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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
조디 포스터 감독, 멜 깁슨 외 출연 / UEK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흔히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울증을 앓게 되면 몸 또한 성치 않게 된다. 이 병의 대표적인 특징은 무기력증이 몸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곧 모든 일에 의미를 잃어버리고 귀찮아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결국 처음엔 마음이 아팠지만 나중에는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된다.
아버지의 장난감 회사를 물려 받아 별탈없이 회사를 운영하여 그럭저럭 사장 행세를 하는 월터에게는 아름다운 부인과 똑똑한 아들이 있다. 미국 중산층을 대표하는 이 가족에게는 한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건 월터가 우울증 환자라는 것이다. 별별 처방을 해도 소용이 없자 급기야 아내와 아들은 떨어져 살게 된다. 이제 남은건 자살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찰나 비버 인형이 나타나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구해준다.
비버가 월터와 일체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 또다른 자아로 행세하기 시작하면서 사업도 성공하고 대인관계도 좋아지면서 우울증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된다. 더욱 기쁜 소식은 아내와 재결한것인데 문제는 비버를 도무지 떼어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비버 인형으로 인해 우울증에서 벗어났지만 이젠 비버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게 된 셈이다.
결말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영화를 보시길. 한가지 인상적인 점은 우울증을 대하는 자세가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마음의 병을 사치병 정도로 인식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서구에서는 전염되지 않는 개인병으로 본다는 점이다. 곧 우울은 철저하게 개인이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가 만족하는 처방이야말로 최상의 치료법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현대인은 약간 미쳐있다. 다들 행복한 척 하느라 그 사실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에스앤에스에 올라는 그 행복한 사진들이 가심임은 올리는 사람도 보는 이도 다 알고 있다.
덧붙이는 말
영화는 갈피를 잃었다. 심각한 주제에 코믹한 요소를 버무려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 조디 포스터는 배우로서는 만점에 가까우나 감독은 영 아니었다. 딸 역으로 출연한 제니퍼 로렌스의 풋춧한 매력이 유일한 볼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