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레오폴트 인펠트 지음, 조호근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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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알쓸신잡 1을 재미있게 보았다. 모이면 정치 아니면 할 이야기가 없다고 여겨지던 아저씨들이 철학, 정치, 경제, 과학, 음식, 소설,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잡담을 나눌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2는 실망이다. 딱 두 명만이 빠졌을 뿐인데 대화의 균형추가 확 쏠려버리는 걸 느낀다. 곧 유시민이 절반 이상을 독식한다. 아무리 좋은 주제라도 한 사람이 독점하면 그건 강요에 불과하다.

 

<물리는 어떻게 진화했는가>는 아인슈타인가 인펠트와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낸 것이다. 두 사람은 가벼운 잡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말이 그렇지 매우 심호한 주제를 폭넓고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이를테면 '에테르와 역학적 세계관'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다고 여기실 분들도 있겠지만 다행히도(?) 수식은 단 하나도 없다. 오로지 문장과 간간이 그림을 섞었을 뿐이다.

 

단지 이 책 권을 읽었다고 해서 상대성 이론 모두를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물리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천해왔는지는 가볍게나마 알 수 있다. 물론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끝까지 회의적이지만 과학자의 양심으로 소개하기를 꺼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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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와 보디가드가 빈털터리가 되어 히치하이킹을 한다. 막상 차에 타고 보니 수녀들뿐이다. 둘은 그들 사이에 끼어 앉아 가게 되는데. 엄숙할 것 같은 분위기는 노래를 함께 부르면 한국 저리가라 관광버스로 변한다. 목사 아들인 잭슨은 신나서 박수까지 쳐대며 선창을 날려대지만 라이언은 죽을 멋이다. <킬러의 보디가드>의 멋진 한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이것이다. 이 내용을 시나리오에 넣은 작가에게 브라보를 외친다.

 

 라이언과 사무엘의 철떡 궁합

 

액션 영화는 적이 강해야 한다. 그래야만 주인공이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시대에 따라 대상이 바뀐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이후에는 독일이었던 주적이 냉전시대에는 소련으로, 소련이 무너진 후에는 중동의 게릴라들이 악의 화신으로 활약(?)해 주었다. 최근에는 심심치 않게 북한의 김정은도 나온다.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의 격파상대는 벨라루스의 전직 대통령이다. 유럽의 유일한 독재국가의 지도자답게 악명이 자자하다. 그를 헤이그 국제재판에 세워 벌을 주려고 하는데 문제는 피해자들의 살해당하거나 숨는다는 점이다. 판결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이러다가는 풀려나 다시 대통령이 된다.

 

이런 긴박한 상황과 상관없이 영화는 시종 유쾌하다. 킬러와 보디가드라는 철천지 원수가 한 팀이 되어 갖는 고난을 뚫고 헤이그로 향하는 과정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관객들은 해피엔딩임을 알고 있기에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낄낄대며 함께 완주한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잭슨의 철떡 캐미 못지않게 돋보이는 건 다양한 음악이다. 팝송에서 솔에 이르기까지 화면을 종횡무진하며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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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이츠 폴>. 127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11시 드라맥스와 히스토리 채널에서 동시에 방영된다. 광고 아님.

 

1307년 10월 13일 금요일

 

 

트럼프가 또 일을 저질렀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대사관까지 옮기기로 한 것이다. 당장 발칵 뒤집혔다. 대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의문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화약고의 뇌관을 건드렸다는 사실이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처럼 미묘한 시기에 <나이츠폴>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동시에 방영되기 시작했다. 예루살렘을 빼앗긴 기독교인들의 순례의 위해 만들어진 기사단. 그들은 점차 세력을 확대하여 왕권은 물론 교황에게까지 위협이 되는데. 한 가지 약점이라면 성배를 잃어버렸다는 것. 주의 군을 자처하는 기사단으로서는 치명적이다, 그들은 성배를 찾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데 그것이 유명한 탬플기사단의 성스러운 여정이다.

 

드라마 <나이츠폴>은 기사단을 중심으로 사실과 허구를 가미하여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킨다. 비슷한 분위기의 <왕좌의 게임>이 완벽한 가상의 세계라면 기사단은 실제 있었던 사실이기에 몰입도가 더욱 높다. 아니나 다를까? 첫 회부터 기사단은 성배를 잃고 코너에 몰린다. 그러나 자신들의 성스러움을 증명하기 위해 왕권에 맞서 유대인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하나의 권력으로 우뚝 서게 된다. 언젠가는 교황에게까지 대항하는 상황이 연출될텐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실제로 기사단은 천주교로부터 동성애, 비리 집단으로 몰려 일시에 몰살된다. 13071013일 금요일에.

