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변호사 레비 씨, 스티브 잡스의 골칫덩이 픽사에 뛰어들다!
로렌스 레비 지음, 강유리 옮김 / 클레마지크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미국은 신화의 나라다. 무슨 소리냐구? 아메리칸 드림을 떠올려 보라. 실현 가능 여부를 떠나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다. 더 나아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까지. 그 이유는 단 하나. 역사라는 밑천이 짧기에 과거에 기댈 필요가 없어서다. 이런 상황에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일 수록 더 대접을 받는다. 어떤 나라에서 구멍가게에서나 팔법한 햄버거를 체인화하여 전세계에 내다 팔 생각을 하겠는가?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정점은 헐리우드다. 헐리우드야말로 세계의 꿈의 공장이다. 한 때 실리콘벨리가 이 아성에 도전하겠다고 덤볐지만 둘은 앙숙처럼 지내다 언제 그랬냐는듯 손을 맞잡았다. 미국 성공신황의 뒷 면에는 늘 야합(?)이 도사리고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변호사 레비 씨, 스티브 잡스의 골칫덩이 픽사에 뛰어들다!>는 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애플에서 밀려난 잡스가 권토중래를 꿈꾸며 차린 회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이야 명성이 자자한 기업이지만 당시만 해도 특수효과라는 자체가 대중화되지 않았기에 매우 실험적인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특히 콘테츠와 관련된 저작권을 다루는게 복잡했다.

 

만약 스티브가 단순한 엔지니어였다면 기술자만 모았겠지만 그는 탁월한 기업가였다. 무엇보다 법과 제도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게 급선무라고 여겼기에 무조건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하고자 했다. 레비는 그 대상이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픽사에 뛰어들었는데 막상 가고 보니 엉망진창이었다. 끝도 없는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었던 그에게 극적인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으니 그것은 바로 토이 스토리. 아, 하고 감탄을 내뱉게 된다. 이후 픽사는 넘버 원 그래픽 회사의 자리에 올랐고 단 한번도 그 지위를 내려놓지 않았다. 또 다른 아메리칸 드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츄"가 수록된 러블리즈의 미니앨범 1집.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이 음반은 기념비적이다.

 

케이 팝은 변종이다. 그 출발은 서태지다. 극단적으로 한국가요는 태지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이들이 있다. 나 또한 동의한다. '난 알아요'이전의 우리 노래는 멜로디 위주의 서양가락에 한국가사를 붙인 짬뽕이었다.

 

그러나 서태지가 등장하면서 서구의 트랜드, 당시에는 힙합과 갱스터가 유행했다, 와 매우 근접한 이른바 대중음악을 탄생시켰다. 시대를 읽지 못한 평론가들은 폄하하기 바빴지만 대중들은 즉각 반응했다. 아니 열광했다. 특히 10대들은.  이후 한국대중가요는 케이 팝으로 진화하여 오늘날 세계음악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저러한 비판이 있지만 영미중심의 팝 세계에서 특정 국가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러한 성과의 밑바탕에는 똑똑하고 영리한 그리고 감수성 강한 기획자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훨씬 더 높게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앞으로 짬짬이 인상깊은 케이 팝을 소개하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에 불과하지만 새롭고 창의적인 노래를 선보인 이들에 더욱 주목할 계획이다.

 

러브리즈의 아츄는 기념비적인 곡인다. 여자아이돌 그룹하면 떠오로는 여리여리하고 청순한 미모때문만은 아니다. 교과서적인 훅(Hook), 곧 인상적인 멜로디나 가사를 반복적으로 구사하는 기법,을 따르면서도 곡을 점층적으로 고조시킴으로써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동시에 클라이맥스에서 어김없이 아츄가 튀오나옴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는 내 맘 모르지 아츄"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실제로 이 노래는 가사와 멜로디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어 일일드라마(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아츄커플)의 특정 장면에 포인트처럼 쓰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아츄는 누가 작사하고 작곡했는가? 작사는 서지음이 작곡은 윤상이 속한 원피스팀이 담당했다. 곧 어느 한 사람이 아닌 여럿의 협업작업이라는 점이다. 물론 윤상이 이 곡 전체의 분위기를 잘 잡아냈지만 중요한 것은 다른 이들의 의견도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는데 있다. 케이 팝은 트랜드 음악이기 때문에 주소비층인 10대나 20대 초반의 감성을 놓쳐서는 안된다. 사랑하는 감정이 생겼을 때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재채기가 나온다는 설정은 매우 고전적이다. 그러나 과거와 확실히 다른 점은 혼자 끙끙대는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필살기를 적극적으로 어필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애교까지 겸비했다고 하지 않는가?

