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인지 불행인지(?) 빚은 없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불행에 물음표를 단 이유는 요즘 같은 저금리, 더 나아가 마이너스 금리시기에 돈을 꾸지 않고 산다는 게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곧 자금을 빌려도 내는 이자가 매우 낮기 때문에 여력이 되는 한 최대한 돈을 땡겨 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엉터리 부동산 대책이 맥을 못 추는 최대 이유 또한 시중에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리고 금리가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만약 이 사실을 알고도 정책을 이따위로 펼친 것이라면 뭔가 음모가 있는 게 틀림없고 설령 모른다면 무식한 것이다. 해답은 수요 억제가 아니라 공급 확대다. 그래야 집값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과연 빚을 내서 뭔가를 해야 하는가? 정답은 예스. 단 조건이 있다. 직장이 있던지 담보가 확실해야 한다. 곧 돈을 끌어 쓸 수 있는 신용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소유하고 있는 집이 없다면 당장 집부터 사라. 되도록 인 서울로. 원하는 지역에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다 이해하실 것이다. 서울의 집값은 떨어지기가 매우 어렵다는 절대 진리를 믿어라. 주식은 권하지 않는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 정도의 열정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더라도 이익을 얻기 매우 힘들다. 한마디로 선수들이 매우 많다.


집이 있고 빚도 없으며 최소 향후 10년 동안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시는 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마시기를 권유한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그냥 쓰면서 사시라. 이런 저런 재테크 비법을 만들어 내느라 골머리 썩지 마시고. 참고로 이런 여건이 되기 위해서는 서울이나 수도권에 자가 소유 집은 필수고 연금가입은 의무이며 한 달 평균 약 5백만 원 정도를 소비해도 끄떡없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관련 기사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70310280003996?di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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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들 주세요 사계절 중학년문고 2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양혜원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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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에 너그러운 편이나 직접 쓰지는 않는다. 단지 나이 때문은 아니다. 말장난을 하며 놀 수 있는 시기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갓 말이나 글을 익힐 시기가 최적이다. 그들에게는 하루하루 무궁무진한 단어의 세계가 펼쳐진다. <프린들 주세요>는 아이들의 이런 심리를 잘 간파하고 있다. 모든 것에 왜를 붙이기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어른들은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는다. 그건 원래 그랬어. 그냥 외워. 사전에 있어. 닉은 반기를 든다. 펜을 왜 펜이라고 부르지, 프린들 이라고 하면 안 되나? 어느 순간 프린들은 펜을 대체하는 쿨한 단어가 되고 선생과 대립하기에 이른다. 만약 이 소설이 이런 소동을 다루다 끝이 났다면 과연 오늘날까지 널리 읽히는 고전(?P)이 되었을까? 만약 궁금하시다면 직접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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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하기 게임 일공일삼 6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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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치사빤스라는 말을 늘 입에 달고 다녔다. 뭔 일만 있어도 ‘흥 치사빤스야’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곤 언제 그랬냐는 듯 신나게 떠들며 놀았다. <말 안하기 게임>을 읽다가 그 시절이 문득 떠올라 속으로 몰래 웃었다. 정말 유치했지만 재미있었다. 학교에서 인도를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된 데이브, 조사를 하다 간디가 일주일에 하루는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마음에 질서가 생긴다는 내용을 보고 감명을 받는다. 바로 실천에 들어간다. 어렵사리 성공 일보직전까지 갔지만 식당에서 수다를 떠는 여자애들 일행을 보고는 그만 참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지른다.


“넌 오 분만 입을 다물고 있으면 머리가 터져 버릴 거야.”


데이브는 입은 다물었어야 했다. 전쟁을 알리는 핵폭탄을 터뜨린 셈이었다. 결국 데이브는 린다와 세기의 성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앤드류 클레먼츠는 이야기를 맛깔나게 만드는 솜씨가 있다. 별 거 아닌 듯싶지만 정말 그 나이 때 일어날법한 사소한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해낸다. 쉿, 이제부터 입 다물고 마저 읽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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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소년 표류기 비룡소 클래식 15
쥘 베른 지음, 레옹 브네 그림, 김윤진 옮김 / 비룡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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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앙은 배가 좌초될 경우에 아이들이 모두 갑판에 나와 있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선실로 내려가는 문을 열고 외쳤다.

“모두 다 올라와!”


더 심하게 기울면 옆으로 누워 버릴 염려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미처 배에서 탈출하기도 전에 물이 갑판을 덮쳐 아주 위태로워질 것이다.


“어떻게 할래?”

“모르겠어, 모르겠다고! 모른다는 게 너무 속상해. 어른이 꼭 있어야 할 때 이렇게 아이들뿐이라는 것도 너무 속상해.”


