My Life 똑같다.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책을 읽어보자. 정말 그럴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그 정도는 아니었다. 다양한 시각의 비평서인것은 분명하지만 제목은 확실히 과장되었다. 행여 타이틀에 속아 대단한 내용을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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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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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돈다. 언제는 도시의 흉물이라던 골목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억지로라도 보존해야 할 박제물이 아니라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몰리는가? 우선 희소성이다. 무차별적인 개발로 골목이 사라지면서 과거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가치에 주목을 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볼거리가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 여기에는 먹을거리도 포함된다. 곧 걸어다니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만한 곳으로 골목만한 곳이 없어진 것이다.

 

모종린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골목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주장은 간단하다. 골목은 사람과 돈을 모으는 마력이 있다. 실제로 핫한 곳으로 떠오르는 장소는 죄다 자본이 지배하고 있다. 홍대 놀이터, 압구정 가로수실, 이태원 경리단 길이 대표적인 예이다. 비록 기존의 가난한 상인들이 쫓겨나고 땅값과 임대료만 뛰어오른 부작용은 있지만 그렇게 변신하지 않았다면 모두가 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론 씁쓸하다. 수익이 되는 곳이라면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는 자본주의의 속성같아서다. 실제로 골목은 전통적으로 소상인들이 지배하는 곳이었다.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한 자영업자들이 오랫동안 터를 잡아 장사를 했다. 그러나 자본이 들어오면서 상업적인 거리로 바뀌며 마을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말았다. 문제는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대자본은 언제나 그 자리를 떠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그 장소는 폐허가 되고 만다.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모종린의 대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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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 풍요 - 나노 기술이 이끄는 우리 삶의 변화
에릭 드렉슬러 지음, 임지원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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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이 과연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오랜 주제다. 한가지 분명한 건 절대적 기준은 확실히 향상했다. 곧 사치재였던 자동차를 누구나 가지게 되는 식이다. 문제는 상대적 격차다. 아무리 과거에 비해 잘 살게 되었더라도 누군가 나보다 훨씬 더 부자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사촌이 땅을 사면 왜 배가 아프겠는가?

 

나노기술은 미래사회를 성큼 앞당기게 하고 있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혁명이 그 예이다. 에릭 그렉슬러는 현재의 수준은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연이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한다. 자동차는 한끼 식사 값에 불과할 정도로 낮아지고 로봇의료기계가 몸속을 돌아다니며 맞춤형 치료를 해주고 환경은 산업혁명이전으로 복구되어 모두가 유기농 농작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고 장담한다.

 

글쎄? 설령 그의 주장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과연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살게 될지는 의문이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맥도널드 햄버거와 콜라를 먹고 마신다고 해서 늘 행복한 것은 아니듯이. 어디선가 누군가 절대 권력과 금력을 휘두르면 겉으로만 해피한 가공사회를 주도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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