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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 투 잉글랜드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 스티브 쿠건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6년 8월
평점 :
<트립 투 이탈리아>를 보고 나서 당연히 든 생각은 언제 속편이 나오지? 역시 예감은 어긋나지 않았다. 이번엔 영국이다. 세상에 음식은 이젠 완전히 무시하기로 작정을 했군. 유럽에서도, 아니 세계적으로도 브리티시 푸드는 맛없기로 정평이 나있다. 오죽하며 대표음식이 기름 뚝뚝 흐르는 튀김생선과 감자겠는가?
여하튼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저씨 둘이 길을 나선다. 한명만 교체한 체. 보는 순간 둘은 완전 반대라는 걸 알았다. 한쪽은 쾌할하고 다른 한 명은 우울하고. 게다가 친하지도 않다. 대체 어떻게 여행을 감당할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둘은 내내 각자의 파트너에게 전화하기 바쁘고 정작 자기들끼리는 아재개그를 해대며 시간을 떼운다.
이를테면 따로 방을 구하지 못하자 난채해하며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어렵사리 각자 룸을 구해주는데 여자 종업원에게 건네는 농담이 진짜 야하다. 밤새 패딩은 했지만(끌어안고 몸을 부비는 행위) 삽입은 안했다구용. 너희들 우리나라같았으면 당장 에스엔에스에 올라간다.
결국 음식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고 아둥아둥하다 끝난다. 어떤 관객은 지루해 죽을 뻔 했다고도 하는데 뭘 그렇게 기대하고 그래, 라는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냉소적으로 웃고 떠드는 화면을 보면 가끔 낄낄거렸으면 됐지,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