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맛있는 녀석들>. 비결은 단순히 먹기만 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한입만이나 팁 추가와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있다. 곧 먹방을 빙자한 일종의 개그 코너라고 할 수 있다.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 네명 각자의 능력과 조화와 롱런을 이끌고 있다.
진심으로 즐기면서 행복하게 먹는 네 사람의 승리
열풍처럼 몰아닥친 먹방도 이젠 끝물이다. 관련 방송 프로그램도 서서히 줄고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원래 음식 이야기는 불황일 때 인기를 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돈으로 사치를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을 써도 한 끼에 한 사람이 백만 원 이상 지출하기는 어려운 법이니까. 따라서 경제가 어려울 때는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게 마련이고 푸드는 가장 적절한 멋잇감이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처음엔 케이블의 스핀 오프(번외편) 정도로 출발했던 <맛있는 녀석들>이 어느덧 148회를 넘겼다. 2015년 1월 30일 첫 방송을 했으니 조금만 더 지나면 3년째가 된다. 대단한 기록이다. 변변한 게스트도 없이 게다가 잘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이 정도로 오래 인기를 끈다는 것이 말이다.
컨셉도 단순하다. 네 명이 식당을 찾아 게임을 통해 한 사람은 못 먹는 방식이다. 하루에 두 군데를 가니 재수가 없으면 연속으로 굶을 수도 있다. 여기에 한입만이라는 묘수가 등장한다. 곧 꽝이 되더라도 한입은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아예 못먹게 하다가 도입된 제도인데 히트를 쳤다. 게다가 각자의 팁을 더해 음식을 더욱 풍성하게 보이도록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맛있는 녀석들>의 주역은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이다. 케미가 좋을 뿐만 아니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매주 새로운 개그 코너를 보는 느낌을 줄 정도다. 그만큼 내공과 순발력이 좋다는 얘기다. 기존의 요리 대표 프로그램이었던 <식신로도>가 정준하의 억지 진행으로 불쾌감을 준 것과는 딴판이다.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들 넷이 진심으로 먹는 것을 즐기고 행복해 한다는 점이다. 사실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하루에 두 군에 식당을 다니며 맛있게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때로는 먹다 지치기도 한다. 그걸 또 웃음코드로 살려내니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넷 모두 좋아하지만 특별히 유민상씨를 칭찬하고 싶다. <개그 콘서트>에서 볼 때는 존재감이 그다지 없었는데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숨은 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종의 주제나 스토리를 만들어 재미있게 이끌뿐 아니라 구박받는 형 역할도 잘 소화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장기는 <나고야 특집>에서도 빛을 발했다. 일본어 실력을 앞세워 사전 답사를 직접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제작진 전체를 이끌고 프로그램 방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근래에 본 방송 중 가장 웃었다. 앞으로도 부디 탈나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한 먹방 방송을 계속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