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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10시간 - 기내에서 하루를 보낼 당신을 위한 알쓸신잡
박돈규 지음 / 북오션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추석 연휴 기간동안 라디오를 끼고 살았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이동이 잦다보니 벌어진 일이다. 중간중간 교통상황을 듣다 비행기 여행과 관련된 대화가 나왔다. 언제부터 일상화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참고로 항공편으로 놀러다닐 여유는 전혀 없다, 여하튼 흥미로운 주제였다. 누구나 궁금해할 기내식, 수면, 서비스 등의 이야기였다. 기대보다는 별로여서 혹시 짧은 방송 탓인줄 알고 저자의 책을 구해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실망이었다. 비행기로 출장을 다닌 경력 하나 믿고 써낸 빈곤한 책이었다. 항공사의 시스템이라거나 조정사나 승무원의 일상이라든가 흥미로운 비행기 역사나 승객들의 천태망상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줄도 없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팁의 대잔치였다. 수박겉햟기식의 메모를 이어 붙인 느낌이었다. 이를 테면 복도와 창가 좌석의 장단점. 알고보니 연재물을 모은 것이었다.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책으로 내겠다고 결심했을 때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여 출간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아예 그럴 자신이 없다면 포기하든지.
만약에 내가 기획자였다면 책 속에서 언급한 비행기 안에서 읽어볼만한 책 베스트 텐을 확대하여 여행중 독서라는 아이템으로 책을 내자고 했을 것이다. 글쓴이도 왜 그런 주제가 없는지 안타까워했는데 그러면 스스로 쓰면 될 것이지 남 탓을 하면 쓰나? 기자 습성때문이다. 한참 이야기하다 결론은 정부로 화살을 돌린다.
기자들은 글쓰는게 직업이다 보니 책 내는걸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제목을 뽑거나 정확한 문장으로 사실으로 전달하는 건 잘한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을 낼 때는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남이 아니라 진짜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비행기에서 10시간>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함량미달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