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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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디어 <오직 두 사람>을 읽었다. 이 말은 세간의 평가가 잦아들고 온전히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유명세 때문에 과장되거나 축소된 소설은 얼마나 많았던가? 우선 이 책은 단편을 모은 것이다. 하나의 서적으로 엮을 것이라는 염두를 두지 않고 쓴 글이다. 그럼에도 묘하게 일관된 주제가 흐르는데 그것은 상실감이다. 크던 작던 사라진 그 무엇에 대한 감정이 일렁거린다.

 

여느때처럼 일요일이면 의무처럼 하는 수영을 마치고 동네 도서관에 들러 책을 고르고 자판기 커피를 마신 다음 공원을 설렁설렁 뛰면서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건강, 재산, 자신감. 다행이 전적으로 허물어지지는 않았다. 쇠퇴하고 있는건 분명하지만. 대신 새로 생긴 것들도 있다. 여유롭게 책을 읽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을 글로 남길 수 있는 것도 그 중하나다. 김영하는 상실이 단지 슬픔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임을 은연중에 비춘다.  

 

덧붙이는 글

 

작가가 나이들면 글도 올드해진다. 문장도 점차 길어지고 대화보다는 설명이 잦아진다. 안타깝게도 김영하에게서도 이런 조짐이 보인다. 초창기 발랄하다 못해 엉뚱하기까지 했던 그의 분신들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죄다 심각하고 관념적이다. 소설가에게 그런 세상은 막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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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좋아한 적 없어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체스터 브라운 지음, 김영준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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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체스터 브라운의 그림체는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부드럽고 편안하다. 그러나 다루는 내용은 심상치 않다. 작가 자신의 성매매 경험을 만화로 풀어내는가 하면 포르노그라피르 향한 한 소년의 욕망을 적나라게 드러낸다. 왜 그를 언더그러운드의 대가라고 부르는지 알만하다.

 

<너 좋아한 적 없어>는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수위가 낮다. 사랑에 빠진 청춘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따뜻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이야기니까. 물론 여전히 삐딱한 감성은 숨기지 않는다. 만화란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진짜 스트리에 근거해야 함을 브라운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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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만드는 법
미야케 요이치로 지음, 이도희 옮김 / 성안당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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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덕에 인공지능이 떴지만 아직 그 실체는 배일에 가려져 있다. 그만큼 잠재력이 강하다는 말이다. 현재 가장 활바라게 적용되는 분야는 게임이다. 뜻밖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아이들 혹은 청소년들이나 한 때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겠지만 지금의 게임은 한마디로 대하소설이다. 곧 각각의 캐릭터들이 장대한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스스로 창작하는 힘이 없으면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다. 인공지능은 이 지점을 파고 든다. 대략의 설정만 해주면 알아서 게임을 끌어간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법>은 일반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 중간쯤에 해당한다. 기본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게임의 마력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몰입도가 높지는 않지만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꼼꼼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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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 역 인근에 있는 중화요리집 이얼싼.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다채로운 맛을 뽐낸다.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미 인근에서는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창가쪽에 스탠드 석이 있어 혼자 가다 뻘쭘할 필요가 없다.  

 

 

불맛이 제대로다!

 

 

구파발에 일이 있어 들렀다. 간 김에 맛집이 없나 찾아보니 딱히 마땅한게 없다. 그럴 땐 중국집. 기본은 하니까. 검색하자마자 나온 약도를 확인하고 역에서 내렸다. 일단 식사부터 하고 일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보이지 않는다. 근처를 찾아봐도 없다.

 

이상하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죽기전에 반드시 가야 하는 집은 아니니 패스하고 길을 떠나는데 계속 배가 고프다. 왠만하면 아무데나 들어가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없다. 뉴타운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게 아니다.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 일단 전화를 걸었다. 받는다.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구석에 있었다. 이러니 못 찾을 만도 하지.

 

탕볶밥을 시켰다. 탕수육과 볶음밥을 함께 맛볼 수 있도록 내놓은 메뉴다. 사실 중국집에 혼자 가서 가장 먹기 어려운게 탕수육이다. 럭키. 정직하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단지 한동안 먹지 못해 그냥 주문한 것이다. 먼저 탕수육부터 간장에 찍어 먹었다. 바삭하면서도 쫄깃하다. 예사 맛이 아니다. 그리고 밥을 숟가락으로 떴다. 불맛이 난다. 제대로다. 동네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곳에서 먹은 식어빠진 볶음밥에 실망했던 터라 눈이 번쩍 뜨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많다. 가장 호기심을 자극한 건 누룽지탕이었다. 해물건더기가 푸짐해 절로 군침이 돌았다. 주인께서 직접 서빙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다음번에 혹시 오게 되면 반드시.

 

맛집 탐방 글까지 이곳에 소개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실지는 모르겠다. 굳이 안 될 건 뭐 있나라는 오기가 드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를 나누는 마음이 더 컸다. 낯선 곳에 가면 이왕이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은가? 그럴 땐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된다, 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돈을 받거나 한끼 공짜로 얻어먹고 쓰는 건 안되겠지만. 참고로 내 돈을 냈고 탕볶밥은 8,500원이었다. 구파발 이얼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무 사이트나 들어가 쳐보면 바로 나온다.

 

사진 출처: https://blog.naver.com/abelskin1/221078227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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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1
후루다테 하루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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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스포츠의 꽃은 빙상이 아니다, 적어도 티브이 시청율만 보면. 관중수나 티브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볼 때 넘버 원은 배구다. 초창기에는 농구가 앞섰으나 어느새 배구가 선두로 올라섰다. 이유가 뭘까? 사실 박진감만 따지면 배구는 농구에 비할 종목이 아니다. 일단 네트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경기라 몸싸움이 없고 중간중간 자주 끊긴다. 움직임도 그다지 크기 않다. 그러나 이 모든 단점을 극복할 장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스파이크다. 점프해서 토스해주는 공을 향해 손을 휘두르는 장면을 보면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하이큐>는 배구의 참재미를 일깨워주는 만화다. 사실 그동안 다양한 스포츠 만화가 소개되었으나 배구는 없었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희한하다. 듣도 보도 못한 종목까지 시시콜콜히 캐내는 상황에서 말이다. 여하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주인공과 팀원들을 보노라면 절로 배구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참고로 이 만화를 보며 한국프로배구도 보게 되었다, 남자팀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팀은 대한항공이고 여자팀은 현대건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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