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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로브 라이너 감독, 레베카 드 모네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쭉 남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닌 때문인지 여자친구가 없었다. 물론 어이없는 핑계다. 돌이키보면 아쉽다. 나이를 먹을수록 삶을 버티게 하는 건 좋은 추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억지로라도 즐거운 기억을 만들려고 기를 쓰고 노력한다.
<플립>은 네티즌들의 성화로 재개봉이 결정된 영화로 유명하다. 행복한 스토리를 큰 극장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집에서 가족이나 친구끼리 디브이디로 감상해도 감동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바로 옆 집에 사는 여자애가 마음을 뺏기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 반대로 마찬가지다. 아 그러고보니 떠오른다. 바로 옆은 아니지만 그 다음 집에 나보다 몇 살 어린 여자애들이 살았다. 어머니와도 친분이 있어 가끔 오고 갔는데 어린 내게는 여신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둘째 여동생은 늘씬한 키에 중성적인 매력이 듬뿍 담긴, 지금으로 치면 트와이스이 정연같은 이미지라 속으로 좋아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불행하게도(?) 그 집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내 풋사랑은 깨지고 말았다. 이후 어머님끼리는 연락을 주고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따로 만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줄리와 브라이스도 우여곡절끝에 서로 사랑을 확인한다. 마지막 장면은 줄리의 집앞 뜰에 나무를 심는 것으로 끝이 난다. 꽤 의미심장하다. 두 사람의 미래를 예언하는 듯해서다. 그러나 둘이 결혼을 했건 아니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건 혹은 사귀다 헤어졌다해도 상관없다. 이렇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영원히 영화로 남아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