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Cold Blood (Paperback) - 『인 콜드 블러드』원서
트루먼 카포티 지음 / Vintage / 199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로 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고된 일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미묘한 뉘앙스를 잡아내기는 더더욱 어렵다. 특히 소설은. 그럼에도 읽어야 한다면 분명한 이유가 있다. 아무리 잘된 번역이라 해도 원작의 아우라를 따라 잡을 수 없을 때는.

 

<In Cold Blood>는 원어로 읽으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 말과 달리 하드보일드의 특징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형용사와 부사를 배제한 동사위주의 영어의 문장은 매우 힘있게 느껴진다. "나는 쐈다"라고 하면 전해지지 않는 감동이 "I Shoot"하면 생생하게 전해진다. 또한 동사위주의 글은 불필요한 단어나 문장를 최대한 제외했기 때문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에는 하드보일드라는 문체가 있다. 형용사와 부사를 최대한 배제하고 동사 위주의 드라이한 짧은 문장을 뜻한다. 주로 형사추리물에서 사용되는데 이후 해밍웨이를 포함한 순문학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에서는 김훈의 글이 하드 보일드 문체에 가깝다. 

 

하드 보일드는 문제도 있는데 지나치게 짧고 단순하여 글을 읽는내내 호흡이 딸리는 느낌을 준다. 숨이 턱턱 막힌다고 할까? 따라서 하드 보일드의 성공은 문장보다는 소재에 있다. 곧 긴박감을 일관되게 밀어붙일 수 있어야 한다.

 

<인 콜드 블러드>는 하드 보일드의 위대한 승리다. 아무 이유없이,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찮은 이유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살인범들을 추적한다. 그들은 왜 민가에 들어가 장총을 휘들렀는가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일체의 감정을 배제한 체.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소설을 쓴 카포티가 이전에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같은 말랑말랑한 연애담을 썼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뉴요커인 그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스타일의 소설을 창조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시간 여행자의 아내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 에릭 바나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개봉당시에는 크게 화제를 모으지 못했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그렇다. 원작도 좋았지만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참고로 올해(2017년)도 재개봉된다.

 

주인공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언제 어느 때나 오고갈 수 있다. 문제는 스스로 조절이 불가능하며 운명을 바꿀수는 없다는 점. 시간을 마음대로 횡당한 수 있다는 장점은 점점 약점이 되어 간다.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간 엄마를 매번 되새겨 보아도 바꿀 수 없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헨리가 택한 방법은 좋았던 기억의 순간을 떠올리며 그 순간으로 어떻게든 돌아가려 노력하는 것. 

 

그렇게 시간여행에 익숙해가던 어느날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 발견한 것이다. 그것도 본 적도 없는 딸을 통해. 헨리는 언뜻언뜻 떠오르는 스스로의 죽음의 순간을 애써 외면하기 보다는 그 때를 대비한다. 친구에게 비밀을 알리고 딸과 아내 앞에 의연함을 보인다. 그리고 다짐한다. 비록 짧은 찰나지만 자신은 돌아와 당신들을 만날 것이라고.

 

덧붙이는 말

 

매우 허황된 상상같지만 이론적으로 시간여행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운명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복권번호를 미리 알아 상금을 타는 것쯤은 가능하지만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죽고 사는 것. 자,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럼에도 시간여행을 하겠는가? 아니면 꿈도 꾸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 매스
스캇 쿠퍼 감독, 조니 뎁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때로는 현실이 영화보다 잔인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피와 살이 튀는 장면을 스크린에서 보게 되면 흠칫 놀라게 된다. 너무 과장된 거 아냐? 중간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곧 일상에서는 늘 살인만 저지르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식사도 하고 이빨도 닦고 똥도 싸고 짬짬이 돌아다니기도 하도 남을 죽인다. 영화에서는 오로지 총질만 나온다.

 

<블랙 매스>는 초호화캐스팅으로 제작단계부터 화제였다. 특히 조니 뎁이 전설의 살인자이자 조폭을 연기한다는 소식에 술렁거렸다. 어쩌면 전설이 될지도 몰라. 그러나 다행히도(?) <블랙 매스>는 그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무리 실존 인물과 가깝게 분장했다고하는 하는 왠지 어색해 보였다. 언뜻언뜻 조니 뎁의 그림자가 보여서였을까? 조직 내 적을 제거하기 위해 경찰을 이용한다는 설정 또한 진부했다. 이런 스토리로는 <무간도>를 이길 영화가 아직까지는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는 극작가가 스티븐 킹을 평한다. 좋지만 작품의 수준이 들쑥날쑥하다. 곧 일관되게 빼어나지 못하다는 말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과연 킹을 잘 알고 저런 말을 하나 회의가 들었지만 <미스터 에르세데스>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항변할 말이 없다. 킹 최초의 탐정 스릴러 소설이라고 하여 큰 화제를 모았지만 읽는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킹 다운 단숨에 읽히는 단문구조가 눈에 잘 뜨이지 않고 비비 꼰다. 실제로 킹 스스로도 이 작품은 실험작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힘들었는지 이해가 된다. 뭐 모든 작품이 베스트일수는 없겠지 하며 위안을 삼아보지만 끝까지 숨막히게 하던 킹 스타일이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