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랑의 기적
세비지 스티브 홀랜드 감독, 존 쿠삭 외 출연 / 시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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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존 쿠삭의 팬이다. 결혼전부터 그랬다. 그렇다면 나는 비슷하게 생겼어야 마땅한데, 아니 풍기는 이미지라도 흡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상형과 현실은 다르다는 이야긴가? 참고로 나는 윤계상을 닮았다는 소리는 종종 들었다. 물론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존 쿠삭이 주연한 베터 오프를 보았다. 오로지 그가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1980년에 제작한 영화니 당연히 풋풋하다. 지금도 썩 괜찮지만 어렸을 때는 정말 미소년이다. 아내가 반할만하다. 그렇다고 질투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줄거리는 간단하다 좋아하는 여자가 생겨 어떻게든 꼬시려고 하는데 같은 학교의 스포츠 영웅들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는다. 운동선수를 흠모하는 여고생이라는 고전적인 미국식 설정이다. 둘은 라이벌 관계를 갖게 되고 결국 스키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결국 예상대로 존 쿠삭이 승리하는데 마무리는 이상하게 흘러간다, 진정으로 좋아했던 사람은 따로 있었다는 엉뚱한. 그럼에도 존 쿠삭의 풋풋함이 모든걸 용서한다. 아무튼 존의 열혈 팬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서 볼 필요까지는 없는 영화다. 그만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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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파트 1 (미제 유괴 살인사건)
제제 타카히사 감독, 사토 코이치 외 출연 / 인포(INFO)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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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일본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물론 식민지 경험 탓에 분노가 컸지만 그 속에는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초조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새 우리는 더이상 일본을 부러워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물론 여전히 격차는 존재하지만 과거처럼은 아니다. 어느 정도 대등한 관계가 된 것이다. 특히 영화와 관련해서는 살짝 아래로 내려다보는 미음이 생긴다. 스토리나 구성, 특수효과나 배우 등 모든 면에서 일본은 지리멸렬하고 있다. 특유의 관료주의가 뼈속깊이 박혀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유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육사>도 그렇다. 1989년 발생한 유괴사건. 영원히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지만 불과 공소시효 1년을 남기고 다시 분발하여 재수사에 착수한다. 그 과정에서 경찰내 은폐의혹이 드러나면서 시건은 점점 꼬여가는데. 결론은 허무하게 끝이 난다. 누구 하나 튀지 않고 무난하게 자기 역에만 충실한 범작이 되고 말았다. 보는 내내 어쩔 수 없이 <살인의 추억>과 비교하게 되었다. 소재는 다르지만 미해결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이토록 다르다니. 나라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로 뭔가 메시지를 주겠다는 의식측면에서 일본은 완패다.

 

참고로 이 영화는 파트 1과 2를 연이어 보아야 한다. 별도의 영화나 속편이 아니다. 우리같으면 한 세트로 발매했을텐데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참 일본인다운 형식주의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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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언덕 풍경 민음사 모던 클래식 61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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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은 재미있는 소설에 주는 상이 아니다. 뭔가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이에게 수상한다. 가즈오는 완벽하게 후자에 해당한다. 영국인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사는 여인 에츠코. 그녀에게는 첫번째 낳은 딸이 있는데 자살을 하고 만다.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두번째 남편에게서 얻는 딸이 집에 와 위로를 건넨다. 소설은 예츠코가 일본에서 첫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밴 딸을 임심했을 때 만난 모녀를 떠올리면서 시작한다. 스토리 자체로 보면 별게 아닌것 같지만 형식적으로는 참신하다. 겹겹의 장치를 만들어 빠져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즈오의 이런 장기는 이후 소설에서도 계속 반복된다. 데뷰때부터 자신의 스타일을 확고히 다져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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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
문현성 감독, 이선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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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없이 본 영화가 뜻밖에 기쁨을 주기도 한다. 내게는 <빅>이 그랬다. 죄다 화제작에 몰리느라 별 수 없이 관객이 별로 없는 영화를 골라본게 대박이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심심풀이 시간떼우기용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2시간 가까이 상영함으로써 의자를 들썩거렸다. 한시간 40분쯤으로 끊었으면 딱 좋았을걸. 만화가 원작이라 정통 사극과는 거리가 멀다. 임금과 사관이 사건을 처리하며 주변의 역도를 물리친다는 내용 자체가 판타지에 가깝다.

 

문제는 줄거리가 아니라 노선의 불명확함이다. 유머면 유머, 스펙터글이면 스펙터클, 액션이면 액션식으로 한 줄기를 파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선균과 안재홍의 캐미는 어색했고 씨지는 과도하게 많았고 어색했다. 조선명탐정의 아류같다고나 할까? 결정적으로 두 콤비의 유머를 뒷받침해야 하는 조연들이 쓸데없이 비장했다. 마치 팔장끼고 인상쓰는 관객들에서 개그맨 두 명만이 무대에 올라 쌩쇼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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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림 읽기 - 알베르토 망구엘의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미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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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쉬운 책이 있는가 하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대부분 좋은 책은 전자에 해당한다. 읽히지 않는 서적이 좋을리가 없다. 지은이 스스로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을 현학적인 표현으로 치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운 단어와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을 때도 있다. 재미가 아닌 학습을 요구하는 책들이 그렇다. 곧 독자들도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이해가 된다.

 

<나의 그림 읽기>는 미술을 통해 본 문화사다. 원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총망라하여 그림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많은 관련 서적들이 본질이 아닌 곁가지에 치중했다면 이 책은 그림 자체가 전해주는 메시지와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이를 테면 원시시대 동굴벽화에 남겨진 손도장은 피빛 일몰의 종말을 암시한다는 식이다. 물론 좀더 다양한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그 시절이 절로 떠오르는 탁월한 풀이임에는 틀림없다. 진정으로 그림을 알고 싶으시다면 이 책 한권쯤은 꼼꼼이 읽고 전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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