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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나이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시에나 밀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예전 할리우드는 감독과 배우의 경계가 뚜렷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배우는 감독의 종이나 마찬가지였다. 감독의 지배자는 제작사였다. 제작사, 감독, 배우의 수직관계가 뚜렷했다. 이런 관계는 소위 대작이나 인기에 영합하는 영화를 만들기에는 좋은 조건이 되었지만 개성있는 영화의 싹을 짓밟은 부작용도 컸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B급 영화를 전전하다 스타가 된 경우다. 역설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섭렵이 가능했다. 감독으로 데뷰한 후에는 재즈, 전쟁, 스릴러 등 딱 여러 분야의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이스트우드의 장르는 전쟁이다.
그는 묘한 균형점을 선택하는데 <아메리칸 스나이퍼>도 예외가 아니다. 곧 애국을 마냥 찬앙하지 그렇다고 반전을 노골적으로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전쟁상황속에 처한 인간이 겪는 감정을 관찰자 시점에서 묘사한다.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책으로도 출간되었다. 책을 읽었던 터라 클린트가 영화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몹시 궁금했다. 소감은 책을 압축하여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좋게 말하면 생생했고 나쁘게 보면 밋밋했다. 과연 카일 역을 맡은 쿠퍼는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혀 살인면허를 따낸 것인지 진정한 애국주의자인지 내내 헷갈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카일은 실제로도 영화속에서도 죽었다는 사실이다. 전쟁터가 아닌 동네에서. 살인에 대한 죄값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영웅다운 최후였는지 판단은 관객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