 

아츄의 빅 히트는 러블리즈를 단숨에 정상의 걸그룹으로 승격시켰다. 그러나 이후의 행보는 다소 아쉽다. 특히 아츄의 아성을 넘겠다고 야심차게 도전한 와우는 왠지 유사품같은 느낌이 든다. 청순인지 섹시인지 걸크러시인지 컨셉을 분명히 정해야 하는 기로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기가 힘들다는 점도 어려움을 배가시킨다. 자칫 잘못하면 러블리지 하면 아츄라는 원히트원더의 굴레에 빠질지도 모른다. 역설적으로 아츄가 그만큼 잘 만든 노래라는 뜻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로봇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 윌 스미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로봇은 열광의 대상인 동시에 증오의 상대다. 인간을 대신해 온갖 궃은 일을 해준다는 점에서는 행복했지만 점점 사람을 닮아감으로써 언젠가는 인류를 대신하여 종을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는 두려움이었다.  

 

2035년. 어느덧 로봇과 함께 사는 것이 일상이 된 세상. 형사 윌 스미스는 로봇을 증오한다. 그 이유가 뚜렷하게 밝혀지지는 않지만. 아무튼 범죄 로봇 추적에 나서게 되는데. 해체에 직면한 상대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쫓고 쫓기는 결투 끝에 결국.

 

사실 이 영화는 로봇을 소재로 했을 뿐 깊이가 부족한 액션오락영화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애매해지면서 발생하는 혼란을 극적으로 보여준 <블레이드 러너>나 사람과 똑같은 아이 로봇이 버려지면서 일어나는 보편적 사랑에 대한 의문을 다룬 <에이아이>처럼 심오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못하다. 단순히 몸매 좋은 흑인 영웅이 나서서 로봇을 때려부순다. 물론 이러한 단순한 논리를 좋아하는 관객들도 있다.

 

그나마 인상적인 대화를 꼽으라면 형사가 던지는 질문에 로봇이 답하는 장면이다.

 

"너는 로봇이야. 인간같은 감정따위는 아예 가질 수 없다구"

 

"아니요. 제게도 마음이 있습니다."

 

"무슨 소리야? 넌 절대로 위대한 교향곡을 작곡하거나 불멸의 그림을 남길 수 없다구."

"그럼 당신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로봇도 각자 개성을 가진 인격체라는 점을 부각시킨 명장면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키나와 버니 OKINAWA BUNNY
로타 지음 / 브라보(bravo)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혹시 이런 책을 평할 가치가 있느냐고 개거품을 무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럴 수도 있다. 다만 그렇게 욕하고 어디 음친한 방에서 침흘리며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러지는 말아라. 아니면 여성의 성상품화하면서 흥분할지도 모른다. 이해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 상품화되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아무튼 로타는 화제의 중심에 선 문제의 사진작가다. 사실 그는 다양한 포토를 찍는데 유독 소녀를 대상으로 한 작품만 손가락질받는다. 일종의 로리타 컴플렉스 아니냐는 것이다. 맞다. 명백하게. 성인이 되기 전 여성에게 아름다움을 느끼는 심리를 이용하여 사진을 남긴다.

 

문제는 여러 감정중의 하나로 가볍게 넘기지 못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어린 소녀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 벌어지면 당장 난리가 난다. 다 이게 너같은 변태 XX들 탓이야.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분명한 건 남에게 직접 피해를 주지 않는 자유의 영역은 최대한 넓혀야 한다.

 

만약 사진작가가 실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이런 사진을 찍었다면 당장 쇠고랑을 차야 할 것이다. 실제로는 성인이다. 일종의 판타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로타를 응원하지는 않지만 그의 작품활동이 외압이나 방해로 제한받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는 어찌보면 포르노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상업적 타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 저수지를 찾아라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자는 묻는 사람이다. 질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그러질 못했다. 보도자료라고 쓴 글을 그대로 옮겨 읇었을 뿐이다. 아니면 권력자의 비호를 위해 상대편의 비리를 슬쩍 흘리거나.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돈 받고 혹은 뭔가를 바라고 앵무새가 되어버린 기레기에 침을 뱉었다. 그러나 쓰레기 더미에서도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주진우가 그렇다.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는 한 인물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간다. 그는 한 때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고 서울시장이었으며 굴지의 재벌에서 일하기도 했다. 경력으로 보면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비리와 편법으로 얼룩진 인간이었다. 주진우는 계속 벗거내려갔다. 4대강사업이 재벌과 짬짬이한 재산 부풀리기 담함이었으며 비비케이는 스스로 설립하여 주가조작으로 많은 이들에게 피눈물이 나게 만들었으며 다스라는 회사는 온가족이 동원된 불법 조직이었음을. 그 과정이 순탄할리 없다. 고소고발은 기본이고 살해 위협까지.

 

그럼에도 주진우가 끈임없이 저수지를 찾기 위해 기를 쓰는 이유는 그가 기자이기 때문이다.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