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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레오이 마을에는 히마리 씨가 있다. : 첫봄은 개를 데리고 나온 유부녀와 - Novel Engine POP ㅣ 하레오이 마을에는 히마리 씨가 있다.
노무라 미즈키 지음, 시무라 타카코 그림, 김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일본과 한국의 아이들은 비슷해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은 특별한 연습생 기간없이 바로 데뷰시킨다. 우리같으면 무대에 올릴 엄두도 나지 않는 실력의 여중생들이 당당하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그 수준은 학예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한국은 프로가 되기 전에는 절대 나서지 않는다. 어느 수준에 올라섰더라도 운이 나쁘면 엎어지기 일쑤다. 결과적으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통하는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갖추게 된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고는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보다 많은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는 단연코 일본이 앞선다. 곧 일정 수준 이하더라도 시작은 보장한다. 인기를 얻고 못얻고는 그 다음 문제다. 소설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쓰는 이들도 작가행세를 한다. 연령도 상관이 없다. 10대에 데뷰하는 경우도 흔하다. 동인지에 싣기도 민망한 낙서같은 글도 버젓이 책으로 출간된다.
<하레오이 마을에는 히마리 씨가 있다. : 첫봄은 개를 데리고 나온 유부녀와>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번 읽고 버려도 상관없는 장난같은 글이다. 우연히 사랑에 눈이 떴는데 하필 상대가 유부녀였다. 그렇다고 관계가 진전되는 것도 아니고 흐지부지된다. 그래서 뭐?
그러나 이런 글에도 장점은 있다. 일본이 얼마나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양질전환의 법칙처럼 글을 쓰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그 중에 보석같은 작가가 짠하고 탄생할 확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센스있는 분이라면 이 책의 저자 노무라 미즈키도 그냥 그저그런 글쟁이로 생을 마감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발견했을 것이다. 힌트는 제목에 있다. 그의 목표는 안톤 체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