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Rock Dog (드림 쏭)(한글무자막)(Blu-ray+DVD)
LIONSGATE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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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노래하는 동물이라는 설정은 흔하다. 미키 마우스의 초기 번전을 봐도 죄다 흥청망청 몸을 흔들어댄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만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익살스러움을 실사영화는 아직까지는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 <드림 쏭>은 원제목 그대로 록음악을 하는 강아지가 주인공이다. 별볼일없이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날 빅스타의 포스터가 눈에 뜨인다. 그 다음은 예상대로다. 열심히 연습하고 적절하게 고난을 겪고 드디어 스타로 우뚝 선다. 딱히 동물들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는 이야기다. 안이한 주제에 평탄한 줄거리, 그리고 최악의 노래까지 정말 이렇게 못 만들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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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트 구디와 나 푸른동산 10
바바라 오코너 지음, 김정복 옮김 / 동산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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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두가지 소재가 있다면 그것은 흑인과 총이다. 이 둘은 어떤 때는 한짝이 되어 혹은 따로 떨어져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만약 흑인과 총이 없었다면 미국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냈을까? 한가지 분명한 건 팬시상품처럼 꾸며진 교훈으로 치장한 엄청 심심한 이야기만 끝도없이 이어졌을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러 에세이처럼.

 

<루퍼트 구디와 나>는 총만 빠진 전형적인 미국 이야기다. 별다른 불만없이 시골에서 삼촌이라고 부루는 보의 잡화점에서 일하는 제널리 앞에 어느날 낯선 사람이 나타난다. 그는 스스로를 보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흑인이라는 점. 아니, 백인인 삼촌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희한한 건 보의 태도였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그 아이를 감싸는게 아닌가? 이후 루퍼드 구디는 아예 자기집처럼 가게를 드나들며 제럴리의 신경을 건드린다. 자, 이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우리에게도 청소년 소설이 있지만 대부분은 어른의 시선이 지배적이다. 곧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이 잘 드러난다기 보다는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빼어난 작품이라고 알려진 <완득이>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루퍼드 구디와 나>는 유일한 어른인 보는 철저히 뒤로 빠진 채 아이들이 스토리를 이어간다. 둘의 관계를 예측할 수 없기에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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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엔 도서관에 가자 독깨비 (책콩 어린이) 2
미도리카와 세이지 지음, 미야지마 야스코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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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는 집이 아니다. 그냥 상자다. 답답한. 그럼에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자연이 가깝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산이 있다. 둘째 저렴한 가격에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특히 수영과 댄스는 유일까지는 아니지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셋째는 도서관이다. 내가 사는 곳을 중심으로 걸어서 30분 안에 세곳의 도서관이 있다. 작은 도서관까지 합치면 10개쯤 된다. 아마도 나는 매일같이 투덜대면서도 이 동네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제발 전세값이 오르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맑은 날엔 도서관에 가자>는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깨는 책이다. 흔히 어린이들은 티없이 밝게 자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바깥에서 놀기를 강요당한다. 그중에는 아주 어릴 때부터 책이 좋아 도서관에 홀로 틀어박혀 지내기도 할텐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도서관은 단지 책만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담뿍 배인 곳이다. 서가를 돌아다니며 혹시 멋진 남자나 예쁜 여자가 있는지 킁킁대거나 갈곳없어 지쳐버린 노숙자들의 아지트거나 시험때만 되면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도망쳐 나온 해방구이기도 한다. 과연 도서관이 본래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그럼에도 책에 빠진 소녀 한 명쯤은 있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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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대작전 폼포코 대원 애니메이션 아트북 8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최윤선 옮김 / 대원키즈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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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베스트 쓰리를 꼽으라면 단연코 <너구리 대작전>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만화는 우선 재미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말해 하야오의 만화는 재미보다는 감동이 앞선다.

 

특히 일본인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곳곳에 장치되어 있어 그림은 아름답지만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주인공인 어린 소녀가 중노동을 선뜻 받아들이고 숙명처럼 견디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어떤 상황이 바뀌어 도저히 저항하기 힘들 때는 적응을 넘어 순응하는 일본인들의 정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른바 위안부(실제로는 성노예) 문제에 대해 어떻게해서든 회피하려는 마음의 밑바탕에도 이런 감정이 깔려 있다. 그 때는 어쩔 수 없었다.

 

반면 <너구리 대작전>은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낸다. 하야오의 장기는 현실 문제도 빠트리지 않는다.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너구리들이 인간에 대항해 싸운다는 설정은 사실 너구리를 원주민으로 바꿔도 무방한 생존의 문제다. 만약 인간과 너구리 두 세력중 한쪽이 이기는 것으로 끝을 냈다면 명작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타협을 통해 살아남은 너구리들이 인간의 못된 습성을 익혀 타락해가는 내용이 첨가되었기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 나도 저럴 수 있겠구나?

 

그럼에도 아쉽다. 어쩔 수 없이 지배세력 내지는 큰 힘에 굴복하는 너구리의 현실에 공감하면서도 만화속에서나마 혁명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하야오의 나약함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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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리코 언덕에서 대원 애니메이션 아트북 18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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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누가 뭐래도 만화 왕국이다. 세계 챔피언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전문가들은 전후, 곧 2차세계대전이후라는 사실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어떻게 전쟁의 폐허에서 한낮 아이들의 오락거리인 만화가 급격한게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빼어난 인재들의 영입덕이었다. 좌파로 찍히면 취업은 물론 살아가기조차 힘든 세상이라 그림 좀 그린다는 이들은 죄다 애니메이션으로 몰린 것이다. 이먀자키 하야오도 그 중 한명이었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을 보면 군국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주의 사상이 짙게 배어있다. 심지어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웃집 토토로>도 사실 도시에서 버티기 힘든 좌익 계열 역사학자인 아버지가 시골로 피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보다 더 노골적이다. 요코하마의 한 고등학교에 있는 근대유물인 건물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학생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비록 문제는 심심할 정도로 맥없이 해결되지만, 이사장이 학생들의 의견에 감복하여 존치시키기로 한다, 여하튼 만화에서 다룰만한 내용은 아니다.

 

아마 하야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이 작품이 다소 낮게 평가받는 이유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본 특유의 정서가 강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좌익이면서도 일본의 전통을 버릴 수 없는 심지어는 숭상하기까지 하는 미야자키의 성격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알려진 <바람이 분다>에서도 유사한 감정이 느껴진다. 참고로 그는 당초의 결심을 깨고 진짜 최후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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