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스트골드 무염버터 400그램
미식가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음식의 맛을 혀로 감별해내는 혹은 그래야만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중에는 가격을 보고 판단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좋은 음식은 맛은 잘 모르겠지만 배 속에 들어가면 편안하다. 동네 근처 칼국수 집에 한 달에 한번쯤 들른다. 늘 그렇듯이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고 뒤탈이 없다. 좋은 사골과 직접 뽑아 쓰는 면 덕이다. 혀로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장은 알아채는 것이다.
아침식사로 토스트를 먹은 지도 오래되었다. 사과 한 알과 식빵 두 쪽,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전부다. 가끔 딸기잼을 발라먹기도 하는데 없어도 그만이다. 쇼핑몰을 들락거리다 액상스프를 세일하길래 주문했다. 순간 스프에 찍어먹던 빵이 생각나서 덩달아 클릭. 이른바 아웃백 브레드라고 불리는. 뇌란 희한해서 이젠 또 버터가 떠올랐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전에 나오던 빵에 버터를 듬뿍 발라 먹던 기억이 두뇌의 저장장치에 남아 있었나 보다. 부지런히 인터넷을 뒤져보니 매장에서 봤던 그 버터는 없었지만 유사한 제품은 많았다. 그 중에 이마트에서 수입해서 파는 웨스트골드 무염버터를 발견했다. 뉴질랜드 청정 자연에서 자란 소의 우유로 만든 소금을 전혀 가미하지 않은 순수 버터라는 설명이었다.
참고로 버터와 치즈는 다르다. 버터는 우유에 충격을 가하면 뜨는 지방을 걷어낸 것이고 치즈는 그 나머지에 유산균을 넣고 응고시킨 다음 남은 것을 발효해 만들었다. 요거트는 유산균을 삽입하여 발효시킨다. 우유라는 한 가지 재료에서 이처럼 다양한 식품이 만들어진다. 아참, 마가린도 있다. 이런 저런 합성물질을 넣어 비슷한 맛을 낸 짝퉁이다. 웬만하면 권하지 않는다.
그동안 치즈나 요거트는 그나마 익숙했지만 버터는 인연이 없었다. 프라이팬에 녹여 만드는 음식 정도만 생각했다. 아무래도 지방 함유량이 많다보니 그냥 먹기에는 부담도 컸고. 그러나 오랜만에 떠오른 아웃백 빵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이마트에 가서 보니 무염과 가염 모두 팔고 있었다. 아무래도 무염이 더 몸에 좋을 것 같아 400그램짜리를 한 개 구입했다. 가격은 8,580원. 꽤 비싼 느낌이었다. 어제, 오늘 아침 토스트에 발라 먹어보았다. 아직 아웃백 브레드는 도착 전이라. 따뜻하게 데운 빵이라 그런지 몇 번 바르자 부드럽게 녹으면서 골고루 퍼진다. 그렇다면 정작 맛은? 잘 모르겠다. 버터에 익숙치 않아서다. 그러나 확실한 건 속이 편하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3karat/221832298694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