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 통계
대럴 허프 지음, 박영훈 옮김 / 더불어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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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금폭탄이라는 말이 신문 1면을 뒤덮었던 적이 있다. 구간을 바꾸어 고소득자에게는 다소 높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낮게 세금을 매기는 정책이었다. 정당한 방법같은데 결과는 난리였다. 연말정산을 없앤 대신 실제 세금을 낮추겠다는 의도는 사라지고 세금감면 혜택이 없어졌다고 항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몇 년이 지나 세금폭탄은 과장된 조어라는 것이 밝혀졌으나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새빨간 거짓말, 통계>는 숫자와 얽힌 사기를 밝히는 책이다. 흔히 수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숫자처럼 속여먹기 쉬운 것도 없다. 예를 들어 보자. 올해 들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고 난리다. 급기야 정부까지 나서 억제 정책을 마련했다. 과연 사실인가? 명백히 아니다. 강남을 포함한 몇몇 지역이 오른건 사실이지만 다른 지역은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 왜? 작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워낙 낮았던 탓에 조금만 올라도 난리가 나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은 지난 10년동안 하락세였다. 구체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은 계속 내려갔다. 2016년 들어 조금씩 상승하다가 2017년에야 2008년 추세를 회복했다. 사실 엄밀히 말해 강남은 더 올라야 상식이다. 어떻게 보면 지역에 비해 저평가된게 사실이다. 감정이 진실을 가리는 셈이다.

 

이 책은 숫자를 제대로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몇가지 기준만 알면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낼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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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 - 복잡한 세상을 심플하게 꿰뚫어보는 수학적 사고의 힘
도마베치 히데토 지음, 한진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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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없는 공부는 즐겁다. 수학도 예외가 아니다. 남들이 보면 굳을대로 굳어버린 머리로 수포자를 위한 수학 강의를 동영상 강의로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중 3 수준이었다. 처음엔 기억이 날듯 말듯 헷갈렸지만 2주쯤 지나자 자신삼을 되찾았다. 또 한가지 놀라운 건 수학이 재미있다는 것. 학교다닐 때는 왜 어렵고 딱딱하기만 했을까? 이유는 두가지다. 좋은 선생을 만나지 못한 것. 곧 수학을 잘 모르는 관습대로 공식만 외워 가르치는 스승을 접하면 안된다. 둘째는 시험이하는 압박감. 만약 테스트가 없었다면 수학은 그야말로 순수한 유희에 가깝다.

 

<숫자 없니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은 수험서가 아니다. 다시 말해 대입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정해진 시간안에 남들과 차별화시키기 위한 골탕먹이기식 놀이에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죽기 전에 수학에 대한 한을 풀고 싶다거나 현실과는 무관한 그야말로 지적 놀이가 그리운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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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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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가 없는 글은 사기다. 소설이 되었건 에세이건 논문이건 자기 생각없이 어디에서 주워 들었거나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글로 써서 책이랍시고 내는 인간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혜민 스님이 <맘추면 비로서 보이는 것들>에 이어 두번째 책을 냈다. 제목은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다. 전작이 바쁜 삶에 쉼표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책은 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 올바로 살아가라고 넌지시 알려주는 기분이 든다.

 

두 책 모두 힐링이 주제지만 기존에 범란하던 책들과는 완전 다르다. 무엇보다 자기 성찰이 있다. 이미 성직자이고 깨달음을 얻었을 것 같은 스님께서 여전히 번뇌에 시달리고 또 고민 끝에 해결방안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많은 감동을 준다. 게다가 문장이 좋다. 어렵고 비비 꼬는 단어나 표현은 배제한 체 최대한 쉽고 그러나 깊이있게 문제에 접근한다. 섣부를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함께 걱정해보자는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 슬럼프에 빠져 있던 추신수 선수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은 대표적인 예이다.

 

한가지 아쉽다면 내공이 쌓이지 않으면 책을 내는 분이 아니라 세번째 작품이 나올 때까지 조금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두 권의 책으로 머리가 번잡하고 뭔가에 억눌려 있을 때 해열제처럼 꺼내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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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를 찾아서
앤드류 스탠튼 감독, 앨버트 브룩스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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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에 불과했던 도리가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깜빡깜빡 잊어버리기를 잘해 그저 멍청한 캐릭터에 불과했는데 어떻게 주인공 자리를 꿰찼을까? 단편도 아니고 장편을 이어나갈 스토리가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런 우문에 영화는 현답으로 멋지게 되받아친다. 도리에게도 가족이 있었을 것이고 또 어린 시절도 가졌을 테니 당연히 숨은 비화 정도는 뽑아낼 수 있지? 게다가 건망증이라는 핸디캡은 역설적으로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하기에 도리어 매력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어렸을 때 자신의 실수로 엄마, 아빠를 잊어버린 도리. 친구들의 도움으로 끝내 부모님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는데. 어느 순간 도리의 잦은 실수에 웃기에 여념없던 내 눈가가 촉촉히 젖기 시작하는데, 아 역시 디즈니는 열나 위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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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달리아 - 아웃케이스 없음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힐러리 스웽크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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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보일드 문체란 부사와 형용사를 최대한 배제하고 동사로 승부를 거는 작법을 말한다. 챈들러 류의 탐정 소설이 대표적이다. 순수문학 작가로는 헤밍웨이를 들 수 있다. 영화의 원작인 <블랙 달리아>도 기념비적인 하드 보일드 스타일이다. 당연히 영화로 옮기고 싶어 군침을 삼켰다. 대형 영화사가 달라 붙어 유명 감독을 붙이고 잘 나가는 배우들을 총동원하여 블럭버스터 급으로 만든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망까지는 아니지만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특히 오리지널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더. 이유는 간단하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과장되어 있다. 냉정하고 빈틈없이 긴장감을 조여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복수의 칼날을 심하게 갈아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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