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스에 10개의 양갱이 들어있다, 한입에 먹기 쉬운 크기다. 


나이가 들면 입맛이 변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어떻게 싫어하는 음식이 좋아질 수 있겠는가?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양갱을 즐겨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어렸을 때 어머님께서 소풍갈 때 억지로 싸 주신 기억 정도만 있다. 대체 그게 무슨 맛인가? 팥향기가 나는 묵같은 느낌이랄까? 게다가 일본이 원산지라 왠지 모를 반감도 있었다. 


친척중 한 명의 딸이 연주회를 한다고 해서 다녀왔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저녁을 먹기는 애매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건너뛰자니 허기가 질 것 같고. 적당히 요기나 할 생각으로 주변 마트에 들렀다가 양갱을 만났다. 굳이 초콜릿이나 사탕이 아닌 양갱을 고른 이유는 왠지 소화가 잘 될 것 같아서다. 혹시 연주하는 동안 목이 마르거나 기침이 나오면 안 되니까.


이마트 팥양갱은 지금껏 먹어본 양갱과는 달랐다. 확실히 덜 달다. 기존의 양갱은 설탕범벅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달달했다. 반면 팥양갱은 당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식감은 훨씬 부드러웠다. 게다가 먹기 좋은 크기라 한 입에 베어 물기도 적당했다. 가격도 10개에 3천 8백 원 정도하니 싼 편이다. 앞으로 좋은 간식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simpson27/221869970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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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 문화 수업 - 플로리다 아 선생의 미국 영어 문화 수업
김아영 지음 / 사람in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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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직설적이면서 완곡한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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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 문화 수업 - 플로리다 아 선생의 미국 영어 문화 수업
김아영 지음 / 사람in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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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언제나 중요했다.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정규 과목으로 배운다. 대학에 가도 일반 교양과목에 영어는 빠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초등학교에서도 영어를 가르친다. 심지어 미취학 이동에게도 영어를 접하게 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도한 관심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가? 영어를 학문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주고받는 언어라는 사실을 까먹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가? 자주 접하는 게 최고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해당 나라에 가서 부딪쳐 보는 게 최고다. 그러나 누구나 그러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지금은 코로나 19 시국이다. 간접적으로나마 영어의 분위기를 익히는 수밖에 없다.


<미국 영어 문화 수업>은 저자가 영어를 가르치면서 겪은 소회를 적은 책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영어의 보이지 않는 이면을 잘 드러낸다. 이를 테면 Don't take it personally!이 그렇다. 지적을 당하거나 싫은 소리를 들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재미있는 건 영어권 사람들은 섣부른 위로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말한 건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맡은 역할을 할 뿐이라는 식이다. 어찌 보면 냉정하고 야속해보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공과 사는 엄연히 구분해야 마땅하다.


세상을 살면서도 비슷한 일을 많이 겪는다. 뭔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우리는 원인을 찾아 나서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든 감정을 드러낸다. 반면 영어권 시민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드러내기를 극도로 꺼린다. 부정적인 표현을 되도록 회피하는 문화 탓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가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당황하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영어를 쓰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때가 많다. 영어는 직설적이면서 동시에 완곡하다, 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얼핏 스트레이트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매우 정제된 표현으로 돌려 말하는 문화가 있다. 물론 교육수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이 책은 영어를 배우는 초급자는 물론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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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카이스트>. 1999년 1월 24일부터 2000년 10월 8일까지 총 81부작으로 에스비에스에서 방영되었다. 대학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국내에서도 꽤 있었지만 카이스트처럼 그저 스치는 배경이 아니라 실제에 가깝게 속내를 보여준 경우는 없었다. 


