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니 데이 인 뉴욕
우디 앨런 감독, 티모시 샬라메 외 출연 / 탑필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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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나 감독의 정보 없이 영화를 볼 때가 있다. 단순한 시간 때우기나 공짜 표가 생겼을 때.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이 그랬다.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어 그저 심심풀이 땅콩쯤으로 생각하고 플레이를 눌렀다. 조금이라도 재미가 없다면 언제든 중지버튼을 누른다는 각오로. 뉴욕으로 놀러가게 된 연인. 둘은 잠시 떨어져 각자 일을 하고 다시 만나기로 하는데. 이 둘은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으며 어긋나기 시작한다. 남자는 자신이 나고 자란 뉴욕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킬킬 대고 지껄이기를 반복하고 여자는 인터뷰 대상인 감독을 만나 점점 요상한 상황으로 빠져든다. 이상하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인데. 혹시 우디 알렌 영화 아니야? 맞았다. 소름. 개츠비 역의 티모시 샬라메는 누가 봐도 우디의 젊은 분신이었다. 그와 썸을 타다 결국 센트럴 파크 시계탑 아래에서 키스를 나누게 된 셀레나 고메즈는 다이안 키튼 아닌가? 영화 또한 애니홀과 맨하튼을 섞어 놓은 짬봉같다. 누군가는 뻔하디 뻔한 앨런의 작품이라고 욕할지 모르겠지만 그의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또 다른 분신의 탄생에 열광할 만하다. 무엇보다 뉴욕에 대한 애정을 곳곳에 드러내는 솜씨는 이제 가히 장인의 반열에 올랐다. 게다가 이번 영화에서는 드라마틱한 반전도 있다. 절대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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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리턴즈 O.S.T [한국어 버전]
한지상 외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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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가 돌아왔다구? 들뜬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다. 개봉 첫날임에도 객석은 텅비어있었다. 다들 어디 간거지? 알라딘처럼 입소문이 퍼져 더 흥행하기를 바랬지만 조용히 막을 내리고 말았다.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왠지 씁쓸했다. 이유가 뭘까? 우선 너무 큰 간극이 있었다. 줄리 앤디류스가 언제적 배우인가? 또한 유모 문화가 낯선 한국에서 돌봄과 훈육을 함께 담당하는 가족이야기가 인기가 있을 리 없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흡입력이 약한 캐릭터때문이었다. 분명 노래도 잘하고 볼거리도 풍성한데 눈에 뜨이는 주인공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어 버전은 달랐다. 왜 원어로만 보았는지 후회될 정도다. 한지상과 정선아 등 강력한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여 영화를 호화롭게 만들고 있다. 물론 성우들의 활약도 뛰어나다. 비록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음반을 듣는 것만으로도 푸근하고 화사한 기분에 젖어 든다. 특히 정선아의 팬분들께는 강추한다. 타고난 끼를 자유자재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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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경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게다가 바이러스까지 닥쳐 관심은 더욱 커져간다. 아무래도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기 때문이다. 방송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구해줘 홈즈>를 포함한 다양한 집 관련 프로그램들이 늘고 있다. 멋진 인테리어와 기가 막힌 풍경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럴 때마다 의문이 든다. 왜 책들이 없지? 물론 장식용으로 몇 권의 서적들은 눈에 보이지만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서재 같은 집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사실 현대인들에게 책은 더 이상 오락거리가 아니다. 휴대전화 하나만으로도 몇 시간은 거뜬히 때운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 또한 책에서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비록 버리지는 못하지만 새로 책을 산다거나 하루 종일 서적에 파묻혀 지낸 기억이 최근에는 거의 없다. 정직하게 말해 부끄럽지는 않다. 내게 책은 적당한 유흥이었기 때문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동영상이 있는데 굳이. 오랜만에 세 시간 가량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책만 읽었다. 공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도 잘 터지지 않는 곳이었다. 이런 때를 대비해 책 한 권 정도는 늘 가방 안에 넣고 다니는데, 아주 운이 좋았다 아니 나쁜 건가? 여하튼 다른 방해 없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느리지만 만족감은 더 크다는 확신이었다. 책을 손에 들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지만 천천히 읽어나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머리가 맑아진다. 그만큼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하루에 특정 시간을 정해 책을 읽을 계획은 없다. 책읽기가 강제가 되는 순간 뇌는 사고를 정지 당한다. 대신 티브이를 멀리 하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 채널을 맞추고 편한 마음으로 의자에 앉아 책표지를 가만히 쓰다듬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애틋한 감정이 싹터 최소한 한 두 페이지라도 들춰보게 되지 않을까? 만약 단 한 장도 넘기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 최소한 온각 시각적 자극과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몸과 마음은 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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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는 마음 - 주식투자의 운과 실력, 결국은 마음이다!
홍진채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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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붐이 뜨겁다. 코로나 19로 경기는 더욱 더 안 좋아지는데 무슨 일인가?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아니면 더 이상의 바닥은 없다는 확신?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오르니까 오르고 내려가니까 내려간다. 문제는 어떤 타이밍에 몸을 실을 것이냐다. 마치 제 때 파도에 올라타면 멋진 서핑을 하게 되지만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며 바로 바다 속으로 처박히는 것처럼.


