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천명관이 <고래>를 들고 등장했을 때 문학계는 환호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들 깜짝 놀랐다. 이 정도 입담을 가진 소설가는 과거에도 또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강명이 그 뒤를 이을지도 모른다는 조짐이 서서히 보이고 있다. 아직은 종잡을 수 없지만 그의 소설은 대화로 스토리를 끌고 나간다는 점에서 타고난 이야기꾼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도 잘한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나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일종의 가상소설이다. 분단이 마치 자연스러운 상태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긴 역사에서 보면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곧 하나의 나라도 사는 것이 정상이란 뜻이다. 혹자는 지구멸망보가 한반도 통일이 더 늦게 올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1945년 8월 15일 아침에도 일본제국주의는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 친일파들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었음을 상기하라.
북한이 무너지자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은 긴장한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이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폭동이 일어날지, 새로운 군부가 등장하여 권력을 잡을지, 아니면 핵전쟁이 벌어질지. 누구가 상상은 했지만 감히 입밖으로 내뱉지 못하던 말을 장강명은 거침없이 그리고 유쾌하게 지껄인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