교육방송 라디오를 듣다가 15소년 표류기 낭독이 흘러나왔다. 나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었다. 새삼 책이 읽고 싶어졌다. 이왕이면 완역본으로. 일단 놀랐다. 매우 두꺼워서. 그동안 읽은 것들은 모두 축소판이나 아동용이었다. 지레 겁을 먹고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단숨에 페이지가 휙휙 넘어갔다. 동시에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왜 이 책을 소년들의 고생담쯤으로 알고 있는 것일까? 작가는 뜻밖의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어떻게 역경을 헤쳐 나가는지를 매우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독자들이 현장에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만큼 사전 조사가 철저했다는 뜻이다. 무려 백년도 넘은 과거에 쓰여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참고로 베른이 1888년에 발표했다. 코로나의 여운이 아직도 짙게 배어 있어 안타깝지만 그래도 열다섯 소년과 함께 하면 한결 든든하지 않을까 싶다.


덧붙이는 말


몇 페이지 읽자마자 헉하고 숨이 막혔다. 2014년 4월이 떠올라서다. 만약 그 아이들 중 15소년 표류기를 제대로 읽은 학생들이 있었다면, 아니 누구라도 올바른 지시를 내렸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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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불공평했다. 특히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독재자 전두환이 만든 당 이름은 민주정의당이었다. 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이 민주와 정의를 내세우다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그럼에도 그는 재직기간 내내 정의사회구현을 외쳤다. 현 집권세력의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모두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자쯤 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공정과 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임기 중반을 넘은 지금 과연 이 목표는 이루어졌는가? 결과는 가난한자들끼리의 패싸움이었다.


사실 세상은 늘 불공평했다. 특히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가진 자들은 언제나 승리자였다. 그들에게는 돈뿐만 아니라 권력과 기득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적으로 몰아세우면서 집권한 집단도 이 패턴을 거스르지 못했다. 곧 정권을 잡는 순간 스스로가 가진 자들도 편입하고 만다. 자의든 타의든. 청와대 비서실장이 2주택 이상 가진 고위관료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을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지시하였다. 나부터 실천하겠으니 따르라. 사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 심지어 2년 전에 나온 이야기인데. 더 황당한 건 처음에는 반포의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했다가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 집을 내놓기로 했다. 아무리 따져봐도 강남 집을 팔기는 아까웠겠지. 그는 현재 서울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지금 정권의 시각에서 보면 전형적인 투기사례다. 재건축을 앞둔 오래된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정작 사는 곳은 넓은 전셋집이니까. 게다가 청주 집은 그동안 꽤 올랐으니 지금 팔아도 손해가 없다. 이런 자가 대통령의 오른팔이라고 행세를 하니 기강이 잡힐 턱이 없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만약 불평등이 100년 정도 바닥에 들러붙은 껌딱지처럼 짝 붙어 있다면 과연 떼어내야 할까, 아니면 인정해야 할까? Samuel Scheffler는 한 번에 확 떼지 말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뜯어내자고 주장한다. 곧 불평등이 문제인건 분명하지만 때로는 새로운 혁신도 가져온다고 말한다. 사실 불평등이란 공평하지 않은 세상이다. 만약 모두가 평등하게 못살면 그거야말로 북한이 말하는 지상낙원이 아니겠는가? 어느 정도 격차가 있고 따라잡고 싶은 욕심도 있어야 사회가 진보하는 것이다. 그 강력한 동기는 인센티브다. 왜 시장에 가서 콩나물 한 봉지를 사면서도 깎고 싶어 하겠는가? 무언가를 얻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떨어지는 떡고물이 있는지 궁금해서다. 이를 정교화한 것이 소유권보장이다. 소유권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의 핵심가치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 얻는 부를 국가가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물건이든 땅이든 집이든. 


그러나 현 정권은 이 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공정과 정의, 평등을 앞세워 소유권을 불로소득으로 몰아붙이며 죄악시한다. 그러면서 모두가 다 같이 잘살자고 한다. 전형적인 데마고그(선전선동)다. 물론 소유권을 제한해야 할 때가 있다. 독점이 그렇다. 만약 주택 거래로 인한 이득을 소수가 독점한다면 당연히 막아야 한다. 그러나 실수요자인 불특정다수가 이득을 얻는다면 오히려 권장해야 마땅하다. 현 정권 들어 스물세 번째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정부가 또다시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잦은 정책이야말로 시장을 고란하고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더 나아가 불평등을 확대시킨다는 걸 알고나 하는 일일까?


https://www.nytimes.com/2020/07/01/opinion/economic-inequality-moral-philosophy.html?searchResultPositi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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