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도 내가 부동산을 하는 이유
안신영 지음 / 다다리더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한 때 동네 인터넷 카페에 자주 들어가곤 했다. 유용한 정보도 얻고 소식도 듣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어느날 재건축 소문이 돌면서 분위기가 아주 흉악해졌다. 집을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오르기를 바라는 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해지면서 서로의 주장을 물고 뜯는 아전투구가 이루어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까 했는데 강도는 더욱 세지고 도저히 그 꼴을 볼 수가 없어 탈퇴하고 말았다.

 

부동산 이야기는 이제 모두의 관심이 되었다. 정작 자신이 살거나 예정에도 없는 지역이 연일 뉴스 톱을 차지한다. 아파트먼트가 대세가 되면서 집은 더이상 거주수단이 아니라 교환가능한 물건이 되고 말았다. 시장이 생기면 당연히 이익이 나게 마련이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경매도 그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싸게 사서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빼앗기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피눈물이 나겠지만.

 

<돈이 없어도 내가 부동산을 하는 이유>는 실전 경매 책이다. 경매를 제목에서 뺀 것은 거부감을 줄이고 보다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법이다. 전략은 통했다. 일반인과 같은 눈높이에서 그야말로 발로 뛰며 얻은 생생한 정보가 가득하다. 순간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저자 안신영씨의 이야기가 공감을 얻는 이유는 산전수전을 다 겪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해고 이후 차린 치킨  프렌차이즈. 월세에 가맹비를 다 내고 나면 근근히 살 수 있는 수준의 돈밖에 남지 않는다. 게다가 하루라도 장사를 하지 않으면 그대로 마이너스가 되는 생활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길이 뭐가 없을까? 대안은 부동산이었다. 누구나 그녀처럼 될 수는 없겠지만 집장사야말로 손해보지 않는다는 철칙아닌 철칙이 여전히 강한 한국사회에서는 도전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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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에서 본체와 추진체가 도킹하여 연결될 확률은 수시로 움직이는 골프홀에 공을 던져서 골인시키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상상이상의 변수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끔찍한 것은 실패하면 영영 떠다녀야 한다는 거다.

 

성공확률 제로, 숭고한 의지만이 도전가능하다

 

우주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동경따위는 없었다. 어렸을 적 본 다큐때문이다. 어떤 프로그램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지구를 떠나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천문학적인 확률이라는 설명은 생생하다. 예를 들어보자. 달에 간다고 치자. 보통 비행기처럼 슝 날아가 활주로에 착륙하는게 아니다.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한 거대한 기체를 죄다 떼어내고 남은 최소한의 본체가 달 주위를 빙빙 돌며 임무를 수행하고 올라오는 차선과 도킹을 해야 한다. 만약 둘이 만나지 못하면 영영 우주미아가 되는 것이다. 끝도 없는 영겁의 세월을 떠다녀야 하다니. 달 탐험이 계속 조작이라는 의문에 시달리는 이유도 바로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 <스테이션 7>은 내 어린 시절의 악몽을 스크린에 담았다. 우주 스테이션의 고장을 수리하러 따나는 우주인의 이야기다. 달착륙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걸림돌은 어떻게 스테이션의 문을 열고 도킹에 성공하느냐다. 이런 저런 궁리를 하고 실험을 해보지만 결과는 번번이 실패. 수명을 다한 정거장이 지구에 추락하면 가공할만한 사태가 벌어질게 뻔한데. 모두가 꺼리는데 한 명이 나선다.내가 총대를 매겠다. 성공 확률 제로인 이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을 거둘 것인가?

 

내용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세상에나 실화였다니. 만약 미국이 이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과 개인과 조직간의 살벌한 갈등을 그려넣어 블럭버스터급으로 재탄생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달랐다. 일단 돈이 없고 또 히어로를 보는 시각이 완전 판이하다. 정말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 맞나 싶게 수수하고 겸손하다. 그럼에도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까닭은 오로지 해결해내고야 말겠다는 숭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소련은 실패한 사회주의국가인가? 왜 모든 장점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새로운 짜르를 모시려고 하는가?  영화는 답을 주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우주와 인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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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투 운동 여파로 영원히 밝혀질 것 같지 않던 추악한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출발은 검사였지만 예술계를 거쳐 어디까지 이어질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남성 지배 체제였음을 뜻이다. 흥미로운 건(?) 이 논쟁에 진보, 보수의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흔히 진보는 양성평등주의자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실은 성욕(?)앞에 맥없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우리가 놀라는 이유는 이데올로기의 구분이 없음이 아니라 이른바 좋은 이미지로 포장되어 있었던 사람들의 이면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직접 만나볼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피상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포장된 허상에 휘둘려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다. 신영복 선생은 이러한 현상을 위선이라고 보았다. 곧 실제보다 과장되게 스스로를 착한 척 포장한 것이다. 소위 사회지도층이나 얼굴이 잘 팔린 인간들이 이런 짓을 한다.

