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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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사람과 물자가 몰리고 시골이 몰락해가는건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아무리 국가가 나서 지방분권을 외친들 그 때 뿐이다. 그게 어쩌면 세상의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마냥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뭔가 활기가 있어야 한다. 비록 반짝하고 마는 것일지라도.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죄다 큰 도시로 떠나고 생필품 하나 사려고 해도 차로 이동해야만 하는 오지. 그곳에 황금마차가 들어선다. 노인들의 주문을 받아 각종 물건을 사다주고 말벗도 해드린다. 정말 동화같은 이야기다. 훈훈하고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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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도사진 - 제3공화국과 유신의 추억 1967-1979
한국사진기자협회 엮음 / 눈빛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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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 언론은 대부분 어용이었다. 정부가 제공하는 자료를 그대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읊었다. 게다가 보도지침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신문사나 방송사에 정부기관요원이 아예 파견나와 있었다. 그 결과 국민들은 뉴스를 믿지 않았다. 만약 1987년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관용방송과 신문만을 보고 들었을 것이다.

 

<한국의 보도사진>은 1960년대와 70년대 참혹한 시절의 기록이다. 검열을 거친 사진과 기사이기에 사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기자는 행간에 비밀을 숨겨두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마나 기록을 남겨두었기에 우리는 그 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게다가 사진은 강한 임팩트가 있다. 수많은 글보다 이미지 한 장으로 진실에 성큼 다가갈 수 있다.  

 

덧붙이는 말

 

군부독재시절의 언론은 제약이 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제를 굳이 '제3공화국와 유신의 추억'이라고 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추억이란 호의적인 기억을 말하고 설령 양보한다고 해도 부정적인 느낌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유신의 향수에 젖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도 있겠지만. 감옥에 있는 박 여사를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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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감투 1 한국만화걸작선
신문수 지음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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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는 영광과 오욕이 교차한 시대였다. 전쟁의 상혼을 딛고 이제 좀 먹고 살만해지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대중문화의 문을 열어젖힌 것이 명이라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장기독재체제의 기틀을 마련하려 한 시도는 암이었다.

 

어린이 잡지는 이 와중에 전성기를 맞았다. <어깨동무>, <새소년>, <소년중앙> 등이 다달이 아이들을 유혹의 바다로 끌어당겼다. 특히 어떤 부록이 나오느냐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지금 기준으로 보아도 꽤 유용한 과학키트같은 특별 부록이 줄줄이 나왔다. 거기에 더해 본책과 별도로 아예 만화만 실은 별쇄본도 따로 제공되었다. 정말 천국같은 나날이었다.

 

<도깨비 감투>는 어깨동무의 특별부록으로 선을 보였다. 감투를 쓰면 투명인간이 된다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정말 내가 남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만화가 단행본으로 새로 선을 보였다. 어린 시절 만화에 심취했던 이들에게는 뜻밖의 기분좋은 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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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불출 1
강철수 지음 / 우석출판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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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만화를 보는 이유는 대부분 추억에 젖기 위해서다. 곧 어렸을 적 즐겁게 본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어서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오로지 작가 이름만 믿고 그가 그린 만화를 찾아보는 경우도 있다. 강철수가 그랬다. 그림도 좋았지만 그보다 재치있는 대사가 돋보였다. <팔불출>도 예외가 아니었다. 가진건 건강한 몸 하나뿐인 주인공이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에는 귀신도, 예쁜 여인네도, 흉가도 나온다. 정직하게 말해 요즘의 감성으로 보자면 전설의 고향같은 느낌이지만 나름대로 향수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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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단 한명의 작가를 꼽아야 한다면 나는 역시 카프카를 선정할 수밖에 없다. 단지 그의 작품때문만은 아니다. 살아 생전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매력 포인트도 별 의미가 없다. 오로지 단 하나  작가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사실이 나를 움직였다. 역설적으로 그는 죽기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자신을 위장했지만 스스로 작가임을 잊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대중적 아우라와 자기 만족 사이에서의 방황

 

새해 첫날을 맞는 소감은 별다를게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보리차를 마시고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고 짬이 나면 식사를 한다. 불행하게도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 작년에 장모님이 돌아가셔서 혼자 되신 장인어른댁에 찾아뵙는 것이다. 과거에는 1월 1일에 간 적이 없는데 아무래도 아내가 신경이 쓰이는가 보다. 처형과 형님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중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한 조카와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살짝 리듬이 깨진 느낌이 들어 언제나처럼 공원을 30분쯤 설렁설렁 뛰었다. 그리고 나니 겨우 평상심을 되찾는 것 같다. 집에 돌아와 문자 안부를 주고 받은 처남과 아무래도 직접 목소리를 듣고 말하는게 나은 듯 싶어 통화를 하고 드디어 의자에 앉았다. 아, 행복하다. 역시 나는 글쓰는걸 가장 사랑하는구나.

 

그러나 앞으로 글쟁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살짝 걱정도 된다. 이미지나 영상이 주류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글은 단순한 도구로 전락하는건 아닌가? 이를 테면 영화 <신과 함께>나 웹툰은 즐겨 보지만 내용의 핵심은 지옥세계를 다룬 설화집을 들추어볼 사람이 있을까? 영상화되지 못하는 글은 사장화되거나 판소리나 타령처럼 정부의 지원을 받아 근근이 명맥만 이어가는 것은 아닐까?

 

그게 왜 문제냐구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운이 좋으면 판권 계약을 해서 더 큰 돈을 벌수 있는 거 아닌가?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 걱정은 영상과의 불화가 아니다. 이미지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버틸수 없는 세상에서 글은 대체 어떤 의미인지이다. 조회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짤로 통하는 짤막한 영상도 히트를 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클릭수를 자랑하지만 하루이틀 고생해가며 올린 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물론 나 또한 가끔 유튜브에 올라온 비디오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긴 하지만 과연 글보다 더 나은 상업적 대접을 받는 것이 마땅한지는 의문이다.

 

작가에게 남은 길은 이미지에 종속되느냐? 아니면 고고하게 은둔자가 될 것이지 중에서 선택할 일만 남았다.  곧 대중적 아우라와 자기 만족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만약 전자를 택한다면 부는 쌓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자로 전락하지만 후자를 결정한다면 쓰는 족족 책상 서랍에 넣거나 혹은 유에스비에 저장한 후 믿을만한 친구에게 제발 발표하지 말고 불에 태우거나 파기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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