 

덧붙이는 말

 

유대인 박해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예수를 배반한 민족이라는 낙인이 일종의 원죄로 작용한 결과다. 그 정점은 나치의 대학살이지만 그 전에도 이런 저런 살육이 공공연히 자행되었다. <나이츠폴>에서도 왕권이 권력 강화와 위험회피수단으로 유대인을 학살하려는 장면이 나온다. 역설적인 사실은 유대인이 미국의 권력을 잡으면서 이제는 갑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던 땅을 빼앗은 것은 물론 이젠 예루살렘마저 자신들의 성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고 보면 <나이츠폴>은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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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빙 빈센트>의 한 장면

 

유명인의 요절은 늘 화제의 중심에 오르기 마련이다. 게다가 사후에 더욱 알려진 사람이라면 더욱 더. 반 고흐만큼 이 조건에 딱 맞는 예술가도 없다. 살아 생전 8년 동안 약 8백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지만 팔린 것은 단 한 장. 그것도 동생이 판매상을 대행하여 얻는 억지에 가까웠다. 죽음 또한 비참했다. 총기 자살. 한 쪽 귀를 잘라 창녀에게 갖다 준 사건에 비하면 도리어 얌전할 정도였다.

 

고흐의 편지를 배달했던 우체부의 아들은 아버지에게 제안을 받는다. 그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가족에게 전해주라고. 그러나 이미 동생마저 사망하고 이제 남은 건 고흐의 제수씨뿐. 롤랭은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흐의 발자취를 찾아가다 점점 의심에 빠져든다. 자살한 게 맞나? 미심쩍은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가 총을 쏜 현장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편지 내용으로 볼 때 고흐는 매우 안정적이었다. 도리어 의욕이 불타고 있었다. 고흐를 줄곧 놀리던 르네, 그를 후원하지만 딸과 사귀겠다고 선언한 고흐를 못마땅해했던 의사, 동네의 반 미치광이 등 모두가 용의선상에 올라 극적 긴장감을 더해간다.

 

영화는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는다. 그러나 고흐가 왜 불멸의 화가인지를 보여준다. 100여 명이 넘는 화가들이 참여한 화면은 매순간 살아서 꿈틀댄다.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이 낳은 위대한 성과다.

 

덧붙이는 말

 

계속 김광석이 떠올랐다. 그의 돌연한 죽음은 아직까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심지어는 김광석의 사망을 둘러싼 다큐까지 나왔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설령 범인이 있었다고 해도 그의 위대함이 손상되는 건 아니다. 물론 진실이 밝혀진다면 더 좋겠지만 보다 중요한건 잊지 않고 그의 노래를 꾸준히 들으며 예술의 영원성을 칭송하는 일이다. 고흐도 그걸 바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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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달러 힙합의 탄생 - 대한민국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 12인이 말하는 내 힙합의 모든 것
김봉현 지음 / 김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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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 대세는 아니지만 인기는 확실히 있다. 단지 <쇼미더 머니>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시장을 휩쓰는 케이팝 음악에도 랩이 꼭 들어있어서만도 아니다. 그럼 뭐냐? 돈을 잘 벌기 때문이다. 곧 돈과 인기라는 등식이 딱 들어맞는 장르가 바로 힙합이다. 사실 음악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나 예술에서 명망이 높다고 해서 부유하게 사는 건 아니다. 도리어 반대의 경우도 많다. 딴따라는 여전히 가난하다는 의식 또한 남아 있다. 힙합은 이 낡은 틀을 깨부셔버렸다. 젊은이들은 열광한다. 지 하고 싶은 말 마구 지껄이면서 돈도 왕창 벌고 그 사실을 거리낌없이 자랑하는 래퍼들에게.

 

<밀리언달러 힙합의 탄생>은 한국 힙합 신을 씹어 삼키는 선두주자들과의 대담집이다. 하나같이 자신만만하고 거만하며 거리낌이 없다. 예를 들어 도끼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지금 듣보잡인건 아는데 난 챔피언이 될거야. 결국 알리는 세계를 놀라게 하죠. 힙합은 늘 자기의 현재 삶보다 큰 걸 말해온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퍼펙트. 허세야말로 힙합정신 아니겠는가? 정신나간 놈들의 지껄임 정도로 여겨지던 힙합이 지금처럼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우뚝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아냥과 모욕을 견뎌내야 헸겠는가? 강력한 지기중심과 동료에 대한 리스펙트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인다. 물론 때로는 전쟁도 불사해야하겠지만.

 

인터뷰 모음집은 그냥 말하는 걸 받아적는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인터뷰어가 어떻게 설계하고 유도하느냐에 따라 말의 수준은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한다. 누구보다 상대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그가 하는 일에 대해 절대 꿇리지 않는 압도감이 있어야 한다. 김봉현은 딱 들어맞는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생생한 힙합책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나온 힙합 관련 서적들중에서 단연 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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