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모차르트 : 마술피리 (1969년 녹음)
모차르트 (Mozart) 작곡, Georg Solti 지휘 / Decca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맨 처음 초등학교 시절 마술피리를 접했을 때의 기분은 황홀 그 자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모차르트 : 마술피리 (1969년 녹음)
모차르트 (Mozart) 작곡, Georg Solti 지휘 / Decca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모차르트 <마술피리> 하이라이트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때의 감정을 나이가 들면서 꾸준히 유지하거나 혹은 더 좋아하게 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왜 불같은 사랑을 했던 연인들이 결혼을 하면 시들시들해지고 더 나아가 이혼에 이르기까지 하겠는가? 다행히 내게는 아직도 싱싱한 첫 사랑이 있다. 그것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다. 오페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건 아닌데 마술피리만은 언제 보고 들어도 즐겁다. 누군가는 심각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프리메이슨의 징표 같은 음악이라고 하지만 그건 나중에 호사가들이 붙인 댓글 같은 거다. 


내가 이렇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맨 처음 초등학교 시절 마술피리를 접했을 때의 기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황홀했다. 그 주인공은 1969년 녹음된 게오르그 솔티 경이 지휘한 음반이다. 성음에서 나온 하이라이트 카세트테이프를 얼마나 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도 들어 테이프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그 다음에는 새걸로 하나 더 사서 공테이프에 녹음하여 들었다. 그 두 테이프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 다행히 아직도 카세트가 생산되던 시절 하나를 더 구입하여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다. 이 음반에 대한 평은 이미 자자하다. 정직하게 말해 연주가 더 좋은 칼 뵘도 있고, 뭔가 다 산뜻해진 조수미 버전도 있지만 전체의 조화로움은 1969년판을 따라갈 자가 없다, 고 나는 단언한다. 


사진 출처 :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lpcd&wr_id=443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중권씨가 대학을 떠날 때 나는 예상을 했다. 그의 입과 글은 이젠 쉴 틈이 없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공장을 풀가동하는 것도 모자라 외근까지 마다하지 않았으니. 국회에서 그가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철학이 없다. 남들이 써준 원고를 그냥 읽는 수준이다. 비판인지 비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당은 발끈했다. 전 현직 비서관들이 들고 일어나 진중권을 돌려 깠다. 그렇지 않다. 직접 읽고 바꾼다. 조짐이 이상했다. 진 선생의 덫에 걸린 것을 몰랐다니. 옳다구나, 내 말을 그렇게 알아듣는 너희들의 수준이 뻔 하구나. 고치는 것이야 누구나 하는 거다. 내 말의 속뜻은 자기 철학이 없다는 거다. 초안을 짜는 얼개능력이 없다. 앗차 싶었을 것이다. 괜히 벌통을 건드렸구나. 진중권을 지지하는 이들은 쌤통이다, 도둑이 제발 저리구나하면서 ㅋㅋㅋㅋ 하고. 


미루어 짐작하는 것만큼 위험한 건 없다. 진중권씨가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 그가 연설문을 고치는지 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 또한 그런 의도로 말 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이른바 말씀들을 정리해 보니 자기 철학이 불분명하고 그 때 그 때 분위기에 맞는 겉치레 말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마치 <놀면 뭐하니>에서 비가 광희가 신문기자와 인터뷰했다고 오해해서 옛날 사람이라고 놀림 받는 것과 마찬가지 꼴이 되어버렸다.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글을 보고 쓴 기사인데 말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전직이야 그렇다 쳐도 현역 스피처가 아니거든 하며 발끈하는 건 왠지 스스로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느낌을 받았다. 진중권의 말 한마디에 그렇게 흥분할 필요가 있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뭔가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남에게 권하고 싶어진다. 나만 하기 아까운 생각도 들고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이나 공감에도 감가상각이 있어서, 가령 내가 100만큼 좋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같이 느끼는 건 아니다. 이런 경험을 겪다보면 왠지 스스로도 심드렁해져서 관심이 떨어진다. 


처음 바흐의 음악을 들었을 때, 구체적으로 <마태 수난곡> 전곡을 접했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기 전에 알게 되어서. 이후 바흐 전도사가 되다시피 했는데 반응이 다들 좋았던 건 아니다. 물론 그 중에는 진짜로 관심을 가는 사람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형식적으로 '아, 그래' 하고 넘어가기 일쑤였다.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들을만한 음반을 새롭게 정리했다. 일단 당장 듣지 않을 디스크들은 따로 모아 종이상자에 넣고, 두고두고 들을 목록을 작성하여 눈에 보이는 곳에 두었다. 그 중에는 늘 곁에 있어온 나만의 명반도 있지만 아직 포장도 뜯지 못한 새 음반들도 꽤 된다. 싼 맛에 지른 박스물도 한두 장을 빼곤 제대로 들은 기억이 없다. 만약 코비드 19이 아니었다면 구석에 처박혀 먼지구덩이에서 지냈겠지. 


결국은 혼자구나, 라는 깨달음이 왔다. 아무리 남들에게 권해도 내게는 나라는 손님이 최고였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다음날 들을 음반 목록을 전날 적어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는 취미하면 시간이 남아서 하는 여가생활쯤으로 여긴다. 전문 음악가가 아닌 다음에야 리스트를 정해 꼬박꼬박 듣는 게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집안에 있는 씨디나 엘피, 혹은 카세트테이프 숫자를 세어 본적이 없다. 대략 얼마쯤이라고 짐작을 할 뿐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매일 한 장씩 10년 동안 들어도 다 듣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렇다면 최소한 3천 장은 넘는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다 뭔 일이람? 그렇다고 탐욕스럽게 닥치는 대로 사 모으는 타입은 아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산 것을 하나도 버리지 못해 나타난 결과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에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늘었다. 이번 기회에 못다 읽은 책을 더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지만 현실은 그러질 못하고 있다. 일은 일대로 늘고 도리어 자유시간은 줄어든다. 일과 휴식의 경계가 사라지다보니 몸과 마음은 더 피곤하다.


다행스러운 건 음악은 들으면서 일을 할 수 있다. 주로 클래시컬이다. 가요나 팝을 비하해서가 아니라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어야 집중이 가능하다. 일종의 백그라운드 뮤직이 되는 것이다. 이왕이면 취향에 맞게 분류를 하여 듣고 있다. 작곡가별 혹은 지휘자별로 아니면 장르별로 구분하여 그 때 그 때 기분에 따라 고른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는 어제 주문하여 받은 에바 케시다의 '이매진'과 '타임애프터타임'을 연달아 들었다. 왠지 우울해질 것 같아 살짝 걱정이었는데 목소리에 의외로 힘이 있고 담백해서 기운이 났다. 저녁에는 클라우스의 '모차르트 피아노 전집'을 들으며 일을 할 생각이다. 과연 스페셜리스트다운 실력을 보여줄지 자못 기대가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