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포구에 있는 주민편익시설. 건물안에는 사우나뿐만 아니라 체력단련실과 독서실,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있으며 매우 싼 값에 이용이 가능하다.
마포주민편익시설,
박수를 받아 마땅한 좋은 정책
동네 일대가 재건축이 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대중목욕탕이 사라진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한달에 한번은 가곤 했다. 특히 등산을 하고 나서 피곤한 몸을 욕조에 담그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집에 욕조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먼트에는 그마저 없다고 하는데.
지난주 영화를 보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에 들렀다. 올 겨울 들어 최악의 추위였다. 이왕 간 김에 연속해서 보고 싶어 티켓을 끊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두번 계속 관람은 무리라 한 편만 보고 집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아뿔싸 정작 하이라이트는 저녁 상영 영화였다. 중간에 세시간 정도 뜨는데 어떡하지? 카페에 들어가 죽 때리기도 그렇고 식사를 하며 보내기에도 어정쩡하다.
그래, 이럴 땐 목욕탕이지? 부랴부랴 휴대폰으로 상암동 인근 사우나를 찾아보았다. 번화기이고 인근에 대형 아파트먼트 단지가 있는데 의외로 없었다. 게다가 월드컵 경기장까지 가야 했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나라고 고민할 때 의외의 발견을 하였다. 구에서 운영하는 목욕탕이 있다는 정보였다.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 감이 잘 잡히지 않아 리뷰를 읽어보니 구민은 3천 원, 타 지역 시민은 5천 원에 이용이 가능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찾아갔다. 건물안에는 사우나뿐만 아니라 체력단련실과 독서실,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다.
지하에 있는 목욕탕을 찾았다. 일반 사우나보다 약간 규모가 작았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온탕, 열탕, 습식, 건식 사우나, 냉탕. 얼른 샤워부터 하고 탕에 몸을 담갔다. 아, 정말 하루의 피곤에 날아간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를 실감했다. 그렇게 꿀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바깥은 여전히 추웠지만, 저녁이라 기온이 더 내려갔지만 훈훈했다. 덕분에 영화도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마을에 목욕탕이 없어 관청에서 직접 지어 서비스 한다는 이야기는 시골에나 해당되는 줄 알았다. 직접 이용해 보니 도시에도 꼭 필요한 시설이었다. 주민들은 싼 값에 자주 이용하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다른 동네 사람들도 들른 김에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부가 하는 일을 칭찬하는데 매우 이색한데 마포구의 목욕탕 운영은 박수를 받아 마땅한 좋은 정책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널리 확산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