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현대음악과의 만남 - 필립 글래스.쇼스타코비치.메시앙의 시대 클래식 시대와의 만남 5
데이비드 맥클리리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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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앞에 현대라는 말이 붙으면 일단 난해하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힌다. 현대 미술, 현대 음악, 현대 무용. 아!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맞다. 그래야 한다. 현대문화가 노리는 것이 바로 그런 아노미 상태인 것이다. 곧 오늘날 우리는 복잡다단한 사회에 살고 있다. 예술 또한 이 현실을 반영해야 마땅하다. 자동차 경적 소리, 길바닥에 나뒹구는 쓰레기 자국, 케이팝에 맞추어 거리에서 펼펴지는 플레시 몹 등 이 모든 것들이 바로 현대를 상징하는 것이다.

 

<클래식, 현대음악과의 만남>은 19세기 말 새로운 음악사조부터 최근 영화음악으로 활용되는 컨펨프러리 뮤직의 역사를 흥미럽게 펼펴보이고 있다. 쇼스타코피티나 거쉬인 등 스스로 원한지 않았지만 결국 새로운 시대를 연 작곡가들이야말로 현대음악의 시초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다. 저자가 현대음악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현대음악은 2차 세계대전이후 기존의 멜로디 위주의 음악 장르에서 탈피하여 소리의 생생함에 집중하면서 부터이다. 존 케이지나 윤이상이 대표적이다. 전위적이고 생뚱맞는 느낌의 현대음악은 뜻밖에 영화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사운드트랙으로 활용된 것이다. 필립 글래스나 마이클 니먼이 영화 <디 아더스>나 <피아노>에 자신의 작품을 배경으로 삽입한 것이다. 음악으로만 들었을 때는 왠지 생경했지만 영상과 결합되면서 새 생명을 얻게 된 것이다. 

 

과연 현대음악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한가지 분명한 건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도는 계속 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연결되면서 완전히 다른 장르를 열어갈 것이다.

 

덧붙이는 말

 

이 책의 장점은 내용에 있는게 아니라 부록으로 제공되는 2장의 시디다. 현대음악을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새로운 음악을 대거 소개하고 있어 듣는 이들에게 깜짝 즐거움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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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딸 - 포스트카드(5종)
김형협 감독, 윤제문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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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뒤바뀌는, 특히 성별이 달라지는 이야기는 흔한 소재다. 특히 일본에서는 신물이 날 정도로 우려먹는다. 최근작 <너의 이름은>도 이 공식을 따르고 있다. 물론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 일본은 이토록 신체의 체인지에 열광하는 것일까? 사회를 짓누르는 엄격한 구분탓인가? 아니면 억압이 많아 이렇게라도 터뜨리는 것일까?

 

아무튼 <아빠는 딸>도 사실은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여고생과 아빠가 일주일간 바뀐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단 다투기라도 하면 이런 상황은 계속 연장된다. 뻔한 결말이 아른거린다. 둘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결국 화해한다. 재미를 이끌려면 바뀐 상황을 어떻게 연기하는에 달려있다. 곧 아빠로 변한 정소민과 딸이 된 윤제문이 관객들이 깜짝 놀랄만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두 사람은 그 역할을 그다지 잘해내지 못했다. 윤제문이 아무리 깜찍하게 눈웃음치고 시스터의 춤을 따라한들 그저 아저씨의 딸 흉내내기에 불과했다. 정소민 또한 40대 후반의 아저씨 감성을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엔딩 크래딧에 나온 비디오 촬영본 또한 억지 춘향같아서 썩 달갑지 않았다. 전형적인 사족이었다. 그럼애도 한가지 위안을 삼자면 정소민를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여하튼 주인공을 할 정도로 성장했으니 영화와 역만 잘 고르면 차세대 퀸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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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승자와 패자 - 극장판
미츠나카 스스무 감독, 이리노 미유 외 목소리 / 아이브엔터테인먼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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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이 성공을 거두려면 다음 편이 기다려저야 한다. 뭔가 폭풍이 몰아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다음 뚝. <하이큐, 끝의 시작>을 본 관객이라면 당연히 후속 이야기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몸만 풀다 만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이런 미진한 기분은 <하이큐. 승자와 패자>에서도 풀리지 않는다. 도내 예선전은 커녕 연습경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마음 편히 배구의 매력을 만화로 차근차근 예습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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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끝과 시작 : 극장판
미츠나카 스스무 감독, 히노 사토시 외 목소리 / 아이브엔터테인먼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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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슬램 덩크>에 버금갈만한 스포츠 만화가 나오리라 예상했지만 번번이 빗나갔다. 오랜 강호 야구, 또 새로운 신성 탁구, 거기에 볼링까지. 다 고만고만한 재미에 갈증은 더해가기만 했는데 드디어 폭탄 터지듯 등장한 것이 바로 <하이쿠>. 종목은 배구.

 

사실 배구는 답답한 경기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시합을 하기 때문에 몸 싸움이 발생할 리가 없다. 게다가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진다. 실제로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서브 랠리권을 없애고 바로 포인트를 인정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재미있는게 스포츠다. 다양한 포매이션과 스파이크의 강렬함, 그리고 몸을 날리는 수비까지. 직접 몸을 부딪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우아해 보이는 점프까지. <하이쿠>는 이 지점을 파고 들었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가는 학원 스포츠의 매력을 더해서.

 

극장판은 티브이판을 모은 것이다. 하이쿠의 열혈 팬이라면 두가지 모두를 다 보아야하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스포츠 애니메이션을 보실 분들에게는 극장판을 추천한다. 짧은 시간안에 배구의 묘미를 모두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도 배구 인기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과거에는 그나마 남자 배구가 관객을 끌어모았는데 요즘에는 여자 배구에도 사람이 몰린다. 아무래도 미모의 선수가 많아서겠지, 라고 속으로 생각해본다. 여하튼 처음엔 외모를 보고 갔다고 하더라도 보다보면 빠지는게 스포츠니까 마냥 나무랄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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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
폴 비티 지음, 이나경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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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서 놀란 것은 지방출신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니 굳이 이곳에 올 이유가 있나? 각 지역마다 국립대학도 있고 사립대학도 있는데. 경영학과나 물리학과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생각해보면 난 정말 순진했고 달리 보면 진짜 멍청했다. 야, 이 바보야, 간판이 다르잖아, 간판이.

 

흑인이 되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그들이 알게 모르게 차별을 겪는건 알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인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막연했던 내 감정은 미국에 가서야 확실해졌다. 아무리 평등사회라고 해도 엄연인 인종차별이 있었으며 그 벽은 상상이상으로 견고했다. 역설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금지하는 법과 제도를 갖추고는 있었지만.

 

인종이라는 콘크리트 장벽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우위에 선 자가 다가가는 방법도 있지만 약자가 자신을 놓을줄도 알아야 한다. 곧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자기 비하도 재미있게 응용할 줄 알아야 한다. 흑인이 스스로를 니그로라고 부르는 식으로.

 

<배반>은 인종분리를 유쾌하게 비꼬고 있다. 문장은 마치 리듬이 느껴지는 것처럼 흥겹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이렇게라도 풀지 못하면 이런 사회에서는 살아가기 너무 너무 힘들단 말이야, 라고 하소연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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