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매튜 본 감독, 마이클 패스벤더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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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을 처음부터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다. 휴 잭맨이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

 

엑스맨의 주인공은 돌연변이다. 스스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왠만하면 인간들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자신과 다른 별종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침략자로 규정한다. 온갖 핍박에도 자기들만의 세계를 구축한 돌연변이들에게 인류의 위기를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과연 돌연변이들은 인간들을 구원할 것인가?

 

<로건>을 끝으로 엑스맨 시리즈도 장대한 막을 내렸다. 로건을 제외한 또다른 엑스맨 영화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기대가 큰 편은 아니다. 사골국처럼 너무 오래 욹어먹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엑스맨의 여운은 짙게 남아 점점 더 큰 평가를 받을 듯 싶다.

 

돌연변이는 일종의 상징이다. 나와 다른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경고다. 삶이 힘들고 강팍해질수록 분노의 화살은 남에게 돌려지기 마련이다. 돌연변이가 사라지는 날이 곧 지구의 멸망일임을 모르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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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
허버트 로스 감독, 다이앤 키튼 외 출연 / 시네하우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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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움을 못 견뎌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오락중 하나는 영화보기다. 시간은 넘쳐나지만 주위에 친구는 없고 큰 돈 들이지 않고 혼자여도 눈치보지 않고 두시간 정도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장소로 극장만한 곳은 없다.

 

내 영화관 출입 역사는 아마도 서너살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영화광인 어머니는 늘 나를 데리고 다녔는데, 물론 난 기억이 없다, 여하튼 그 때 그 몰입이 몸과 마음에 배어 일찌감치 영화를좋아하게 되었다.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저학년때도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닐 정도였으니까. 이 기행(?)은 대입시험 전날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돈벌이를 하면서부터는 극장에서 서서히 멀어져갔다. 바쁘다는 핑계를 댔지만 사실은 피곤해서였다. 가뜩이나 출퇴근과 일로 머리가 아픈데 영화를 볼 기력이 없었다. 누군가는 그럴 때일수록 영화를 보며 기분전환을 해야한다고 하지만 내게 영화보기는 단순한 심심풀이가 아니라 몰두의 대상이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이처럼 영화보기가 내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갔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건 직장을 읽고부터다. 자의반 타의반 매일같이 나가는 일터가 사라지니 서서히 뭘 하면 정말 즐거운지를 알아가게 되었다. 우연인니 통신사 혜택으로 매달 영화 두편을 공짜로 볼 수있게 되면서 매달초에는 무슨 영화를 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은 나같은 영화광에게는 흥미만점이다. 카사블랑카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명대사를 하도 들어 외우다시피한 우디 앨런은 현실에서 언젠가 써먹어야겠다고 벼르는데 온갖 우여곡절끝에 결국 성공한다. 현실인지 상상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흔히 영화를 현실 도피처라고들 한다. 굳이 부인하지 않지만 조금 덧붙이고 싶다면 위대한 도피처라고 부르고 싶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간 날 때마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감동있는 영화를 관람한 후 내키면 짧게 감상평을 남기는 삶이란 얼마나 행복할까? 우디 앨런은 이 행복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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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나날들 - [할인행사]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안소니 홉킨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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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한다. 이 말은 직업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오죽 심하면 그러지 않다고 강조하겠는가?

 

하인이나 하녀는 밑바닥 직업이다. 현대판 노예나 다름없다. 게다가 부모가 하인이나 하녀는 자식도 그 일을 물려받았다. 중세시대에나 가능할 것 같은 직업 대물림이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나라가 있으미 바로 영국이다. 과거처럼은 아니지만 귀족의 위세는 여전히 당당하다.

 

흥미로운 점은 하인이나 하녀들이 자신들의 일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중의 우두머리인 집사는 자긍심이 주인을 뺨칠 정도다. 어떨 때는 귀족보다 더한 위세를 떨치기도 한다.

 

영화 <남아았는 나날들>은 제목처럼 자랑스러웠던 지난날을 그리워한다. 귀족이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고 집사의 위세도 하늘을 찌르던 빅토리아 시대. 제국의 역사를 가져보지 못한 우리에게는 부러우면서도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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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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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반드시 극적일 필요는 없다. 작은 울림만 있어도 스토리는 스스로 알아서 꿈틀대며 움직인다.

 

작가생활을 하며 근근이 생활하던 주인공은 책이라도 싸게 살 요량으로 영국의 헌책방에 편지를 쓴다. 배삯을 포함해도 새 책보다는 훨씬 쌌기 때문이다. 헌 책방 주인은 친절하게 답장을 곁들여 책을 보내주며 인연을 맺기 시작한다. 둘은 단지 책을 팔고 사는 관계를 넘어 친밀한 우정을 쌓게 된다. 작가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며 자괴감이 빠져있던 어느날 헌 책방 주인과 주고받던 편지가 떠올랐다. 이걸 책으로 내면 어떨까? 결과는 대성공. 사람들은 꾸며진 이야기보다 살아있는 실화에 열광한 것이다.

 

<채링크로스 84번지>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안소니 호빈스와 앤 밴크로프트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우리 말 영화 제목은 <84번가의 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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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딥 블루 씨
테렌스 데이비스, 레이첼 와이즈 외 / 비디오가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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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랑은 없다. 지금 눈앞에 있는 여인이 평생 곁에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결혼을 했다고 해도 상관없다. 더 나은 상대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다. 누가 알겠는가? 한 눈에 반할만한 사람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영화 <더 딥 블루 씨>는 불륜영화다. 판사 남편을 둔 여인. 멋진 집에 살며 부족함 없는 생활이지만 불만이 가득하다. 한참이나 연상인 남편 때문이다. 잠자리를 같이 한 지도 오래고 시어머니도 눈엣가시다. 그런 그녀에게 불처럼 다가온 남자가 있었으니,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돌아온 씩씩한 청년. 처음에는 불장난이었으나 사랑으로 발전하더니 급기야 함께 동거에 들어간다. 남편은 이혼만은 안된다며 둘의 만남을 말리지만 한번 불붙은 사랑은 쉽사리 꺼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둘은 새로운 사랑에 빠져 오래오래 잘 살았다, 라고 하면 영화가 되지 않는다. 새로운 커플은 또다른 전쟁에 빠져든다. 사랑은 하지만 취향이 너무 다른 그저 싱싱하기만 한 남자에게 여자는 회의감이 들고 때마침 찾아온 전남편에게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낀다. 아,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

 

불륜은 지탄의 대상이다. 시간이 지나면 빛은 바라겠지만 한번 찍힌 낙인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 모든 수모와 손가락질을 무릎쓰고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려는 용기가 가끔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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