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미녀들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이은선 외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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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늘 글을 쓰면서 투덜거렸다. 왜들 그렇게 작품을 적게 내는 거야? 그러면 그럴수록 대가가 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그러나 때로는 반대도 성립한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환경을 파괴해가면서 종이에 인쇄할 필요가 없는 소설도 있다. 유감스럽지만 <잠자는 미녀들>이 그렇다. 줄거리가 산으로 가는 거야 그렇다 쳐도 킹의 악습인 넋두리는 늘고 강점인 비유나 은유는 자취를 감추었다. 아들까지 끌어들여 해괴한 망작을 낳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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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반란 -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EBS <놀이의 반란> 제작팀 지음 / 지식너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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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외향적이지 않았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혼자 있는걸 즐겼다. 그럼에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곧장 바깥으로 나가 신나게 놀았다. 뭘 하고 놀았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해가 뉘엿뉘엿해질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파트먼트로 이사 오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 가면 항상 함께 놀 준비가 되어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적어도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이런 일상이 지속되었다. 종목만 바뀌었을 뿐이다. 구슬 따먹기에서 농구로. 그 때는 몰랐다. 그리워질 줄은.


요즘 아이들은 놀 줄 모른다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외활동 대신 휴대폰이나 피씨로 게임하는 비중이 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또한 엄연히 놀이다. 단지 뛰어다니지 않을 뿐이다. 정작 문제는 놀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그 중 으뜸은 부모의 간섭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습을 강조하는 바람에 놀이조차 의무가 되어버렸다. 예를 들어 방과 후에 따로 모아 줄넘기 과외를 하는 거다. 설마 했지만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놀이의 반란>은 아이들에게 부모와 환경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다. 즐거움과 자발성, 그리고 주도성이 사라진 놀이는 이미 시체나 다름없다. 그러고 보니 어른의 삶도 별반 다른 게 없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의무를 지켜야 해서, 가족들 걱정에 포기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적어도 이 세 가지 중에 하나 정도는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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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MAYBE - 너와 나의 암호말
양준일.아이스크림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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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스타를 갈망한다. 없다면 억지로라도 만들어낸다. 열광할 대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준일 또한 그렇게 떴다. 그러나 인기라는 거품은 언제나 그렇듯 오래가기 힘들다. 이런저런 구설수에 시달리면서 대중들은 점점 정을 떼기 시작한다. 그리곤 또 다른 별을 따러 떠나간다. 그는 이런 속성을 잘 알고 있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심정이 아니라 버블이 꺼지고 더 나아가 자신이 사라져도 남을 흔적을 만들고 싶어 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겉보기에는 별 거 아닌 듯싶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거의 진실에 가까운 말만 남겼다.


우리는 서브마린과 함께 가라앉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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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조의 말 - 영어로 만나는 조의 명문장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보경 옮김 / 윌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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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서 글을 쓰던 조는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를 채우고 멋지게 서명을 한 후 펜을 던지며 외쳤다. 


“됐어. 난 최선을 다했어! 이걸로 충분치 않다면 나중에 더 잘 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지 어쩌겠어.”


<작은 아씨들>만큼 오랫동안 한결같이 사랑받는 작품도 드물다. 적어도 미국 안에서는. 영화로도 몇 차례나 다시 만들어졌다. 그 비결은 가족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소재다. 설령 인구가 줄고 일인가구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움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조의 인상적인 문구를 발췌하여 번역과 원문을 함께 실었다. 정직하게 말하면 책 전체를 읽기를 권한다. 그럼에도 미덕은 있다. 쓸데없는 해석 없이 문장에만 오로지 집중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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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각본집 & 스토리보드북 세트 - 전2권
봉준호 지음 / 플레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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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가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계기가 된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기생충>은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 같은 성격이라고 할까? 아니 아직도 젊고 찍을 영화도 많은데 너무 섣부른 게 아니냐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오손 웰스를 보라. 그의 데뷔작이 향후 영화사의 한 획을 그는 명작이 되리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그가 숱한 작품을 연출했지만 첫 영화를 능가하지 못한 건 어떻게 볼 것인가? 봉준호의 장점은 디테일에 있다, 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디가? 라고 하면 마땅한 답을 해주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시대배경에 철저해서, 소품을 잘 챙겨서, 대사를 바꾸고 또 바꾸어서. 아니다. 정답은 3차원적 사고다. 곧 영화에 구현된 화면을 공간적으로 잘 구현해낸다. 이 책은 그 비밀을 알려준다. 이미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발견의 즐거움을 아직 감상하지 못한 분들은 상상의 기쁨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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