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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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흔히 중국에 대해 갖는 오해는 독재국가라는 사실이다. 곧 공산당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 그럼에도 자본주의 요소를 시장에 도입하여 어마어마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얼핏 모순처럼 느껴지는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도울 김용욱은 이런 의문에 명쾌하게 답변한다. 중국은 나라와 당, 군대가 일치되어 있는 구조다. 그 중에 으뜸은 공산당이다. 나라와 군대는 당에 복속된다. 형식적이나마 사법, 행정, 입법이 분리된채 상호 견제하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와는 완전히 다르다.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지 않고 당이 전권을 휘두른다고 해서 독재국가로 볼 수는 없다는 게 도울의 견해다. 당내 권력은 10년 주기로 바뀌고 그중 5년은 차기 권력 이양준비기간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지도자의 임기는 5년이다. 우리식의 5년 단임제를 충싱하게 이행하는 셈이다. 선발과정 또한 철저하게 업적으로 평가한다. 이를테면 지방 말단 서기를 거쳐 사다리식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나는 도울의 견해가 일정 부분 타당하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많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민주적인 요소가 체재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 독재국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당서기의 선출과정은 철저하게 비밀이다. 일반 국민들이 참여할 길이 원천 봉쇄되어 있다. 요컨게 당에 가입한 엘리트들간의 리그인 셈이다. 

 

어쩌면 똑똑한 인재들을 모아 사심없이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지 모르겠으나 시민의 참여가 없는 엘리트 정치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미국이 건국 당시 영국에 대항하기 위해 강력한 중앙집권세력이 존재했음에도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연방제가 승리한 이유는 나라의 운명을 멀고 길게 보았기 때문이다. 당장은 강한 국가가 유리할지도 모르겠으나 결국 승리하는 것은 개인의 자발적인 참여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사회계급간 불평불만이 누적되어 폭발일보직전이다. 아무리 유능한 공산당 엘리트들이 통치한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 의사결정과정에 인민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그러나 과연 공산당 일당 독재국가인 중국이 그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덧붙이는 말

 

김용욱의 글은 핵심 내용은 전체의 10분의 1정도, 절반은 자화자찬, 나머지는 지적 유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 또한 예외가 아니다.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할 듯하다 삼천포로 빠지는 현상 또한 여전하다. 그 이유는 자신이 알고 깨우친 것을 충분히 소화시키기 않고 마구 뱉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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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이야기 - 페이스북을 만든 꿈과 재미의 롤모델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움직이는 서재) 7
주디 L. 해즈데이 지음, 박수성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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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영화에서는 천재 괴짜 정도로 묘사되어 있었다. 마치 빌 게이츠의 또다른 버전 같았다고나 할까? 두 사람 모두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실리콘 벨리로 건너가 벤처 신화를 이루어냈으니까. 

 

책이 내용은 영화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한 어린 시절 이야기 그리고 그의 비전을 다루고 있다. 영화가 흥미 위주였다면 책은 위인전의 형태를 띠고 있다. 다시 말해 성공 뒤에 가려진 그늘과 그 그늘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의 나이는 1984년생이니 고작 서른 넷, 미국식으로는 서른 둘이다. 차기 대통령까지 노리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

 

미국의 토양에 대해 생각해본다. 젊은 아니 어린 나이에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는 나라의 토대가 부러워서다. 물론 성공이 전부는 아니지만 혁신을 중시하는 국가는 언제든 또 하나의 저커버그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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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16p 설정집) - 한국어 더빙 수록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이리노 미유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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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세번째다. 그자리에 있어야 할 <언어의 정원> 디브이디가 보이지 않는다. 도서관 홈페이지에는 분명히 대출 가능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애니메이션 선반을 샅샅이 뒤진다. 없다. 사서에게 묻는다. 찾는 디브이디가 그 자리에 없는데요. 사사와 공익까지 동원되어 근처를 다 훑어본다. 결국 찾은 건 나였다. 다큐멘터리 칸에서. 누군가 숨겨놓은 거다. 이런 된장.

 

어렵게 접한 덕에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전작 <별의 목소리>와 <구름의 저쪽, 약속의 장소>를 재미있게는 봤지만 초보 티가 나는 설정과 과다한 묘사가 조금 거슬렸는데 과연 이번에는. 깜짝 놀랐다. 마코토는 드디어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어냈다. 황당한 우주니 텔리파시니 하는 요소를 모두 빼고 순수하게 남녀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었다. 60분 조금 안되는 런닝타임도 아주 적절했다. 딱 그 정도가 좋다고. 더 스토리를 꼬기 전에.

 

구두 장인을 꿈꾸는 남자 고등학생과 불미스러운 일로 잠시 학교를 쉬게 된 여교사가 신주큐 공원에서 비가 올 때마다 마주친다. 둘은 서로의 속사정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알게 모르게 사랑의 감정을 이어나가는데.

 

사실 이야기보다 돋보이는 건 그림이다. 마치 실사판 배경에 만화 인물이 등장한 것처럼 묘사가 눈부시다. 영화 속에 등장한 신주쿠 공원에 당장 가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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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 브리 라슨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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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앞으로도 가도 뒤로도 가고 때로는 멈추기도 한다.

 

영화 <룸>은 납치 감금된 여자가 아들과 함께 탈출하는 이야기다. 시작하고 나서 48분이 지나서야 아들은 드디어 바깥 세상에 나가게 되고 곧이어 엄마도 아들과 만나게 된다. 자, 그럼 나머지 시간은 어떻게 때우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태어나 자기 세상의 전부였던 방에서 벗어난 아들은 바깥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엄마 또한 가족 갈등으로 자살을 시도하기에까지 이른다. 과연 이 둘은 어떤 세상에서 행복했는가? 아니 덜 불행했는가? 혹은 더 불행했는가? 중요한건 이 둘이 함께일 때 행복과 불행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엄마에게도 아들에게도 전부는 상대방이었다. 방이나 바깥 세상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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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PD와의 대화 - 변화하는 예능의 풍경과 전문직의 초상 방송문화진흥총서 167
홍경수 지음 / 사람in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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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대담집이 드물다. 책이 아니라도 접하기 쉬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진솔하게 가감없이 드러내는 문화가 드물기 때문이다. 흔히 진짜 이야기는 가려서 한다고나 할까?

 

<예능 PD와의 대화>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다. 더우기 지금 시점에서 보면 불과 몇 년전 예능 환경은 완전히 옛날 이야기같이 느껴지기도 해서 썩 와닿지도 않는다. 그만큼 트랜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칭찬할 만한 부분은 적나라하지는 않지만 속사정을 어느 정도는 리얼로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히이킥> 팬이란 김영옥 피디의 인터뷰를 재미있게 읽었다. <순풍산부인과>로 히트를 친 그가 그야말로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며 연출을 해나가는 모습이 마치 무협소설을 읽는 기분을 주었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촬영현장으로 가면서도 자유로를 타고 끝까지 달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는 말에서 얼마나 큼 스트레스를 겪었는지 알 수 있다.

 

역설적으로 그가 고통을 겪으면 겪을수록 시청자들은 더욱 더 많은 쾌감을 느끼지 이런 모순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러고보니 자유로에서 겪은 그의 경험은 마지막 장면에 반영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공항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신세경이 털어놓는 사랑 고백에 최다니엘은 왜 하필이면 지금이라고 하면서 그대로 스톱. 과연 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순간이야말로 작가의 영혼이 관통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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