<주식하는 마음>은 보기 드물게 솔직한 책이다. 현역 애널리스트가 토해내는 이야기라 당연히(?) 주식찬양 내용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지은이는 우선 주식의 장세와 사람의 심리는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경기란 큰 틀에서 보면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인간은 눈앞의 이익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한 때 하늘 끝까지 올라가던 비트코인 열풍을 보라. 너도 나도 뛰어들었지만 순식간에 곤두박. 개나 소나 나서서 그거 봐라 하면서 고소해 했다. 그 중에는 유시민도 있다, 가상화폐는 사기다. 그러나 2020년 12월 어떻게 되었는가? 영원히 바닥을 길 것만 같던 비트코인은 유유히 오르더니 어느새 과거의 고점을 가뿐히 뛰어 넘고 파생상품까지 낳고 있다. 만약 폭락장세에도 꿋꿋이 가지고 있었다면 대박을 쳤을 텐데. 고작 몇 년을 참지 못하고. 그중에는 자살한 이도 있었으니.


이 책은 주식뿐만 아니라 심리까지 모두 아우르는 귀한 책이다. 주식 초심자 혹은 시도해보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올바른 지침서가 되고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이들에게는 기본기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그럼에도 주식은 말리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매우 정교하지만 그렇기에 피곤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 짓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벌써부터 넌덜머리가 나지 않는가? 그렇다고 해서 큰 돈을 버는것도 아니고, 털리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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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아이스크림 스쿱


아이스크림을 담아 딸각 하고 덜어내는 즐거움


가끔 뷔페에 가면 마지막은 한결같이 아이스크림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주걱으로 여러 맛을 조금씩 떠서 맛을 보곤 하는데, 맛도 맛이지만 전용 수저에 눈이 간다. 모양은 매장마다 제각각이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볼모양이다. 아이스크림을 담아 딸각 하고 덜어내는 즐거움이 있어서다. 자세히 알아보니 이 도구의 이름은 스쿱이다. 뭔가를 떠내어 먹는 도구의 총칭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유독 많이 사용한다. 언제 한번 사야지 하면서도 매번 망설였다. 사실 집에서 쓸 일이 거의 없어서다. 기껏 먹는 게 부라보콘 정도니 딱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계속 스쿱이 갖고 싶어졌다. 뭐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그렇지 않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일단 대형마트에서 대용량 아이스크림부터 샀다. 스쿱을 써먹으려면 그에 걸맞은 크기가 필요하니까. 이삼일 인터넷도 보고 매장에 직접 가서 살펴보았다. 그 때 알았다. 아, 이 세계도 넓고 오묘하구나. 이삼천 원짜리 싸구려부터 몇 만원에 이르는 명품까지 범위가 넓었다. 결국 내가 고른 것은 은색 빛이 도는 평범한 스쿱이었다. 가격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주문을 하고 나서 우여곡절 끝에 오늘 받았다. 배송에 일주일이나 걸린 이유는 알다 모르겠다. 여하튼 사두고 냉장고 자리만 차지하던 초코칩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떠서 정확하게는 긁어서 그릇에 담아 먹었다. 별 거 아니지만 행복을 느꼈다.


사진 출처 : 티몬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사서 이용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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