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모리 준이치 감독, 마츠오카 마유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삼시세끼>가 먼저인지 <리틀 포레스트>가 우선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둘은 매우 유사하다. 시골에 내려가 끼니 때마다 식사를 해먹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남자와 여자로 성별만 다를 뿐.

 

밋밋하기 짝이 없지만 보다 보면 묘하게 빠져든다. 자신이 살고 있는 주변에서 농식물을 마련하여 씻고 다듬고 조리하여 한끼를 먹는 행위가 마치 하나의 신성한 의식같은 느낌까지 준다.

 

그렇다고 해서 막연한 동경만 담고 있지는 않다. 시골은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몸은 한시도 쉴틈이 없다. 계절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한다. 어머니가 떠난 집을 지키는 젊은 여인에게도 고민이 많을텐데 일본 특유의 습하고 더운 여름을 절 견녀낸다. 과연 겨울과 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
필립 가렐 감독, 스타니슬라스 메라르 외 출연 / 인포(INFO)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사랑은 아름답다. 단 결혼을 전제로 했을 때만. 유부남과 유부녀가 사랑에 빠지는 건 위험하다. 유부남인 걸 알면서도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여인. 질투심에 사로잡힌 그녀의 눈에 한 여인이 눈에 들어온다. 사랑하는 남자의 부인이다. 그 여자는 딴 남자와 놀아나고 있다. 이때다 싶어 고자질을 하고 유부남과 유부녀는 그 사건으로 헤어진다. 이제 남은 것은 사랑의 쟁취뿐인데 일은 이상하게 돌아간다. 고자질 한 여인은 버림받고 부부는 다시금 사랑을 확인한고 영원한 행복을 약속한다.

 

단순한 줄거리에 시대에 맞지 않는 흑백영하지만 묘하게 관객을 끌어당긴다.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기 보다 생황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뭔가 불안정하면서도 모두가 다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한다. 다만 머릿속이 복잡한 생각이 현실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괴뢰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글북
존 파브로 감독, 닐 세티 출연, 벤 킹슬리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터이네이터 2>가 개봉되었을 때 극장은 발칵 뒤집혔다. 총알을 맞고 죽어다고 생각했던 악당이 서서히 몸을 일으키더니 몸에 박힌 총알을 빼고는 냅따 터미네이터를 쫓아 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몰핑이라는 새로운 영화 기법이었다.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듯 싶지만 당시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금은 인공기술이 드문 시대다. 현실보다 생생한 에스에프 기술이 빼어난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아무리 멋있어 보여도 아, 저건 다 가짜구나, 라는 자각이 들기 때문이다.

 

<정글북>의 무대는 정글이 아니라 스튜디오다. 주인공을 제외한 동물들도 죄다 씨지다. 아이는 실체도 없는 인공동물과 함께 푸른 장막을 배경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뛸 뿐이다. 어린 시절 정글북을 읽으며 품었던 원시 자연림에 대한 환상이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겐 너무 예쁜 당신
베르트랑 블리에 감독, 조시앙 발라스코 외 출연 / 키노필름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너무도 아름다운 부인을 둔 잘 나가는 남자. 남부러울 것 없던 그에게도 문제는 있는데 그건 불륜에 빠졌다는 것.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놀라운 사실은 내연녀의 정체가 뚱뚱하고 못생긴 비서라는 점이다. 대체 뭐가 아쉬워서?

 

그러나 남자들은 안다. 때로 완벽한 부인 앞에서는 주눅이 든다. 남자다움을 드러낼 기회가 원천 봉쇄된 셈이다. 대안으로 찾은 편안한 느낌의 여인에게서는 알 수 없는 우월감을 가질 수 있다.

 

프랑스 영화가 헐리우드와 다른 점은 낯선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어리석은 판단을 할 수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영웅따위는 있을 수 없고 모두가 어쩔줄 몰라 쩔쩔맨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묘한 공감을 만든다. 그래, 맞아. 나도 저런 상상 해본 적 있어.

 

그나저나 완벽한 부인도 없고 직장에서 잘 나가지도 못하는 사람은 대체 어디에서 위안을 받아야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 가운데는 첫 페이지도 보지 못하도 기한이 되어 허둥지둥 반납하는 경우가 있다. <궁극의 생명>도 그런 위기에 처할 뻔한 책이었다. 일단 옴니버스 방식이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죽지 되든 밥이 되든 책은 한 저자의 생각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람 저 사람 이름 좀 있다는 분들의 글을 짜집기한 책치고 볼만한 책은 없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이미 익숙한 도킨스의 글은 건너 뛰고 흥미로운 주제만 보고 반납통에 넣어야겠다고 뒤적이다 대니얼 리버만의 <뇌 더하기 근육>을 읽고 숨이 멎는 듯한 충격에 빠졌다. 채근담에 나온 이야기처럼 비스듬히 누워있던 몸을 곧바로 세우게 하고 대충 보던 앞머리글까지 다시 읽게 하는 놀라운 체험이었다.

 

 

 

리버만은 생명의 근원은 뇌가 아니라 몸, 구체적으로 근육이라고 주장한다. 곧 근육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실례로 아프리카에 뛰어난 마라토너들이 많은이유가 발앞굼치를 지면에 대는 습관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운동화를 신지 않고 맨발로 뛰어다니는 습성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앞굼치를 활용한 결과 허리통증과 같은 현대병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운동화를 신고 뒷꿈치를 먼저 아스팔트에 대는 바람에 병이 생긴다는 뜻이다. 사실 인간을 동물로 본다면 리버만의 시각은 당연하다. 문제는 문명화가 편한 것만을 추구한 나머지 인간의 본성을 저버리고 도리어 병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이 글 하나만으로 본전은 충분히 챙겼지만 생명학의 최전선을 누비는 전사들의 다른 글들이 즐비하니 부디 나같은 우를 범하지 마시길. 밤새워 읽으라는 건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