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촌과 재개발 나남신서 324
김형국 / 나남출판 / 198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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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게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이 글을 읽으면서 공부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왜 불량촌이라는 말이 생겼는지, 왜 불량촌은 단순히 정비해야 하는 대상으로 전락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무허가주택을 일컫는 소위 불량촌은 우리 도시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관료는 보기싫은 그 주택들을 없애버리려고만 했다. 문제는 그 주택안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부의 명령에 의해 경기도 광주로, 봉천동으로, 노원동으로, 목동 등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그러나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살던 그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철거하라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그들의 일부는 경기도 부천의 움막집으로 갔지만, 많은 사람들은 싸움을 택했다. 이른바 철거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역사가 조금은 순화된 글로 쓰여 있다. 지금은잊혀져버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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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개발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엮음 / 보성각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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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든 도시는 끊임없는 개발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우리의 도시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이는 도시의 형성이 곧 개발의 역사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압축적 근대화 과정을 겪은 우리의 도시는 그 개발과정 또한 극적이었다. 오직 경제성장을 위해 동원된 도시는 제각각의 특징을 살필 여유도 없이 각종 건물들과 도로로 뒤덮였다.

최근 들어 이러한 마구잡이식 개발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다. 시민이 걸어다닐 만한 길을 만들고, 도시의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고, 공원이나 녹지를 늘리려는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도시의 주인이 건물이 아닌 시민이라는 것을 비로서 의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 곳곳에서는 개발의 메아리가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다. 그 중에는 반드시 필요한 개발도 있겠지만, 불필요한 것들도 있다. 문제는 불필요한 개발이 공공의 필요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도시개발의 역사, 우리나라 도시개발의 특징, 바람직한 도시개발의 대안가능성등을 모색하고 있다. 개론서로서 이정도 내용을 담았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상황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이해가 있었다면 더 좋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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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이트 시즌
스티븐 킹 지음, 이창식.공경희 옮김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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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나는 스티븐 킹에 중독되고 말았다. 그의 처녀자이자 출세작인 <캐리>를 원어로 볼 정도이니 말이다. 이 책은 스티븐 킹의 공포가 잘 어우려져 있다. 원래는 '쇼생크 탈출'과 '스탠바이 미'가 같이 편집된 책이었는데, 어쩐 일인지 이 두 글이 빠져버렸다. 나는 이 책의 '라마다 호흡'을 읽고 거의 기절할뻔 했다. 황당무개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의 이야기솜씨에 빨려들어갔던 것이다. 그의 대담한 설정이 거둔 승리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어떤 이야기인지 절대 알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미리 알려주면 이것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범인을 미리 알려주는 꼴이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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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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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대왕을 스티븐 킹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가 쓴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에서 주인공은 몇 번이나 이 책 이야기를 한다. 그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러고보니 언젠가 이 책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십오소년 표류기를 풍자한 소설이라는.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전율하고 말았다. 폭력과 이성의 적대관계가 이 책을 관통하고 있었다. 폭력을 상징하는 랠프와 이성을 대변하는 잭 사이에서 나는 혼란을 느꼈다. 동시에 이라크 전쟁을 떠올렸다. 우리는 늘 이성의 위대함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폭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나를 스쳐지나갔다.

'내 편이 될 사람은 누구냐?'
랠프가 갑자기 몸을 움직이려다 비틀거렸다. 몇몇 소년들이 랠프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너희들에게 고기를 주었고, 또 나의 사냥부대는 너희를 짐승으로부터 보호해 줄거다. 내 편이 될 사람은 누구냐?'
랠프는 큰 소리로 말했다.

'내 편에 들어올 사람?'

'들어가겠어.'
'나도'
'나도 들어가겠어.'

랠프는 미친 듯이 춤을 추며 아이들의 무리속에 끼어들었다.
'짐승을 죽여라! 목을 따라! 피를 흘려라!'

- <파리대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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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밤꽃 2004-09-20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요 랠프와 잭이 바뀌엇거든요 랠프가 이성을 대변하고 잭이 폭력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카이지 2017-01-1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 상
스티븐 킹 지음, 최수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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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스티븐 킹의 지독한 팬이 되어 버렸다. 가장 처음에 읽은 그의 작품이 바로 이 책이다. 가장 최신작이 이 책에 반해 줄줄이 그가 써 낸 책들을 찾아 읽게 되었다. 사실 나는 스티븐 킹을 단순하 호러작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탄탄한 문체를 바탕으로 한 역량있는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름지기 소설이란 독자들로 하여금 흡인력을 갖게 해야 하는데, 스티븐 킹은 그것에 매우 강점을 지니고 있다. 내 생각에 그 비결은 짧은 문체와 다양한 비유에 있다. 즉 어떤 이야기든 단문위주로 처리하면서 글에 긴박감이 살아나는 것이다. 이 책은 그의 이러한 장점이 잘 발휘되어 있다. 서로 다른 듯한 이야기가 맞물려가다가 결국에는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시키는 그의 솜씨에는 할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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