기억과 존재, 그리고 무수한 선택지 


아득히 먼 옛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던 지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러나 분명 사건은 일어났고 나는 단지 외면할 뿐이다.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종>편은 방영된 지 20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논란(?)이 많다. 그만큼 화제를 모았다는 뜻이다. 학교 공부와 벤처 일에 쫓기는 민우. 잠시의 시간여유도 없이 바쁘기만 하던 그에게 희한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자신이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거다. 문제는 본인에게만 그럴 뿐 다른 이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결국 자포자기 하기에 이르고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려고 하는데 더욱 큰 시련이 닥친다. 이제는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게 된다. 곧 그를 둘러싼 관계가 허물어지면서 아무도 민우를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과연 민우는 어떻게 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분명히 이 에피소드를 보았다. 정확히 언제인지 누구와 함께 였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참고로 찾아보니 2000년 5월 7일 일요일이었다. 정확하게는 총 2부로 5월 14일에도 방영되었다. 드라마를 보고 난 후의 인상이 하도 강렬해 이후에도 가끔 떠오르곤 했다. 그러나 2020년에 다시보기를 찾아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추억의 탤런트나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들도 볼 수 있어 반가웠지만, 더욱 마음을 흔든 건 물리학의 최신이론을 총동원한 시나리오다. 어떻게 그 당시에 이런 각본을 쓸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직접 학교에 방문해 상주하며 생활을 체험하고 교수들의 자문까지 받았다고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언뜻 떠오르는 것들이 데자뷰, 타임리프, 시간, 기억, 가상현실, 웜홀, 기억과 존재, 평행우주, 경로, 선택지 정도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만약 이 드라마를 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64편 실종만은 놓치지 마시기를 바란다. 에스비에스 다시보기로 시청이 가능하다. 


덧붙이는 말 


드라마 카이스트의 탄생 배경 중심에는 송지나 작가가 있다. <여명의 눈동자>와 <모래시계>로 인기를 얻는 그는 뜻밖에도 과학 이야기를 만들었다. 다들 의외라고 했지만 학교를 직접 찾아 스스로 체험하며 갖은 고생 끝에 명작을 남겼다. 한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아들 또한 드라마 작가로 데뷰했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중인 <인간수업>이 주인공이다. 


관련 사이트 : 

https://allvod.sbs.co.kr/allvod/vodEndPage.do?mdaId=22000017684&btn=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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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5-22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드라마 본 기억이 있는데 81부작까지 했었나요?
작가가 대단하긴 하죠? 근데 물리학이었나요? 공학쪽이 아니고...?
요즘은 활동을 안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잊혀진 작가가 송 작가만 있는 건
아니죠. 김수현 작가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작품을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암튼 이 작품 다시보면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습니다.^^

카이지 2020-05-22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전체적으로는 물리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공계 전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종편의 경우 물리학의 최신 이론을 다루고 있어 강조한 것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봐도 여전히 최첨단 분야여서 놀랍네요. 심지어 인공지능까지.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않는 행복한 나날되시기를. 답글 감사합니다.
 

제목에 끌려 보게 되는 글이 있다. 타이틀만큼이나 내용이 좋다면 상관이 없는데 대부분은 그 반대다. 강원국의 글도 그렇다. 그는 질병관리본부장 정은경과 보건복지부차관 김강립을 예로 들어 이들의 말이 신뢰를 얻는 이유를 제시했다. 누군가 이 둘을 소재로 글을 써주기를 바랬던 터라 반갑게 읽었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청와대에서 대통령 스피치를 담당했던 전문가라 기대가 컸는데 아쉽다. 무엇보다 취재가 부족했다. 여기저기 나온 말과 개인의 인상을 토대로 매우 주관적인 접근을 했다. 기본에 충실하다. 실력이 있으니까 간결하다. 침학하고 안정된 말투. 진정성이 통했다. 다 좋은 말인 것 맞지만 구체적으로 왜에 대한 답은 없다. 본인의 글쓰기 철학에 근거하여 적당히 버무려 쓴 것같이 느껴진다. 최소한 독자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두 분을 만나거나 인터뷰를 요청하여 숨겨진 비법을 알아내야 했다. 뜬금없이 유시민 씨를 소환하여 그가 평가한 인상을 그대로 인용한 것도 부적절했다. 사람은 강원국씨가 생각하듯이 한쪽면만 갖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스러운 부문은 '실력 있는 사람의 말은 쉽고 간결하고 명료하다'는 문장이다. 과연 그런가? 내가 아는 빼어난 분들 중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상적인 대화조차 중구난방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 굳이 예를 들자면 기안84를 보자. 그의 언행은 자주 구설수에 오르지만 적어도 만화실력 만큼은 일류 아닌가? 실력자의 말이 모두 간결하고 정확하다는 주장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오류는 단정 짓고 글을 쓰기 때문에 나온다. 게다가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으니 이런 저런 자료들을 짜집기하여 결과를 도출할 수밖에 없다. 


련 기사 : 사람들은 왜 정은경ㆍ김강립의 말만 들어도 안심을 할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5111089337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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