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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에단 호크 감독, 시모어 번스타인 출연 / 비디오가게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피아노는 작은 오케스트라로 불린다. 다른 악기와 달리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들고 다닐 수 없기 때문이라는 농담조의 말들도 돈다. 여하튼 누군든 쉽게 접할 수 있는 피아노지만, 적어도 지금은, 프로 연주자가 되기는 매우 매우 힘들다. 악보대로 치기만 해서 되는게 아니다. 자신만의 감성과 작곡가의 의도가 정확히 일치할 때 피아노는 비로서 빛을 발한다.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는 한 피아노 연주자의 음악여정을 담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세이모어는 지금은 반은퇴하여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물론 짬짬이 연주도 한다. 그는 과연 행복한 일생을 보냈을까?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한국전쟁 참전기였다. 클래시컬 연주자 몇 명을 모아 콘서트를 기획했을 때 처음에는 다들 반대였다고 한다. 대체 누가 고전 음악을 전장에서 듣겠는가? 그러나 막상 시작되자 이곳저곳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전투중에 듣는 바이올린 선율과 피아노 음색은 정말 색달랐을 것이다.
비슷한 경험이 나에게 있다. 군대시절 가장 아쉬운 건 클래시컬 음악을 듣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신병 때는 클래식은 고사하고 라디오도 듣지 못했다. 어느 정도 짬밥을 먹어도 별 차이가 없었다. 다들 아이돌에 빠져, 구체적으로 여자 그룹, 휴일이면 하루 왼종일 내무반을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감히 자, 이제 베토벤 듣자, 라고 말이라도 꺼낼 수 있겠는가? 유일한 탈출구는 휴가 때 집에서 하루종일 고전음악을 듣는 것이었다.
클래식 피아노 연주는 주류는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찾아 듣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 소네트>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참고로 감독은 에단 호크다. 배우로서도 빼어난 그이지만 연출도 꽤 근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