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라면왕 미스터 리 이야기 Be Happy!
이철호 지음 / 창작시대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흔히 누군가의 성공담이 책으로 엮어서 나온 경우를 보면 조금 당혹스럽다. 마치 한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성공시대'를 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정말 그러했는지는 고사하고 이리저리 각색되는 과정에서 원래의 의도가 사라지곤 하기 때문이다.

소위 노르웨이 라면왕으로 알려져 있는 이철호씨도 마찬가지이다. 한 방송국에 소개된 후 그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자 아예 책으로까지 나와버린 것이다.

솔직히 말해 대충 그에 대한 내용은 아는터라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심심풀이용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훌륭했다는 것은 그의 경험이 위대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자세가 솔직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아내와의 사별, 딸들과의 갈등,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이중적 감정 등이 담백하게 묘사되고 있다.

물론 이철호씨 자신이 직접 쓴 것은 아니겠지만 본인과 가장 가까운 모습으로 글이 쓰여진 것 같아 기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은희경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마이너리그>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초기 작품에도 관심이 갔다. <새의 선물>은 그녀가 처음 쓴 장편소설이라고 알고 있다. 다들 재미있게 읽었다는 추천도 있고 해서 흔쾌히 이 책을 읽었다.

다 읽고 난 소감은 그저그렇다는 것이다. 작가의 출발이 의례 자기성장기의 변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소설 또한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장소설이란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작가중심의 사고가 깊숙하게 배어 등장인물들을 왜곡, 과장하기 쉽다는 점이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장소설은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다 죽고난 다음에나 쓰여지게 마련이다. 작가 또한 말년이 되어서 자신을 돌아보는 성장소설을 쓰는 것이 상식이다.

그럼 점에서 이 소설은 성장소설로서 자격미달이다. 물론 이 소설은 은희경의 이야기꾼 재질을 잘 보여주는 장점이 있는 것 또한 소설이다. 언젠가 은희경씨가 대작가로 성장한 후 또다른 성장소설을 쓰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선입견이 강한 사람이다. 책에 대해서는 마찬가지이다. 좋은 책은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따라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떠드는 책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내 생애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누군가 내게 선물한 것이다. 방송의 힘은 역시 강하다. 이 책은 카나다로 이민온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다. 화자는 갓 부임한 처녀 선생이다. 이런 설정은 마치 이 소설을 논픽션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이미 대가로 인정받은 소설가가 말년에 쓴 것이다. 우리 식으로 하자면 박경리 선생이나 박완서 선생이 느즈막에 자신의 유년시절을 소설로 각색한 식으로고 할까?

그래서인지 이 소설의 시선은 따뜻하다. 인생의 황혼에서 지난 시절은 아름답게 치장되게 마련이다. 독자들은 그 따스함에 감동받으며 힘들었던 지난 시절을 추억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힘든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인 최루가 언제부터인가 싫어지고 있다. 아마도 힘들게 살아갈 날이 아직도 많아서 그런가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눅스*그냥 재미로 - 우연한 혁명에 대한 이야기
리누스 토발즈 & 데이비드 다이아몬드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겨레출판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몇달전 출판협회에서 발간한 책을 읽던화제의 책을 다룬 좌담내용을 보게 되었다. 좌담에서 소개된 다른 책들은 대충 알겠는데, <리눅스, 그냥 재미로>라는 책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그저, 컴퓨터 소개 책이거나 아니면 성공담 정도로 생각하고 잊어 버렸다.

얼마전 우연히 이 책을 다시 발견하고 읽게 되었다. 참고로 나는 컴퓨터를 다루기는 하지만 전문가는 아니다. 그저 남하는 것 만큼 쓰는 정도다. 이 책은 유닉스라는 운영체계를 연구개발하는 루니스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사실 나는 그가 그 정도로 유명한 사람인줄도 몰랐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람의 인생살이가 독특하다는 것이다. 컴퓨터 자체에 빠져 사는 사람이지만 돈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공짜로 이용해야 한다는 유닉스의 원칙또한 엉뚱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세상은 엉뚱한 사람들이 바꾸기 마련이다. 그저 별다른 특징이 없다고 주장하는 리누스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모든 사람이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직장을 잡고 어여쁜 마무라를 얻고 (혹은 돈 잘 벌고 능력있는 남자를 만나) 오손도손 아이 낳아 기르는 삶을 갈망할 때, 그는 컴퓨터라는 세상에 빠져버렸다. 단지 그것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남영신 지음 / 까치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말과 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그동안은 의식조차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이기에 우리 말과 글은 새롭게 배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것 같은 우리 글은 평생을 두고 배울 필요가 있다. 즉 익숙한 것과 잘 쓰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이 책은 지도교수로부터 소개받았다. 사회학이 전공인 그 분은 우리 글을 잘 쓰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는 분이다. 나 또한 그분의 영향을 받아 글에는 좀 민감한 편이다. 이 책에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의미가 다른 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소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