 

그러나 위선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위악이다. 자신의 처지를 극도로 비참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도움을 얻는 것이다. 어금니 아빠가 대표적인 예다. 장애인인 상황을 악용하여 패륜범죄를 저질렀다. 따라서 사회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우대는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진짜 문제는 누구나 위선적이며 동시에 위악적인 면을 모두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에서는 너그러운 상사인척 하다가 집에 오면 아내에게 함부로 대한다거나 시민단체활동에 열심히 참가하면서 동시에 무단 횡단보도를 일삼기도 한다. 어쩌면 사람이란 본능적이라 감정의 노예인지도 모른다. 곧 어떤 사람이든 실수를 할 수 있다. 죄에 대한 평가는 법정에서 다투면 되지만 자신이 잘못을 인정하고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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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짓도 하지말고 일단 지켜 보라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꽤 견고하다. 약간의 등락은 있지만 60퍼센트 중반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상대적으로 정권 초반기이고 개인적인 매력 덕도 크지만 사실은 전 정권의 막장에 대한 반사이익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구체적으로 정책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중에는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야 효과를 보는 것도 있어 두고봐야 하지만 당장 악영향을 끼치는 방침도 있다. 재건축을 둘러싼 주택정책이 그 예다.

 

내 생각에 문제인 정부의 주택정책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 우선 문제진단이 잘못되었다. 집값상승의 요인을 투기꾼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앞뒤를 거꾸로 본 것이다. 투기꾼들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따라 붙은 것이다. 곧 왜 오르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만약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왜 지금 이 시기에만 집값이 오르겠는가?

 

부동산은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락기에는 축적되어 있지만 상승기에는 거래가 활발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재건축처럼 새로운 상황이 생기면 자금이 쏠리게 마련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시적으로는 엄청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정 시기가 지나면 안정을 찾게 된다.

 

또한 부동산은 입지가 전부다. 강남 집값이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각종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에 살고 싶지 않은게 비정상이다. 도리어 강남은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는게 맞다. 뉴욕이나 도쿄와 비교하면. 이유는 민간주택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사실 공공이 전권을 쥐고 있다. 차라리 처움부터 임대정책을 폈다면 달라졌겠지만 여하튼 소유자 분양중심 주택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곧 각종 인허가권은 정부가 갖고 실제 건설은 기업에 맡겼다. 민간주택이든 공공주택이든.

 

따라서 강남이 로또를 맞은 측면은 있지만 입지의 강점을 무시하면서까지 공공이 개입하는 것은 도리어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강남을 잡겠다고 정책을 펼쳤는데 정작 피해는 주변이나 강북, 더 나아가 지방이 받고 있다. 여러 곳에 집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다 차분하게 강남으로 몰리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도세를 올린 마당에 보유세까지 건드리면 그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강남은 절대 집을 내놓지 않을 것이고 다른 지역은 매도하기 바빠질 테니까.

 

역설적으로 지금의 재건축 정책은 강남의 가치를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초과이익환수액이 8억이 넘으면 집값은 대체 얼마란 말인가? 이제 강남은 그야말로 다이어몬드 땅이 되어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전개되는 것이다. 만약 진짜로 집값상승이 문제라면 행정명령으로 세금(취등록, 보유세, 양도세 등)만 최소한으로 손보았으면 된다. 흰 도화지에 살짝 묻은 얼룩을 뺀다고 비비다가 더 번지니까 아예 검정색 페인트를 들이 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행정학 용어에 아무 것도 하지 않기 정책 Do Nothing Policy이 있다. 실제로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는게 아니라 비용편익을 포함한 다양한 분석을 한 후 정책을 펼치지 않고 지켜보는 것Wait And See이 너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러질 못했다. 정권을 잡자마자 무언가 보여주어야겠다는 과욕 참사를 불렀다. 게다가 과거 정권에서 실패했던 맴버들이 고스란히 똑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 투기는 악이며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렇게 누른 풍선의 파편이 어디로 튈지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한채 문제다 싶으면 이리 쑤시고 저리 건드리느라 쓸데없는 힘만 낭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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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성추행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공통점은 패턴이 흡사하다는 점이다. 바로 보자마자 나랑 자자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은밀한 공간으로 불러들여 어깨를 주무르게 한다. 그러다 점점 강도를 높여.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런 방법을 선택했을까? 우선 진짜로 몸이 뭉쳤을 수도 있다. 나이 50이 넘으면 누구나 혈관이 서서히 막히기 시작하면서 신체가 굳어지니까. 왜 오십견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그러나 진짜 이유는 자연스럼을 가장한 변태행위라고 보는게 옳다.

Frozen Shoulder는 오십견의 영어말이다. 우리 말로 직역하면 얼어붙은 어깨다. 사실 이 단어가 더 적합하다. 어깨 뭉침이 단지 나이에 따라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오십견을 핑계로 쓸데없는 안마를 시키는 짓거리는 하지 마시라. 만약 그런 권유를 받아다면 그건 오십견이 아니라 어깨가 얼어붙은 것이니 사우나나 가시지요라고 되받아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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