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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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인구가 50만 명이나 되는 초고층 빌딩을 상상해 낸 것 만으로도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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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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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가장 좋은 장소는 어디일까? 의외로 지하철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요즘은 죄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느라 바쁘지만. 그럼에도 출퇴근시간대를 피해 조금은 한적한 객차는 책을 읽기에 딱 알맞은 곳이다. 오히려 조용하고 차분한 장소보다 집중도가 높아진다. 특히 에스에프 단편소설은. 


배명훈은 한국에서 드문 공상과학 작가다. 구체적으로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이 책은 그의 짧은 글들을 다시 모아 낸 것이다. 약 10년간의 시간차가 있음에도 큰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그만큼 소설가의 안목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층 빌딩을 하나의 마을로 설정하여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방식은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를 모토로 한 영화까지 나왔다*. 과연 타워라는 소설을 참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아쉬움도 크다. 무엇보다 문장이 쉽게 읽히지 않는다. 마치 보고서를 보는 기분이다. 특히 대화는 감칠맛이 없다.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70퍼센트 이상은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독백임을 감안하면 분발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상상력이 빼어난 만큼 제발 기죽지 말고 주눅 들지 않고 계속 글을 써주시기를 바란다. 


* 이 영화 제목은 <더 플랫폼>이다. 스페인 영화이며 감독은 가더 가츠테루 우류사가 감독이다. 초고층 빌딩에 갖혀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30일마다 층이 바뀌며 공포에 시달리게 되는데 ...  배철수의 음악캠프 5월 17일(월) 김세윤의 영화음악에서도 소개되었다.


https://podcasts.apple.com/kr/podcast/baecheolsuui-eum-agkaempeu/id63990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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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캔 스피커>를 보고 울었다. 웬만하면 참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2020년 5월 25일 열린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았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시시비비를 떠나 그 연세에 공개적인 자리에 나와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처참했다. 영화의 감동이 현실의 비참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모두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처음부터 사악한 인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분면한 건 진실이 불편하다하고 해서 마주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할머니가 일본에 끌려간 것도 사실이며 특정 단체가 그를 내세워 사리사욕을 채운 것 또한 팩트다. 영화의 주인공 역을 맡은 나문희가 미국 국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나오자 일본 외교관들은 소리친다. "더 이상 앞잡이를 내세우지 말라"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는 이 장치가 진실이었다니. 현실과 상상은 의도와 다르게 겹치며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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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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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은 책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을 찾는 재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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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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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약점은 분명하다. 심리묘사는 꽝이다. 마치 허영만 화백이 여자 얼굴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바로 형식이다. 곧 추리기법의 장인이다. 굳이 형사나 탐정이 아니더라도 곳곳에 비밀을 숨겨놓았다. 어렸을 적 소풍가서 보물찾기를 하는 느낌을 준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가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아쉬움도 있지만 충분히 누렸다는 만족감도 있다. 일본 문화 특유의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를 드라마틱하게 묘사한다. 전작들에 비해 다소 쾌감은 처지지만 그럼에도 흡족하다. 더 이상 가가는 만나지 못하지만 또 다른 게이고의 분신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도망치거나 숨을 필요는 없어,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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