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야마자키 마리 지음, 김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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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몸과 마음이 온전한 나이는 75세 정도까지가 아닌 듯 싶다. 물론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여하튼 중요한 건 인생은 참으로 짧다는 사실이다. 이것저것 남의 눈치 보면서 살다가 제데로 즐기지도 못하는 죽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다음에, 나중에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다. 연애는 대학가서, 군대는 다녀와야, 예비군은 언제 끝나나, 민방위가 남았네, 시집은 언제가, 장가는 언제가, 애는 언제 낳아, 집은 어떻게 언제 마련할 거야, 은퇴준비는 했어, 최소 한달에 생활비로 250만원은 든다는데. 참 고민의 롤러코스터다.

 

그러나 여기 시시하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후 10대 때부터 외국에 나가 산 사람이 있다. 야마자키 마리는 부모의 개방적 철학 덕에 아주 이른 나이때부터 남의 시선따위는 신경쓰자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삐뜰어졌다구. 아니다.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거쳐 진정 행복한 일을 찾았다.

 

이 책은 시시하게 살지 않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담은 지침서다. 남들처럼 살지 않는다. 자유롭게 산다. 재미없는 건 사양한다. 마치 철부지 아이들의 투정같지만 왜 이런 쌈박한 아이디어를 진작 실천으로 옮기지 않았나 후회되는 요즘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더이상 뒤로 몰러서지 않고 하나씩 생활에서 성심성의껏 적용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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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그녀에게 시선이 갈까? - 알게 모르게 마음을 사로잡는 몸짓의 비밀
나카이 노부유키 지음, 정은희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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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떠나 시선을 끄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가 뭘까, 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궁금하기는 했다. 내 나름대로 추측해보자면 우선 당당해야 한다. 곧 눈을 내리깔거나 회피하지 말고 상대를 보며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 살짝 미소가 감돌아도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헤프게 만면에 ㅋㅋㅋ 사인을 보내서도 안된다. 차라리 담담하고 정중하게 또박또박 말하는게 좋다. 짝발은 절대 금지다. 말하면서 지나치게 손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또한 대화 상대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도 필수다.

 

<왜 자꾸 그녀에게 시선이 갈까?>는 얼핏 보면 면접가이드북같지만 사실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면서도 끌리는 이유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 스스로 모델 경험이 있어서인지 내용 하나하나가 구체적인고 세심하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볼 때 손으로 화면을 가리면 멋이 떨어지지만 손가락을 들어 여백을 보이게 하면 훨씬 우아하게 보인다든가. 꼭 따라 할 필요는 없지만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듯한 기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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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쿨버스 운전사입니다 - 빈털터리 소설가와 특별한 아이들의 유쾌한 인생 수업
크레이그 데이비드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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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불행은 일자리가 없는게 아니라 글감이 떨어질 때이다. 실제로 전업작가들은 비슷한 고민을 한다. 거의 매일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보면 현실감각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신 망상은 부풀대로 부풀어 매우 잔인하고 냉정한 자의식 과잉의 글들이 쏟아진다. 소설가들의 글이 자폐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만큼 유쾌하고 발랄할 글을 쓰기가 어렵다.

 

<나는 스쿨버스 운전사입니다>는 하는 일마다 꼬여 완전히 코너에 몰린 지은이가 버스를 운전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뭐가 대수냐 싶지만 그 버스가 특수 아동을 태우는 것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담긴 보물상자가 된다.

 

물론 크레이그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버스를 몰아 아이들과 함께 다니며 그는 자신만의 작가적 재능을 발견했다.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더 좋아하며 실화의 감동을 전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곧 스스로 겪지 못한 꾸며낸 글에는 소질이 없었다.

 

이 에세이는 보편성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이야기 자체로는 그다지 매력이 없다. 중간중간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전체 내용을 알 수 있을만큼 진부하다. 적어도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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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록 명반 가이드북 - 탐미주의자를 현혹하는 예술적인 음악 Annapurna’s Record Guide Book 2
이진욱.정철.제해용 지음 / 안나푸르나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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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퍼센트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책을 내는 출판사가 있을까? 지은이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거나 정부에서 대신 돈을 내는 경우는 제외하고. 물론 약간의 과장이 섞였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을 수 없음을 알고도 소수의 마니아를  위해 십자가를 매는 사람도 있다. <안나푸르나>가 그렇다.

 

최규성의 <대중가요 LP 가이드북>을 낼 때부터 심상치 않다고 여겼는데 세상에나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니? 요즘 세상에 누가 관심이나 있을까? 사실은 그래서 더 감동이다. 한 때 골방에 숨어 숨죽여 듣던 이들에게는 추억의 명반을 만나는 기쁨이 더할 듯하다.

 

흥미로운 점은 프로그래시브 록은 하드한 미국에 대항해 혹은 반항해 아트적 아름다움을 더한 유럽의 산물이다. 한국에서는 록 발라드라고도 불리는데 여하튼 무조건 때려부수는 록이 아니라 멜로디와 선율이 살아있어 꽤 인기를 얻었다. 개인적으로는 록시 뮤직을 만나 반가웠다. 평론가의 말대로 그들은 가장 예술적인 밴드였다. 짬 나시는 분들은 '포 유어 플레저(For your pleasure)' 음반을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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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존 윅: 리로드 - 풀슬립 일반판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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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노 리브스를 볼 때마다 유지태가 떠오른다. 두 배우 모두 훤칠한 키에 잘 생긴건 기본이고 거기에 우수어린 분위기가 감돌기 때문이다. 또다른 공통점도 있다. 데뷰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지만 기대와 달리 대배우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스피드>와 <올드 보이>에서 보여주었던 충격적인 아우라를 과연 되찾을 수 있을까?

 

<존 윅: 리로드>는 <존 윅>의 속편이다. 최고의 킬러였던 그는 은퇴를 한 상태지만 사람들은 가만두지 않는다. 그만큼 세상에는 죽여야 할 인간이 많기 때문인가? 아니면 자신의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으면서 복수하고 싶은 원초적 욕망이 큰 탓인가?

 

아무튼 존 윅은 어쩔 수 없이(?) 또다시 총을 뽑아든다. 그 다음 내용은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온갖 우여곡절끝에 임무를 완수하고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만약 흥행에 성공하여 3편을 만들 여력이 된다면.

 

액션만 본다면 재밌다. 기본중의 기본인 자동차 추격씬도 박진감이 넘치고 일대일 격투도 마치 홍콩 느와르를 보는 듯 하다. 그러나 원맨쇼는 한계에 부딪치고 대체 존 윅은 왜 저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키아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연출이 과하다는 이야기다. 역설적으로 그를 뒷받침하는 조연들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와 견줄만한 비중의 인물이 매우 아쉬웠다.최근 정의감 넘치는 사기꾼 캐릭터로 변신했지만 주변 캐릭터들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유지태와 평행이론을 이룬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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